후반기를 맞이하는 SK의 마음가짐은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매 경기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8위라는 낯선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SK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는 한마음으로 반등을 노리며 4강 진입에 대한 목표를 놓지 않고 있다.
이만수(56) SK 감독은 우천으로 취소된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성적은 부진하지만 나름의 소신으로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사실 성적만 보면 전반기는 매우 암울했다. 그러나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선수들에게 언제까지 몇 승을 거둬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그저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자고 전했다. 그렇게 이기다보면 결과가 어느 순간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고 전했다.
사령탑의 의지는 선수들에게도 전해졌다. 고참급부터 신진급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야수진 최고참 중 한 명인 박정권(33)은 "팀원들 모두 지금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도 맞다. 그러나 분위기는 결코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감독님 말씀처럼 매 경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좋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며 고참다운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동화(33)의 생각도 같았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인해 선수들은 더욱 뭉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SK가 갖고 있는 저력을 믿었다. 그는 "우리팀은 한 때 19연승도 했던 팀이다. 지금까지 준비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결코 이대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최근 LG도 그런 과정을 거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박진만의 공백을 잘 메워주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김성현은 가끔 나오는 실책을 자책하며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팀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음에도 팀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고 생각한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더욱 미안하다. 앞으로 더욱 집중력을 높이려고 노력할 것이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이만수 감독에게 항명하며 퇴출 당한 루크 스캇(36)의 영향도 크지 않았다. 경기력에 있어서는 이미 스캇 없이도 SK 타선은 잘 돌아갔다. 오히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준 선수들이 다시 백업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아쉬울 정도다. 그러나 스캇이 남기고 여파가 팀 분위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박정권과 조동화는 이에 대해 입을 모아 "스캇으로 인해 분위기가 침체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낼 수록 팀워크는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서로 독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후반기 반전을 노리는 SK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