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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공동 4위로 밀린 오타니...'초신성' 핸더슨 약진-'청정 홈런왕' 저지 반등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홈런 순위에서 공동 4위로 밀렸다. 1위와 차이는 3개. 오타니의 홈런 생산 페이스가 느려진 건 아니다. 그는 지난 18일(한국시간) 홈(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 3회 말 타석에서 프랭키 몬타스의 바깥쪽 빠른 공을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3호 홈런이었다. 이후 치른 3경기에선 홈런을 치지 못했다. 타격감이 나쁜 건 아니다. 19일 신시내티전에선 무안타 침묵했지만, 20일 신시내티 4연전 4차전에선 멀티히트,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1안타·1볼넷을 기록했다. 21일 기준으로 오타니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14개를 기록한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5개를 친 카일 터커(휴스턴 애스트로스) 그리고 16개를 친 거너 핸더슨(23·볼티모어 오리올스)이다. 경쟁자들의 홈런 페이스는 다시 불이 붙은 모양새다. 홈런 13개에서 멈춰 있었던 터커는 2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7경기 만에 홈런 2개를 몰아쳤다.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8경기 연속 홈런이 없었던 오즈나도 20·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연속 경기 아치를 그렸다. 가장 뜨거운 선수는 '초신성' 핸더슨이다. 5월 첫 7경기에서 홈런이 없었던 그는 9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침묵을 깼고, 2경기만에 다시 1개를 추가했다. 그리고 지난 1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2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괴력을 보여줬다. 2022시즌 데뷔한 핸더슨은 이미 MLB파이프라인 유망주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지켰던 선수다.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23시즌, 28홈런을 기록하며 거포 내야수 자질을 증명했다. 올 시즌은 45경기 만에 16개를 마크, 커리어 하이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리그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서 '풀타임 2년 차' 핸더슨의 존재는 유독 빛난다. 오타니는 2023시즌 44홈런을 기록,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에 올랐다. 하지만 양대 리그 통합 1위는 54개를 친 맷 올슨에게 내줬다. 2021시즌은 레이스 내내 1위를 지켰지만, 막판 페이스 저하로 46개에서 멈추며,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2개 차로 통합 홈런왕을 내줬다. 2022시즌 62홈런을 기록, '청정 홈런왕'에 오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4월 부진을 딛고 어느새 홈런 13개를 쌓았다. 오타니와 함께 공동 4위다. 보스턴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는 1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부터 6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괴력으로 10홈런을 마크했다. 괴물 타자들이 모여 있는 MLB. 괴력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선수들의 홈런쇼가 정규시즌 초반부터 치열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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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5년 만의 ‘110구 투혼’ 자청…여전히 괴물은 웃을 수 없었다

통산 101승, 그리고 팀 승리를 위해 '괴물'이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리는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14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4~6회 흔들리는 패턴은 여전했다. 5회 2피안타로 첫 실점을 내줬고 6회는 3피안타를 몰아 맞아 2점째를 줬다. 그래도 실점을 최소화했고, 구위와 집중력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6회 마지막 타자 손아섭(NC)에게 던진 마지막 직구 구속이 147㎞/h였다. 경기 평균 구속도 146㎞/h로 올 시즌 등판일 중 손꼽히게 좋았다.이날 류현진에게 가장 주목할 건 투구 수였다. 6이닝 동안 총 110구로 투혼을 선보였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그리고 한화에서 꾸준히 투구 수를 관리했다. 110구를 넘긴 건 그가 LA 다저스에서 뛰던 2019년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5년 만이었다.책임감에서 나온 투혼이었다. 5회를 마쳤을 때 류현진의 투구 수는 90구로 적지 않았다. 당시 실점은 1점에 그쳤다. 팀도 5회 말 석 점을 내 승리 투수 요건도 갖춘 상태라 투구를 마칠 법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등판할 예정이라 5회를 마친 후 선수 의사를 물었다. (류)현진이가 6회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해 손아섭을 마지막 타자로 생각하고 다음 투수를 준비했다"고 전했다.투혼은 허사가 됐다. 시즌 초 구상했던 필승조가 대부분 무너진 여파였다. 7회 등판한 김규연이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뒤늦게 이민우를 올렸으나 역전 싹쓸이 2루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의 승리 요건도 다시 사라졌다. 결국 경기는 12회 무승부로 마무리돼 개인과 팀 승리 모두 무산됐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호투가 있었기에 팀이 경기 중반까지 타이트하게 갈 수 있었다"고 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한화는 14일 기준 정규시즌 일정 28.5%를 소화했는데 류현진의 시즌 승수는 여전히 2승(공동 27위)에 그친다. 평균자책점도 5.33(23명 중 22위)으로 낮추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도 7승 안팎에 그칠 수 있다. 12년 전 9승에 그치며 처음으로 10승 달성에 실패했던 그가 2시즌 연속 한 자릿수 승수에 그칠 가능성도 현실이 되는 중이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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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추격하는 하퍼·슈와버·알론소...MLB 홈런 경쟁, 호화군단 총출동 [IS 포커스]

메이저리그(MLB) 홈런왕 경쟁이 정규시즌 초반부터 화려한 불꽃을 피우고 있다. 리그 대표 타자들이 대거 상위권에 순위를 올렸다. 최근 가장 뜨거운 타자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다. 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선 침묵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쳤다. 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부터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6일 경기에선 다저스 이적 뒤 처음으로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타구 속도, 비거리 모두 '괴물' 같다. 오타니는 8일 기준으로 홈런 11개를 기록, 양대리그 합쳐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오타니는 2023시즌 홈런왕, '디펜딩 챔피언'이다. 공동 2위 그룹은 4명이다. 거너 핸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 마르셀 오즈나(애틀란타) 카일 터커(휴스턴 애스트로스) 그리고 마이크 트라웃(LA 다저스)이 각각 10개를 기록 중이다. 핸더슨의 초반 기세에 눈길이 모인다. MLB 파이프라인 선정 최상위 유망주였던 그는 지난 시즌(2023)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볼티모어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홈런 28개를 치며 '거포 내야수' 자질을 보여줬다. 올 시즌은 35경기에서 10홈런을 치며 커리어 하이를 향해 순항 중이다. 애들리 러치맨, 조던 웨스트버그, 콜튼 카우저, 헤스턴 커스타드 그리고 잭슨 홀리데이 등 유독 많은 볼티모어 영건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2023) 40홈런을 친 MLB 대표 베테랑 외야수 오즈나, 휴스턴을 강팀으로 만든 주역 터커도 이미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 오타니만큼 MLB 최고 선수로 인정받는 트라웃은 빠른 홈런 생산 속도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 1일 왼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이탈한 상태다. 공동 6위 그룹도 화려하다. 총 9명이 9홈런을 기록하며 오타니를 추격하고 있다. 트라웃과 함께 2012년 등장해 슈퍼스타로 올라선 필라델피아 필리스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9호를 마크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이다. 트라웃의 팀메이트이자 지난 시즌 47홈런으로 오타니에 이어 MLB 전체 2위에 올랐던 카일 슈와버도 현재 9홈런을 기록 중이다. '북극곰'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의 홈런쇼는 올 시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46개를 기록 MLB 전체 3위, 내셔널리그(NL) 2위였던 선수. 지난달 28일 시즌 8호포로 통산 200홈런을 달성, 역대 4번째 최소 경기(710경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3시즌(2021~2023) 연속 25홈런 이상 기록한 다저스 이적생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공동 6위 그룹에 합류,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타율은 낮지만 홈런만큼은 30개 이상 기대할 수 있는 다저스 내야수 맥스 먼시도 마찬가지. 올 시즌은 초반 타율(0.263)도 나쁘지 않다. 새 얼굴 중에서는 거포로 성장할 자질을 보여줬던 클리브랜드 가디언스 조쉬 네일러, 역시 1라운더(2019년) 기대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라일리 그린이 눈길을 끈다. 2021시즌 34홈런을 쳤지만, 최근 2시즌 부진으로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된 타일러 오닐도 올 시즌 커리어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2시즌 연속 27홈런 이상 기록한 '공격형 포수'도 홈런 9개를 때려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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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박세웅, 에이스 맞대결로 개전...10위 바뀔 수 있는 '부산 3연전'

KBO리그 9위 한화 이글스와 10위 롯데 자이언츠가 주중 3연전에서 만난다.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대결이다. 한화와 롯데는 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펼친다. 지난주까지 한화는 14승 21패, 승률 0.400를 기록하며 9위, 롯데는 11승 1무 22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최근 10경기 전적도 비슷하다. 롯데는 4승 6패, 한화는 3승 7패다. 지난 4경기를 기준으로는 한화가 3패(1승)를 당했고, 롯데는 3승(1패)을 거뒀다. 롯데는 1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5연패를 당했지만, 키움 3연전 3차전에서 연패를 끊고, 이어진 대구 삼성 라이온즈 원정에서 2연승을 거뒀다. 시리즈 첫 경기는 에이스 맞대결이다. 한화는 '괴물' 류현진이 등판한다. 원래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던 류현진은 비로 경기가 순연되며 롯데전에 나서게 됐다. 롯데도 에이스 박세웅으로 맞불을 놓는다. 박세웅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류현진은 2012시즌 이후 12시즌 만에 KBO리그도 돌아왔다. 롯데전 데이터는 무의미할 것 같다. 당시 상대했던 전준우, 정훈은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오히려 최신 데이터는 메이저리그(MLB) 시절 맞붙은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갖고 있다.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2021년 8월 22일, 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뛰었던 레이예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류현진은 지난달 3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KBO리그 복귀 뒤 2승, 통산 100승을 채웠다. 이 이슈로 부담이 컸고, 다른 선수들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홀가분하게 투구할 전망이다. 박세웅은 최근 3시즌(2021~2023) 등판한 한화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8로 고전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가 한 번 밖에 없었다. 한화는 최근 3경기에서 5점 이상 내지 못했다. 타선 공격력이 조금 가라앉았다. 롯데는 고승민, 나승엽 등 한동안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 조율을 노렸던 젊은 선수들이 공격을 이끌며 최근 3경기에서 23득점을 기록했다. 화력은 롯데가 낫다. 롯데는 8일 2차전은 찰리 반즈, 3차전은 나균안이 나설 예정이다. 한화도 순번대로면 펠릭스 페냐와 황준서가 나선다. 한화가 3연패를 하면 두 팀 순위가 바뀐다. 롯데는 지난달 19일 주말 3연전에서도 9위였던 KT 위즈를 끌어내리고 잠시 9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한화는 첫 8경기에서 7승(1패)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다. 류현진뿐 아니라 외부 FA 안치홍, 복덩이 외국인 선수 요나단 페라자가 영입 효과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한 달 사이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롯데는 10일부터 LG 트윈스와 3연전을 치른다. 상위권인만큼 한화 상대로 승수 확보에 총력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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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함께한 20년 "13~15승 가능, 한화 4강 전력 갖췄다" [김인식 클래식]

#1. 2005년 6월, 고교야구 TV 중계에서 동산고 류현진을 처음 봤다. 군더더기 없이 투구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당시에는 류현진에 관해 '아주 뛰어나다'는 평가는 아니었다. 그러나 구단에 "우리에게 기회가 돌아오면 쟤(류현진)를 무조건 뽑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 2006년 2월. 필자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아 일본 후쿠오카돔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했다. 당시 하와이에서 전훈 중이던 한화 코치진으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았는데 '류현진이 좋다'고 하더라. 류현진이 2006년 4월 12일 LG 트윈스와의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7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정말 잘 던졌다. '괴물 투수'의 등장을 알린 경기였다. 2006년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차지했고, 최초로 신인상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3. 2012년 12월. 뇌경색을 앓았던 필자가 재활 운동 중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류현진의 아버지였다. 공식 발표 전이었지만, "방금 다저스와 계약서에 사인했습니다"라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기분이 묘하더라. #4. 2013~2023년. 류현진은 미국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빠짐없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즌 종료 후 귀국하면 두 차례는 만나 함께 식사했다. 그동안 누구보다 관심 있게 류현진의 활약상을 지켜봤다.22일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확정됐다. 필자도 이번 겨울 류현진의 거취에 관해 관심이 컸다. 열흘 전에도 류현진과 잠시 통화를 나눴지만, 부담을 느낄까 봐 굳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라고 묻진 않았다. 사실 현진이가 미국에 남을 줄 알았다. 류현진은 2022년 여름 팔꿈치 수술을 했다. 재활 후 시간이 지나면 몸 상태나 구위가 더 좋아질 거라 믿었고, 실제로 현장에서 본 이들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류현진이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가족과도 많이 상의해 내린 결정일 것이다.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성적(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을 남기고 돌아올 줄 전혀 예상 못했다. 미국 진출 첫 시즌에 10~12승을 점쳤는데, 14승(8패)을 올렸으니 기대보다 훨씬 잘했다. KBO리그를 휩쓴 류현진은 미국에서 좀 더 성장해 돌아온다. 2006~12년에는 볼이 빠르고 슬라이더와 커브 정도만 던졌다. 한화에서 뛰던 막판에 체인지업을 습득해 던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구속이 줄었지만 레퍼토리가 훨씬 다양해졌다.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완성했고, 원래 뛰어나던 제구력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더 좋아졌다. 류현진이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는 최고 레벨의 투수다. 아마도 13~15승은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류현진이 성공적으로 KBO리그에 복귀하려면 한화의 전력이 중요한데, 채은성과 안치홍 등의 FA(자유계약선수) 영입으로 공격력이 좋아졌다. 류현진의 영입으로 한화의 전력도 크게 보강됐다. 올 시즌 LG 트윈스, KT 위즈,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나머지 팀의 전력은 고만고만하다. 한화가 가을 야구는 물론이고 이제는 4위 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본다. 류현진이 팀과 후배, 그리고 한국 야구를 위해 많은 힘을 써줬으면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4.02.2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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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마침내 돌아온 에이스...한화 류현진 8년총액 170억원 계약 공식 발표

류현진(37)이 마침내 대전으로 돌아온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이번 계약에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했고, 세부 내용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전했다.단연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종전 최고액 계약은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4+2년 152억원이었다. 역시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했던 SSG 랜더스 김광현은 4년 151억원, 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4년 150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한화는 "구단과 류현진 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에이스 계보를 보유한 한화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사상 최고의 투수였다.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첫 해부터 30경기 201과 3분의 2이닝,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으로 리그를 제패했다. 신인왕은 물론 최우수선수(MVP)까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KBO리그 사상 처음이자 아직도 나오지 않는 첫 신인 MVP였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당시 천만 영화의 제목을 딴 '괴물'이었다.류현진의 역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까지 6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고 탈삼진왕도 5차례나 수상했다. 통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38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당대 비교할 이가 없는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했다. 당시 한화가 암흑기에 빠졌지만, 류현진이 등판할 때만큼은 다른 7개 팀이 모두 두려워하는 팀으로 변신했다.괴물을 담기엔 KBO리그가 조금 좁았다. 류현진은 2013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통해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여러 구단이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LA 다저스가 2573만 7377달러 33센트의 포스팅비를 내고 그와 6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진출 대박을 이룬 이가 없던 상황에서 류현진이 물꼬를 텄다. 투자는 성공했다. 류현진은 첫 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그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꾸준했다. 시련도 있었다. 2015년 왼쪽 어깨 청소 수술을 받았다. 한국 시절부터 있던 부상이었다. 부위가 치명적이었으나 2017년 비로소 마운드로 돌아왔다. 다시 치열한 경쟁이 그를 기다렸지만 이겨냈다.그는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고 잔류한 2019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리그 전체 1위)로 커리어하이를 썼다.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고, 시즌 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이라는 대박도 썼다. 토론토 이적 첫 해인 2020년(단축 시즌) 역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이어 2022년 개인 두 번째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빠르게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마친 그는 재활에 전념한 끝에 지난해 MLB 복귀에 성공했다.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여전히 노련한 투구로 빅리그 타자들을 잠재운 해였다. 빅리그 통산 78승 48패 1세이브 934탈삼진 평균자책점 3.27. 코리안 빅리거의 개척자이자 2012년 한화 선배였던 박찬호를 잇는 대기록을 쌓고 12년 전 그처럼 한화로 돌아오게 됐다.류현진은 계약 후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MLB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22 11:48
프로야구

"12월 중 결정하겠다"는 류현진, 믿기에 기다리는 한화

'괴물' 류현진(36)의 최종 행선지는 과연 어디가 될까.류현진은 현재 무적(無籍) 상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1053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올 시즌 끝났다.2023시즌이 끝나고 한 달 이상 지났으나 새 소속팀을 찾기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MLB) 이적시장은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계약할 때까지 답보상태였다. 구단 관계자와 선수, 에이전트가 모두 모이는 MLB 윈터미팅 때도 이렇다 할 계약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0일에야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물꼬가 조금씩 트이는 상황이다.시장에는 류현진과 비슷한 처지의 선발 투수들이 많았다. MLB에서 선발 투수로 커리어를 증명했으나, 결점이 있는 경우다. 다만 상당수가 벌써 새 팀을 찾아갔다. 류현진과 동갑인 랜스 린은 올해 피홈런 44개로 평균자책점 5.73을 기록하고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1+1년 계약(보장 1100만 달러, 팀 옵션 1300만 달러)을 맺었다. 18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걸 높게 평가받았다. 세인트루이스는 평균자책점 4.73으로 195이닝을 소화한 카일 깁슨(36)과도 1+1년(보장 1200만 달러) 계약했다. 이어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였던 루이스 세베리노(29)는 뉴욕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평균자책점이 6.65에 불과했으나 전성기 시절 최고 158㎞/h를 던지던 강속구가 살아난다면 메츠는 '복권'에 당첨되는 셈이다. 마에다 켄타(35)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년 2400만 달러에 계약했다.여전히 류현진이 필요한 팀은 많다. 관건은 조건이다. 류현진은 앞서 계약한 선발 투수들보다 올해 소화 이닝(52이닝)이 적었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돌아온 탓에 11경기에만 등판했다. 대신 평균자책점 3.46으로 앞선 투수들보다 실점 억제가 훨씬 뛰어났다. 장단점이 모두 뚜렷하다.류현진의 행선지 후보가 하나 더 있다.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올 수도 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류현진은 지난 3월 인터뷰를 통해 "힘이 있을 때 돌아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MLB로 진출했을 때부터 언제나 "은퇴는 한화에서"라고 공언했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이후 팀을 지탱했던 그다. 2013년 MLB 진출 후에도 구단과 교류를 잊지 않았다. 겨울 동안 장민재, 이태양 등 후배들을 챙겼다. MLB 직장 폐쇄가 진행된 2022년 초에는 한화 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고 후배들과 함께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한국시리즈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을 때도 "윈터미팅이 끝나고, 12월 중순은 돼야 (계약 여부를) 알 것 같다. 지금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MLB에 남는다면 어느 팀에 갈지, KBO리그 복귀를 결정할지에 대한 데드라인인 셈이다. 류현진 측은 12월 20일, 늦어도 연내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류현진과 계약 이야기가 (12월에) 진전된 건 아니다. 우리는 기다리고 있고, 선수는 타임라인을 전해준 것"이라고 밝혔다.어찌 보면 막연한 기다림이다. 류현진이 복귀할 경우 구단은 예산 전체를 통째로 다시 짜야 한다. 종전 빅리거 복귀 사례인 이대호(2017년 4년 150억원) 추신수(2021년 연봉 27억원) 김광현(2022년 4년 151억원) 계약을 고려할 때 최소 150억원, 많게는 200억원 이상의 총액이 예상된다. 샐러리캡까지 50억원 안팎이 남은 한화로서는 샐러리캡을 초과하게 된다. 첫 해 연봉 81억원을 몰아줬던 김광현과 같이 계약한다면 첫 해 연봉만 100억원이 나갈 수도 있다.한화로서는 미래 지출도 염두에 둬야 한다. 4번 타자 노시환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 혜택을 누리게 됐다. 홈런왕과 타점왕,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가치도 최고점이다. 조만간 노시환과 다년계약, 또는 FA 계약을 준비해야 해 머리가 복잡하다. 답이 없는 기다림에도 한화는 초조해하지 않는다. 코치와 해설자로 오랜 시간 류현진과 교류해온 손혁 한화 단장은 그를 믿고 존중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와 류현진이 1년에 한두 번 연락하고 마는 그런 사이가 아니지 않나"라며 "손 단장님도 그렇고, 박찬혁 대표님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올해까지 (거취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면 구단은 더 말할 필요없다. 믿고 기다릴 뿐"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13 08:46
메이저리그

[류현진 탐구생활①] 제구 천재, '재기의 신'이 되다[창간 54]

3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받은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자신의 별명 ‘괴물’처럼 보란 듯이 재기해 다시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과 미국 매체들은 연일 류현진의 투구를 다시 조명하고 있다. '구속 혁명' 시대에 느린 공과 제구로 MLB 무대를 호령한 류현진은 세계야구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다. 일간스포츠는 창간 54주년을 맞이해 류현진의 특별한 제구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탐구했다. 학창시절 은사부터 프로 무대에서 그를 이끈 선배들의 얘기를 두루 들었다. '슬로 커브' 신드롬을 일으키다류현진의 야구 인생은 재기의 연속이었다. 고교(인천 동산고) 2학년이었던 2004년 인대접합 수술을 시작으로 총 4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2015년 5월 받은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은 투수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7%에 불과한 재기 확률을 이겨냈다.투구 내용은 더 좋아졌다. MLB 2017시즌, 류현진은 이전(2013~2016)까지 던지지 않았던 컷 패스트볼(커터)을 장착해 새 주무기로 만들었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이 공으로 ‘이전 주 무기’ 체인지업을 대비했던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류현진은 MLB 진출 뒤 두 번째 수술을 받고 돌아온 올해도 전과 다른 투구 래퍼토리를 보여줬다. 이번엔 커브를 활용했다. 류현진이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른 2019시즌, 커브는 구사율 12.2%에 불과한 그의 5번째 구종이었다. 올해는 구사율은 17.6%다.다른 점이 있다. 2019시즌 72.7마일(116.9㎞/h)이었던 커브 평균 구속은 올 시즌 68.5마일(110㎞/h)로 더 느려졌다. 66.1인치(167.9㎝)였던 수직 무브먼트(낙폭)는 올해 72.6인치(184.4㎝)다. 선수 시절 빼어난 커브를 구사했던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힘을 빼서 던지면 누구나 구속 차이를 낼 수 있지만, 상대 타자가 쉽게 알아챌 수밖에 없다. 100% 투구로 60~70마일대를 오가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슬로 커브 구사는) 류현진만의 능력일 수 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열두 살에 완성된 투구 자세현재 류현진의 커브는 사실상 새로운 구종이다. 어깨 수술 뒤 커터를 장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구종 습득 능력과 이를 정확히 던지는 제구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의 제구력에 대해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나 타고난 감각을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본지는 그 원천을 알기 위해 오랜시간 류현진을 지켜본 선배·지도자를 찾아가 얘기를 들었다. 류현진이 KBO리그 신인이었던 시절(2006년) 당시 한화 이글스 사령탑었던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구속은 빠른 편이었지만, 제구력은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김 감독이 주목한 건 투구 자세였다. 그는 "내 눈에는 아주 괜찮았다. 기본기가 탄탄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투수 파트 지도자들에게 "류현진의 투구 자세를 건드리지 말아라"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류현진은 투구 자세는 정석이다. 군동작 없이 중심이동이 이뤄지고, 오른쪽 어깨·왼쪽 어깨·왼쪽 팔꿈치가 수평을 이루기 때문에 운동에너지 손실이 적다. 체구(키 190㎝ 몸무게 113㎏)에 비해 뛰어난 유연성은 익히 알려진 강점이다. 류현진의 중학 시절(동산중) 은사 이찬선 전 감독은 "투구를 처음 본 순간부터 틀이 잡혔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처음 봤을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류현진의 투구폼은 이미 초등학교 시절 완성됐다는 의미다. '야구 꿈나무' 류현진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도록 이끈 지도자는 이호영 전 창영 초등학교 코치다. 이 코치는 "키킹하는 발(좌투수 기준 오른발)을 자신(류현진)의 신발 크기 기준 아홉 발자국 앞까지 뻗어서 투구하도록 조언했다. 팔 힘만으로 던지지 않도록 말이다. 투구 마지막 동작에서 상체(가슴 기준)가 포수 방향 쪽에서 멈출 수 있도록 지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절대 시선을 포수 미트에서 떼지 말아라'라고 해줬다"라고 말했다.당시 어린 선수들은 훈련보다 실전을 더 좋아했지만, 열두 살 류현진은 하체를 활용하는 투구와 제구력을 강조하는 지도 방침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이 전 코치는 "총 연습 투구 기준으로 80% 이상 스트라이크존(S존)에 던지도록 주문했는데, 이걸 유독 즐거워하더라"라고 돌아봤다. 25년째 숙성한 한결같은 투구폼. '제구 아티스트' 류현진을 만든 첫 번째 요인이다. 여기에 볼넷 허용을 유독 싫어하는 투구 성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전 포수로 신인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신경현 경남대 감독은 "어느날 류현진에게 '너는 유인구는 안 던지냐'라고 물었더니 '저는 볼넷이 제일 싫습니다.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낫습니다'라고 하더라. 당돌했지만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라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이호영 전 코치도 "류현진은 당시 직구·슬라이더·커브만 던졌지만, 유인구로 스윙을 끌어내기 보다는 S존에 던지는 정면 승부를 즐겼다"라고 전했다. 신경현 감독도 "류현진이 가장 좋아했던 승부는 체인지업을 S존 안에 던져 얻은 범타였다. 직구 정면 승부보다 더 과감한 게 아닌가"라고 했다. 볼넷을 투수의 치욕으로 삼는 성향. 류현진이 정교한 제구력을 갖게된 근본적인 배경이 아닐까. (2부에서 계속)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25 14:3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역대급 출루 머신+어깨 깡패도 농락한 류현진 '초저속 커브'

주 무기를 특정할 수 없는 투수의 완급 조절. 류현진(37·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투구는 ‘팔색조’라는 단어로도 다 설명할 수 없다. 류현진이 팔꿈치 부상 복귀 뒤 세 번째 등판에서 2승째를 거뒀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소속팀 토론토가 10-3으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실점은 토론토 내야진의 수비 실책 탓에 나왔다. 류현진은 2회 말 1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타자 노엘비 마르테를 내야 가까운 위치 왼쪽 뜬공을 유도했다. 좌익수 달튼 바쇼가 공을 잡은 뒤 커트맨으로 나선 3루수 맷 채프먼에게 송구했다. 3루 주자 스펜서 스티어는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2루로 쇄도한 1루 주자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을 잡기 위해 던진 채프먼의 송구가 외야로 빠지고 말았다. 마운드 앞에서 던진 공이 워닝트랙까지 흐르는 흔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엔카나시온까지 홈까지 밟았다. 1·2회 5점을 지원한 토론토 야수진 마치 약을 올리는 것처럼 수비에서 2점을 헌납했다. 심지어 이어진 상황에서 T.J 트리델을 상대로 유도한 내야 타구마저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송구 실책을 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KBO리그 시절부터 야수진 공·수 도움 없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법을 알고 있던 선수. 그는 후속 타자 루크 메일리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리드(스코어 5-2)를 지켜냈다. 2회 1사 1·3루 위기에서 상대한 마르테와의 승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체인지업을 보여준 뒤 하단 보더라인에 걸치는 바깥쪽(우타자 기준) 체인지업으로 배트를 끌어냈다. 야수진 릴레이 실책을 떠나 최선의 결과를 끌어냈다. 코스만 보면 병살타를 유도하지 못한 게 이상할 만큼 날카로웠다. 체인지업은 류현진 대표 주 무기로 통한다. KBO리그 시절부터 정평이 났다. 하지만 이날 신시내티전에서 더 빛난 구종은 커브였다. 잡아낸 탈삼진 7개 중 3개를 이 구종을 결정구로 썼다. ‘출루 머신’으로 평가 받는 조이 보토와의 2회 말 대결에선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에 65.5마일(105.4㎞/h)을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풀타임을 소화한 2021시즌 기준으로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73.8마일(118.8㎞/h)이었다. 의도적으로 ‘초저속’ 커브를 던진 것. 실제로 보토의 스윙 궤적은 공을 따라갔지만, 타이밍은 오히려 빨랐다. 류현진은 커브로 범타 4개, 삼진 3개를 유도했다. 특히 엄청난 주력과 송구 속도로 주목받은 신시내티 신예 몬스터 엘리 데 라 크루즈와의 승부에서 노련미, 투수의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줬다. 3회 말 1사 2루에서 상대한 두 번째 승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선 보토에게 던진 것처럼 느린 커브(106.2㎞/h)를 몸쪽(우타자 기준) 낮은 커브를 구사해 타자의 스윙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주자 2명을 두고 상대한 5회 2사 상황 승부에서도 체인지업과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낮은 코스 66.8마일(107.5㎞/h) 낮은 커브로 데 라 크루즈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타자를 농락할 만큼 완벽한 커브와 체인지업 덕분에 직구 위력도 더해졌다. 4회 2사 뒤 상대한 마르테에겐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우타자) 낮은 89.6마일(144.1㎞/h)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 경기 가장 큰 위기였던 5회 말 무사 1·2루에서도 TJ 홉킨스에게 풀카운트에서 직구 2개를 각각 가운데와 몸쪽(우타자 기준)으로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비록 적지 않은 나이로 기량이 떨어졌지만 MLB 역대 가장 선구안이 좋은 타자 중 한 명으로 인정 받는 보토와 시속 160㎞ 광속 송구로 역대급 강견을 증명하고 MLB 새 역사(내야수 최고 구속신기록)를 쓴 데 라 크루즈. MLB 신구 괴물들이 류현진의 완급 조절 앞에 완전히 무너졌다.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SNS)에 ‘폼 미쳤다’라는 문구를 한글로 게재했다. 돌아온 류현진이 국내 야구팬에 자부심을 안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1 17:42
메이저리그

괴물·에이스 수식어 되찾은 류현진, 컵스전 1승이 갖는 '특별한 의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별명은 '코리안 몬스터'다. KBO리그 시절부터 '괴물'로 불렸다. 두 번이나 수술로 장기 재활 치료를 받은 그가 결국 재기에 성공했다. 연패 스토퍼까지 해내며 '에이스' 수식어도 되찾았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 토론토의 11-4 대승을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다. 그가 승수를 추가한 건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에 돌입했다. 이 수술은 고교 시절 이후 두 번째였다. 적지 않은 나이, 토론토와의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악재를 맞이했다.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이들도 놀랄 만큼 재기를 향한 류현진의 의지는 뜨거웠다. 결국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7월에 돌아오겠다”라고 했던 자신이 약속을 지켰다. 그는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빅리그에 복귀했다. 이 경기에선 5이닝 동안 4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돌아온 것만으로 만족한다”라고 했다. 고비도 있었다. 지난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전에선 무피안타 호투를 이어가던 4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고 큰 통증을 호소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행히 타박상 진단을 받은 류현진은 로테이션 순번을 거르지 않고, 이날(14일) 컵스전에 나섰고 승리까지 거뒀다. 사실 류현진은 더 큰 시련도 이겨냈다. MLB 진출 3년 차였던 2015년,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2015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2016시즌은 한 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투수로서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수술을 받고, 10%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재기했다. 이후 몸 관리에 더 철저해졌고, 컷 패스트볼(커터)라는 무기까지 장착한 뒤 나선 빅리그 두 번째 막에서 이전보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주며 리그 정상급으로 올라섰다. 2019시즌엔 아시아 투수 최초로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르기도 했다. 사이영상 후보까지 이름을 올렸다.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까지 해냈다. 토론토 소속으로 뛴 첫 시즌(2020)은 코로나 팬데믹 탓에 1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1선발 임무를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시즌은 14승을 거뒀다. 2022시즌 다시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수술을 이겨내는 모습으로 팀 젊은 투수들에게 귀감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승리를 거둔 14일 컵스전에서도 악재를 겪었다. 1회 초 1루수 브랜든 벨트의 포구 실책으로 위기에 놓였다. 2사 1·2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에게 맞은 적시타는 그의 몫이었지만, 애초에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끝날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실책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기 MLB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팀 득점을 올리며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보여준 컵스 타선은 4이닝 연속 실점 없이 막아냈다. 류현진은 컵스전에서 팔꿈치 수술, 강습 타구로 생긴 무릎 통증, 야수 실책을 모두 이겨냈다. 토론토는 최근 3연패를 끊고, 66승(54패) 째를 기록,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3위를 지켰다. 류현진이 별명 ‘괴물’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까다로운 타선에 맞서 팀 승리를 이끌며 에이스 본능까지 보여줬다. 류현진은 경기 뒤 “모든 구종 제구가 예전처럼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됐다. 내가 원하는 지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라고 자축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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