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확인했다. 2017시즌에 데뷔한 이정후(21·키움)는 역대 신인 최다 안타(179개)와 득점(111점)을 경신했다. 한국 야구 대표 스타 플레이어 이종범의 아들이기에 더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강백호(20·KT)가 등장했다. 데뷔 첫 경기부터 홈런을 치며 주목 받았다. 고졸 시즌 최다 홈런(29개)를 경신했다. 두 선수는 전반기부터 신인왕 레이스 독주 체제를 갖췄고 무난하게 왕좌에 올랐다.
2019시즌은 다르다. 경쟁 구도다. LG 우완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20)은 전반기에만 10홀드를 기록하며 소속팀의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평균자책점(3.12)도 준수하다. 데뷔 일곱 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주목 받았다. 5월부터 실점이 늘어났지만 꾸준히 임무를 수행했다. 역대 신인 투수 최초로 올스타전 베스트12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의 1차 지명 신인 투수 원태인(19)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선발로 등판한 13경기에 나서 3승4패·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피안타율(0.250)은 소속팀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좋다. 데뷔 첫 시즌에 선발투수로 안착한 점이 주목된다.
신인왕 경쟁에서는 밀려 있지만 데뷔 첫 해 1군에 안착한 선수도 많다. 롯데 1차 지명 투수 서준원(19)도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시속 150㎞를 찍는 강속구가 돋보인다.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도 좋은 편이다. KT 우완 손동현(18)도 시즌 초반 필승조 엄상백이 부진할 때 그 자리를 메우며 불펜에 힘을 보냈다. NC 2년 차 김영규(19)도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초반 NC의 선발진 한 축을 맡았다.
신인은 아니지만 전반기를 치르며 이름을 알린 선수도 있다. 양의지의 FA(프리에이전트)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투수 이형범(25)은 다섯 번 등판 만에 3승을 거두며 주목 받았다. 꾸준히 좋은 투구를 보여줬고 셋업맨에 이어 마무리투수까지 맡았다. 반전을 보여줬다.
2013년에 육성 선수로 NC에 입단한 '서른살' 박진우(29)도 빛을 봤다. 기존 선발 구창모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얻은 뒤 안정감을 보여주며 전반기 내내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5승7패·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KIA가 2017년 우승 주역 이명기를 내주며 트레이드로 영입한 외야수 이우성(25)도 짧은 기간 동안 강한 인상을 남기며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한국 야구를 이끌던 스타 플레이어들의 영향력은 크게 줄었다. 롯데 간판 타자 이대호(37)는 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기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쳤다. 올 시즌은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11홈런에 그쳤다. 팀의 최하위 고착화를 막지 못했다. 예년에 비해 폭발력은 떨어지고 기복이 생겼다.
한화 김태균(37)은 타율 0.309를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팀 내 6위인 1.59.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이름값과 몸값에는 미치지 못한다. 정근우(37)는 부상과 부진 탓에 39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은 0.208에 불과하다. 익숙하지 않은 외야수를 소화하다 보니 실책성 플레이가 많고 팀 기여도가 떨어진다.
KBO 리그 출범둥이인 1982년생은 이른바 한국 야구의 '황금 세대'다. 세 선수는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덧 30대 후반이다. 세월의 무게를 절감한 전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