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는 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포함)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13승(7패)째를 챙겼다. 팀은 3-1로 승리하며 4위 싸움에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날 니퍼트의 최고 구속 152km에 달하는 패스트볼의 힘은 상당히 좋았으며, 코너를 찌르는 변화구의 제구도 수준급이었다. 특히 경기 초반 직구 위주의 피칭에서 중반으로 넘어 갈수록 변화구를 간간이 섞어 KIA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는 투구 패턴은 인상적이었다. 총 투구수는 95개.
경기 내내 특별한 위기도 없었다. 1~3회까지 9타자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던 그는 4회 선두타자 김주찬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하며 1실점 한 것이 다였다. 니퍼트는 후속 이대형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필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아웃카운트 2개를 단숨에 잡아냈다. 나지완 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운 니퍼트는 추가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니퍼트가 호투한 사이 팀 타선은 역전에 성공했다. 니퍼트의 어깨가 가벼웠을까. 그는 2-1로 앞선 5회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중전 안타와 도루를 허용하며 주자를 2루에 뒀지만, 이범호와 신종길을 차례로 삼진 처리했다. 이어진 2사 2루 이성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선발승의 요건을 갖췄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1사 후 김주찬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틀어막으면서 실점없이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니퍼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티켓인 4위 탈환을 위해 잔여경기 첫 경기를 잡고 가야 한다는 얘기였다. 송 감독은 "뭐든 시작이 중요한데, 니퍼트가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해주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송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고, 두산은 4위 LG를 더욱 압박할 수 있게 됐다.
니퍼트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에이스다운 역할을 했다. 그는 전날(지난달 30일) 자비를 털어 팀원들을 위해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잔여경기 시작 전에 다 같이 뭉쳐 잘 해보자는 화합의 의미로 만든 회식이었다.
그리고 그가 산 고기 덕분이었을까. 이날 니퍼트가 4회 홈런을 맞고 실점하자, 야수들이 곧바로 역전 점수를 만들어주며, 고기값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니퍼트는 "상당 기간 쉰 이후에 던진 경기임에도 몸 상태가 좋았다. 타자의 공격과 수비 모든 것이 좋은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팀 4강을 위한 에이스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그는 "팀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좌우할 수는 없다. 그저 내 역할 충실하고, 즐기는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