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인터뷰] 김연경, “중국행 결심, 대표팀 위해 잘한 일"
"국가대표의 무게감이 힘들기도 하지만, 내게는 대표팀이 가장 재미있다."'배구 여제' 김연경(29)은 인터뷰 내내 '태극마크'를 향한 강한 애착을 표현했다. 머릿속에 벌써 2020 도쿄올림픽이 가득하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털어 내고 싶어서다.김연경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꼽힌다. 정확한 연봉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남녀 배구를 통틀어 세계 최고액인 120만 유로(약 15억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김연경이 2017~2018시즌에는 아직 프로화가 이뤄지지 않은 중국리그에서 뛴다. 5월 말 중국의 상하이 여자 배구단과 1년 계약을 했다. 김연경이 중국행을 선택한 배경에도 대표팀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다.7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17 월드그랑프리 세계 여자배구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합숙 훈련 중인 김연경을 지난달 2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났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던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꾸밈없이 털털한 매력을 뽐냈다. 김연경은 "대표팀 생활이 재밌다"며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 터키리그를 마치고 귀국한 뒤 바쁜 일정을 보냈다. 어떻게 지냈나."푹 쉬지 못했다. 조금 쉴 만하면 어디(한국-태국 올스타 슈퍼매치) 다녀오고, 또 어디(대표팀) 가고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웃음)"- 대표팀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데."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서 에너지가 넘친다. 운동을 많이 시켜도 다들 참 밝다. 후배들이 옆에 와서 계속 쫑알쫑알 얘기하니까 분위기가 정말 좋다.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함께한 홍성진 감독님도 아주 긍정적이시다. 이장님 스타일이다."- 어느덧 리베로 김해란(33·흥국생명)에 이어 대표팀 두 번째 고참이 됐다."그렇다. 이제는 대부분 후배들이라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 그전에 리우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도쿄올림픽이 '진짜' 마지막이다.(웃음)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리우 올림픽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간다.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메달을 못 딴 것 아니겠나. 스포츠는 지면 안 되니까. 사실 주변의 기대가 높아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지만,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동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김연경은 그 후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국제 무대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러나 2016 리우 올림픽에선 8강에서 네덜란드에 패해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 중국리그에 진출했다. 소속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도쿄올림픽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껏 터키(페네르바체)와 한국 대표팀을 오가면서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터키리그에서나 대표팀에서나 100% 기량을 발휘해야 하니까. 그러다 보니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쳇바퀴 돌 듯 일정을 소화한 것 같다.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터키로 돌아갔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더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일정이 짧은 중국을 택했다."- 중국은 리그 일정이나 이동 거리상으로 큰 부담이 없겠다."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 치른다. 거리상으로도 한국과 가깝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걱정을 안 해도 되고, 한인 타운도 있으니 음식 걱정도 덜 수 있게 됐다. 여러모로 대표팀에 전력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다. 지금도 마음이 편하다. 잘 결심한 것 같다."- 비시즌 기간에는 쉬고 싶은 마음이 강할 텐데, 대표팀에 정말 애착이 큰 듯하다."대표팀이 재밌다. 우리나라에서 배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다른 나라 선수들과 대결한다는 것도 재밌다. 솔직히 대표팀, 또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에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한다. 후배들도 '언니가 들어오는데 어떻게 빠질 수 있냐'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더라."- 도쿄올림픽 메달이 선수 생활의 최종 목표인가."그렇다. 지금껏 리그에서 많이 우승을 해 봤고, MVP까지 수상했다. 유럽에 진출해서 인정도 많이 받았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이던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 정상에 올랐다. 2011년 일본 JT 마블러스를 떠나 유럽리그 터키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모든 걸 다 이뤘다. 2011-2012시즌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해 터키리그 우승(2014~2015, 2016~2017), 터키컵 우승(2017), CEV컵 우승(2014) 등을 이끌었다.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 그렇다면 반대로 도쿄올림픽이 부담스럽진 않나."부담보다는 걱정이 크다.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면 (내가 더 이상 올림픽 출전이 어려운 나이라) 끝이지 않나. 그러니까 더 잘해야 한다."- 선수 생활을 한국에서 마무리할 계획도 있나."한 시즌을 마친 뒤 중국리그에 계속 남을지, 아니면 다른 리그로 이적할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한국에서 은퇴하고 싶다. 가끔씩 그 시기를 생각해 보곤 한다."- 4일 불가리아로 출국한다. 대회를 앞두고 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한다면."나도 기대가 된다. 벌써부터 티켓을 어떻게 구하냐고 많이 물어온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홍보도 할 생각이다. 불가리아와 폴란드를 거쳐 7월 21~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마지막 3주 차 경기(폴란드, 콜롬비아, 카자흐스탄)를 치른다. 팬들께서 많이 방문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더 힘을 내 좋은 성적으로 보답 드리겠다." 진천=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인터뷰] 김연경, “중국행 결심, 대표팀 위해 잘한 일"'예능 블루칩' 김연경, "평소와 너무 똑같다고 하더라"
2017.07.03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