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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우애' 당부 유언에도 법정 대면 등 효성가 '형제의 난’ 지속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유언장을 통한 아버지의 당부와는 상반된 행동을 보이는 형제들을 저격했다. 최근에도 형제들이 법정에서 대면하는 등 효성가 ‘형제의 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16일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에 있다”며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 바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차남이 다시 반기를 들면서 효성가 형제의 상속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3월 조석래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지만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며느리와 자녀를 대동하지 않고 혼자 빈소에 왔던 그는 5분간 조문만 하고 떠났고, 이후 아버지의 발인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이에 조현준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조 전 부사장은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현상 효성 부회장과 법정에서 대면하기도 했다. 이처럼 10년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며 갈등이 빚어지자 조석래 명예회장은 별세 전 가족간 화합과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조석래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언장에는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언장에는 조현문 전 부사장에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명시됐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 상속분이다. 자녀와 배우자의 경우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을 보장받는다.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이다.법정 상속 비율에 따르면 부인 송광자 여사와 세 아들이 1.5 대 1 대 1 대 1 비율로 지분을 물려받는다. ㈜효성의 경우 송 여사 3.38%, 삼 형제 2.25%씩이다. 조현준 회장은 16일 한국무역협회의 한일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있어 귀국 후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들의 법정 싸움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우애 강조’의 유언이 있었지만 법정에서 법리적 싸움은 지속될 것”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17 07:00
산업

효성, '쪼개기 상장' 논란 피할까

효성그룹이 신설 지주회사 설립으로 2개의 지주사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1년 전 현대백화점그룹 형제의 인적분할 추진 과정과 유사해 효성가가 ‘신설 지주사 안건’ 통과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두 형제가 계열 분리를 통한 독립경영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각각의 지주사를 거느린다는 게 인적분할의 핵심이다. 기존의 지주사 효성을 비롯한 섬유와 중공업·건설 부문은 조현준 회장이 이끌고, 조현준 부회장은 신설 지주 설립으로 효성첨단소재 등 첨단소재 부문을 전담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같은 각각의 지주사 체제는 경영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 집단들이 보편적으로 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사곤 했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치의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대표적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샀던 인적분할은 현대백화점이다.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신설지주 설립으로 독립경영 체제를 꿈꿨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인적분할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의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인적분할에 반대표를 던졌고, 소액 주주들도 대거 반대표를 행사했다. 표결에 참여했던 참여주주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했는데 인적분할 찬성표가 1.7% 부족해 안건이 부결됐다. 국민연금의 지분은 8.03%였다. 효성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만약 참여주주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현대백화점처럼 인적분할이 무산될 수 있다. 주주들이 인적분할을 반대하는 이유는 ‘자사주의 마법’ 때문이다. 자사주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쓰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주주들도 인적분할 이전까지 자사주 소각을 내걸었던 바 있다. 효성그룹은 이런 ‘자사주 마법’을 의식해 이사회를 통해 분할 회사가 소유한 자사주 116만1621주(5.51%)에 대해서 “분할 및 재상장이 완료되기 전에 분할회사의 결정으로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거나 소각할 수 있음”을 표기했다. 상황에 따라서 일부만 소각할 수 있는 셈이다. 효성그룹은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과는 다르게 신설지주 설립과 관련한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주주들의 지배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인적분할 추진 당시 정지선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이 36.08%였다. 그러나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부회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10.14% 등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이 56.10%에 달한다. 국민연금도 6.63%를 갖고 있다. 효성의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고, 국민연금의 지분은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기존 지주사인 효성의 주주들은 “쪼개기 상장 막아라”며 반발하고 있다. 효성의 주가가 인적분할 계획 공시 이후 하락 추세이기 때문이다. 6만4000원대의 효성 주가는 4일 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 참석 후 신설지주 설립과 관련해 “저희가 상장사니까 한국거래소에 신청서를 냈고, 거래소에서 승인해야 완성된다”며 “심의하는 법적인 기간도 필요하고 거래소가 저희한테 '오케이' 사인을 줘야 하므로 그게 좀 지나면 신설 지주 사업 계획 등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뒤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간의 지분스왑 및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처리, 베트남 법인 내 사업 양수·양도 등 계열분리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액션은 긴 시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두용 기자 2024.03.0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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