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민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팀이 7-5로 앞선 8회초 등판해 1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추격 기세가 거세던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고, 타선이 1점 지원한 뒤 나선 9회 투구에서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세이브를 거뒀다.
구승민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셋업맨으로 자리 잡은 투수다. 올 시즌 초반에는 부침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롯데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였다. 손승락이 컨디션 조절 차 2군으로 내려간 사이 임시 마무리를 맡았고, 전임이 돌아온 뒤에도 마무리 역할이 이어졌다.
데뷔 첫 세이브는 소속팀의 8연패 기로에서 나왔다.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이 4사구 2개와 안타로 만루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그가 투입됐다. 4번 타자 조셉과의 승부에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9회 첫 타자 승부에서 수비 도움을 받았다. LG 채은성의 타구가 체공 시간이 길었고, 야수 앞에서 숏바운드가 되는 타구였다. 그러나 유격수 신본기가 잘 처리했다. 이후 두 타자는 가볍게 범타로 만들었다.
부진하던 손승락이 회복세에 있다. 그러나 그의 투입 시점을 당긴 선택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흔들릴 수 있는 뒷문은 구승민이 맡는다. 세대 교체가 필요한 롯데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스위치가 되고 있다.
이 경기 뒤 구승민은 "데뷔 첫 세이브지만 큰 감회는 없다. 홀드와 다르지 않다. 그저 더 늦게 던진다는 느낌이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도 했다"고 했다. 이어 "마무리를 맡은 뒤 세이브 상황이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비슷한 상황을 경험 했기 때문에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데뷔 첫 세이브 달성 뒤에는 '전임' 손승락의 조언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배는 후배가 부담을 느낄 것 같아서 애써 조언을 아꼈다고 한다. 그러나 LG전 승리 이틀 전에 마무리투수에 대한 부담을 너무 크게 느끼지 말라는 애정 어린 당부를 했다고.
소속팀 연패 속에 세이브 기회를 잡지 못했던 구승민은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서 임무를 완수했다. 손승락도 이 경기 6회초 2사에 등판해 1⅓이닝을 막아내며 승리 수훈 선수가 됐다. 마음과 조언, 임무까지 잘 해내며 구승민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