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이 전세계가 주목하는 무대에 우뚝 섰다. '시네마'라는 공통된 언어로 소통한 덕분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6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 베버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사 100년 가운데 최초의 경사다.  
 
전세계에서 모인 쟁쟁한 작품을 모두 제쳤다. '더 페어웰(룰루 왕 감독)', '레미제라블(래드 리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셀린 시아마 감독)' 등과 경쟁해 최고가 됐다.  
 
이날 트로피를 품에 안은 봉준호 감독은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그의 영화가 어떻게, 왜 국경을 넘어 전세계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소감에 담았다.  
 
봉 감독은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비(非) 영어권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미국 관객들을 향한 이야기였다.  
 
이어 "많은 멋진 세계 영화 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또 봉준호 감독은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시네마'"라고 이야기했다. 봉 감독이 보여주는 영화의 세계에서 자막은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를 통해 국적을 불문한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봉준호 감독다운 엔딩 멘트였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매년 영화와 드라마를 총망라해 최고의 작품과 배우를 선정한다. 골든글로브 수상이 곧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오는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