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재균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그는 "대표팀에 뽑힐 거라 확신하지 않았다"며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었다. 하늘에 맡기려고 했다.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재균은 28일 발표된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 내야수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승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함께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1987년 생으로 우리 나이로 올해 스물 여덟이다. 그러나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프로 생활을 위해 아시안게임을 통한 군 면제 혜택이 반드시 필요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평가가 많았다. 황재균이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국가대표 3루수 최정과 삼성의 주전 내야수 박석민을 넘어야 했다. 여기에 비슷한 또래인 넥센 김민성과 경쟁을 펼쳐야 했다. 최근 2시즌의 성적을 놓고 보면 황재균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황재균은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개인 훈련을 통해 몸 만들기에 열중했고,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초반 다소 주춤하던 그의 방망이는 6월 들어 불을 뿜었다. 그 결과 황재균은 올 시즌 8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0·7홈런·44타점을 기록 중이다. 3루수 경쟁자 가운데 가장 좋은 타율을 찍었다. 여기에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강조하는 류중일 감독의 구미에도 맞다. 그는 넥센 시절 유격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황재균은 마침 엔트리 발표날이 생일이었다. 그는 "오늘 (28일) 생일인데 가장 기쁜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지인들이 생일 축하 연락을 하면서 대표팀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더라. 팬들이 기도를 해준다는 얘기도 들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고, 기도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