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민경삼 SK 단장은 지난 19일 미국으로 떠났다. 현지에서 감독 후보 세 명과 접촉했다. 메이저리그식 감독 인터뷰를 진행한 SK는 보고서 작성 후 10월 내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국내 감독 후보군까지 모두 검토하고 있다. 내년 외국인 감독 선임은 '확정' 사안이 아니다.
한국행 의사를 밝혔던 기옌은후보군에서 제외됐다. 기옌은 최근 에이전트를 통해 SK에 '감독직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을 검토한다니까 연락한 것 같다. 내부 검토 결과 후보군에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에 체류 중인 민 단장은 23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직접 연락을 받지도 않았다. 후보군이 아니다. 외국인 감독 선임도 확정이 된 게 아니다"고 답했다.
1985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출신인 기옌은 2000년에 은퇴 후 지도자로 나섰다. 2004년 친정팀 시카고 화이트삭스감독직을 맡았고, 이듬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9월 마이애미와 4년 총액 1000만 달러(114억원)에 계약하며 잭팟을 터트렸지만 2012년 10월 경질됐다. 계약 기간 4년 중 1년만 채우고 팀을 떠났다.
기옌은화이트삭스 시절부터 여러 이슈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2012년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찬양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연고지 마이애미는 반 카스트로 정서가 강한 쿠바 출신이 많은 곳이다. 그해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최하위에 머문 팀 성적까지 맞물려 결국 옷을 벗었다.
올해 2월엔 모국인 베네수엘라리그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감독 성적은 678승617패(승률 0.524)다.
SK와는 연결 고리가 있다. SK의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인스트럭터로 활동한 조이코라가 이른바 '기옌 사단'이다. 코라는 기옌이 카스트로 발언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을 때 벤치코치로 임시 감독직을 수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SK는 기옌의 구애에 시큰둥하다. 스타 감독 출신인 그를 영입하기에는 연봉 등 여러 조건이 맞지 않는다. 민 단장은 외국인 투수 켈리와 재계약 논의를 한 뒤 27일께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