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준PO)는 LG 포수 최경철의 한(恨)풀이 무대였다. 준PO MVP(최우수 선수)는 시리즈를 지배한 최경철의 몫이었다.
최경철은 준PO 4경기에 선발 출장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LG 선수들은 물론 상대인 NC 선수들까지 이번 준PO를 두고 '최경철 시리즈'라고 지칭할 정도로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최경철은 4경기에서 15타수 8안타로 타율 0.533을 기록했다. 홈런 1개를 쏘아올렸고, 타점은 5개를 쓸어담았다. 자신의 본업인 안방 역시 확실히 지켰다.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면서 마운드를 이끌었다. 최경철은 4차전이 종료된 뒤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50표 중 35표를 얻으며 준PO MVP에 선정됐다.
최경철은 1차전부터 무서운 기세를 뿜어냈다. 그는 1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 MVP를 차지했다. 2~3차전에서도 고감도의 타격감을 선보인 최경철은 마지막 4차전에서 8-3으로 앞선 7회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루에 다다른 그는 두 팔을 번쩍 들며 승리를 확신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얼굴에는 승리에 대한 확신이 가득찼다.
2004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최경철은 만년 백업 포수였다. 그러나 성실함을 무기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역할을 다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LG에 새 둥지를 튼 최경철은 올해 양상문 LG 감독의 믿음 아래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사실상 첫 번째로 봐도 무방한 이번 가을잔치에서 11년 야구인생의 한을 푸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최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최경철은 담담했다. 팬들의 높은 관심에 대해서는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MVP를 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감사하다"며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3회 이병규의 선취 2타점이 나오면서 경기가 쉽게 풀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선수들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경기를 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