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0)은 지난주 팀이 올린 3승 가운데 2승을 책임졌다. 지난 11일 LG와 맞대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고, 16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9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주간 평균자책점이 0.60. 일주일간 팀 타율 0.194에 그쳤던 넥센은 브리검의 호투를 앞세워 주간 승률 5할을 넘겼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9월 둘째 주 주간 MVP로 브리검을 선정한 이유다.
브리검은 지난 시즌 중반 션 오설리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첫 시즌부터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는 아예 에이스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유난히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어느덧 9승을 채워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눈앞에 뒀다. 브리검은 "나와 우리 가족 모두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며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 지난주 완봉승을 포함해 2승을 올려 주간 MVP가 됐다. "기분이 좋고 영광이다. 팀이 4위를 유지할 수 있어서 좋은 한 주였던 것 같고, 내 역할을 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 올해 득점 지원을 많이 못 받아 '불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타자들은 최선을 다해 플레이를 했고, 나 역시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다. 그저 마운드에 올라 내가 계획한 대로 잘 던지고 내 피칭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난 시즌은 대체 선수로 시작했다. 올해는 KBO 리그에서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고 있다. "지난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시즌 중반에 들어왔지만, 150이닝 가까이 던지면서 많은 타자들을 만나 봤다. 그 과정에서 지난 오프시즌에 어떤 식으로 훈련해야 하고 타자들을 상대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좋은 시간이었다."
- '장수 외국인 투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렇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넥센은 정말 좋은 팀이고 또 젊은 팀이다. 어린 선수들 가운데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굉장히 오랫동안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일부로 함께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일 것 같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뛰고 싶다."
- 언어가 통하는 브랜든 나이트 코치와 함께하는 게 도움이 되나. "정말 큰 도움(Huge Help)을 받고 있다. 나이트 코치는 미국과 일본에서 모두 피칭을 해 봤고, 한국에서 굉장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 않았나. 한국의 베테랑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조언을 많이 해 준다. 피칭 스타일도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특히 도움을 많이 받는다."
-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 셋을 꼽는다면. "박용택(LG)! 아무래도 나를 상대로 안타를 1000개 정도 친 것 같다. 롯데 31번 우익수(손아섭)도 지난 완봉승 때 안타를 많이 쳐서 나를 괴롭혔다. 한국 선수는 아니지만 다린 러프(삼성)도 나한테 홈런을 10개 정도 친 것 같다. 하지만 박용택은 정말 내게 '악몽' 같은 선수다. (웃음)"
- 이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내가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 같다. 꼭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