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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복 받았습니다"…'나를찾아줘' 이영애, 14년만 의미있는 컴백
이영애가 컴백했다. 14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이영애, 그리고 이영애의 모성애다. 4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나를 찾아줘(김승우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승우 감독과 이영애, 유재명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현장은 14년만에 스크린 신작으로 공식석상에 나서는 이영애로 인해 일찍부터 수 많은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이영에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한 비주얼을 뽐내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과시, "역시 이영애"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이영애는 14년만 컴백에 대해 "횟수를 이야기 해주시는데 '그렇게 시간이 빨리 지났나'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엊그제 일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서도 "여러가지로 만감이 교차한다. 기쁘다"고 말했다. 이영애가 14년만 복귀작으로 택해 주목받고 있는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이번 영화에서 이영애는 아들을 잃어버린 실의와 죄책감, 그리움으로 6년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아이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엄마 정연을 연기했다. 이영애는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현장의 공기를 바꿔놨다는 후문이다.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 받았을 때 아주 촘촘하면서도 완벽한 연극 대본을 보는 것 같았다"며 "스릴러지만 따뜻하다. 한 마디로 감동이 있어 좋았다. 착한 사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리멸렬한 군상들이 나오지만 그게 현실이고,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운을 남겨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건 내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같이 이뤄가는 마을 사람들 전체가 주인공이다. 한 분 한 분들이 잘 해주셔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작품이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본의 아니게 14년간 영화를 안 하게 됐지만, 기다린만큼 보람있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내 나름으로는 들었다"고 강조했다. 김승우 감독은 "이영애 씨와 작업하는 모든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등장만으로도 프레임 안 공기를 바꿔내는 그런 것들을 느꼈다. 촬영 현장에서 온 몸을 던져 혼신의 연기 해주셨고, 편집하면서도 감탄을 많이 했다. 이 부분들은 분명 관객 분들이 스크린에서 본다면 이해해 주시고, 같이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자신했다. 이영애 캐스팅에 대해서는 "이영애 배우는 내게 있어 판타지 같은 존재였다. '감히 내가'라는 생각도 했다. 신인 감독 작품을, 14년만 컴백작으로 선택한 것은 분명한 용기였고 결정이었기 떄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영애와 배우 대 배우로 호흡맞춘 유재명 역시 다를 바 없는 마음이었다. 유재명은 "솔직히 이영애 선배님과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도 그렇지만, 같이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황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나 역시 스크린에서만 뵀던 분이다"고 운을 뗐다. 유재명은 "연극을 할 때 '어떤 배우가 무대에 등장하면 그것으로 끝이 난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영상 작업을 하면서 눈빛과 호흡을 보는 것 만으로도 다 느껴도로, 내가 준비하고 노력했던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작업은 상상 이상의 행복한 일이었다. 이영애 선배님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극중 유재명이 맡은 홍경장은 나름의 규칙과 권력으로 유지해오던 곳이 아이를 찾으려는 정연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인물이다. 유재명은 진실을 숨긴 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려는 홍경장을 특유의 일상적이면서도 서늘함이 느껴지는 연기로 완성했다. 유재명은 "이영애 선배님은 선한 영향력을 주는 동료라 생각한다. 자기 것을 고수하지 않고, 교감하려 하시더라.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집중력으로 장면을 해 내는 모습은 같이 하는 배우에게 '아' 하는 감탄과 함께 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이 작품을 통해 나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영애 역시 유재명에 대한 흡족함을 드러냈다. "오늘 유재명 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멋진 분이었나' 싶었다"며 미소지은 이영애는 "사실 평소에는 너무 얌전하고 점잖은 분이다. 근데 현장에서는 몰입도가 깊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너무 큰 힘이 됐다. 현장에서 감독님과도 여러 번 말했지만 진심으로 '복 받았고, 운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이영애는 유재명·박해준 등 배우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 때부터 함께 했던 스태프들과 이번에도 만났다. 오랜만에 내가 영화를 한다고 하니까 내 핑계 삼아 다 참여해 주신 것이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사했다"고 언급했다. 대중이 기억하는 스크린 속 이영애의 모습은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감독)'가 마지막이다. 그 사이 이영애는 실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됐고, 배우의 삶을 잠시 내려놓은 채 가정을 최우선시 했다. 때문에 엄마로서 연기한 엄마의 모습은 '친절한 금자씨' 때와는 또 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영애는 "배우로서 나이가 들면서, 아니면 어떤 변화를 겪으면서 연기의 폭이 넓어지고 스펙트럼이 다양해진다. 나 역시 이 작품을 임하는 자세가 이전과는 달라졌다"며 "여러가지면에서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표현할 수 있었고, 힘들었고, 아팠다. 이 작품은 '금자씨' 못지 않게 나에게는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와 바람이 있다"고 고백했다. 또 "결혼 전에는 역할과 장르, 작품 색깔에 많이 집중했다면, 지금은 '내가 선택하는 작품에 있어서 만큼은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조금 더 나은 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그런 면에서 작품 선택 기준점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영애는 "20대, 30대를 배우로서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지냈다면, 40대는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게 큰 자양분이 돼 지금 나의 뿌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를 찾아줘'는 운명이고, 감사한 인연이다. 앞으로도 균형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영애를 비롯해 김승우 감독과 유재명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임했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이영애의 존재만큼 빛을 발할 진정성이 담긴 영화 '나를 찾아줘'는 27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2019.11.04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