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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송강호 열고 이병헌 닫는다" 74회 칸영화제 개막(종합)

칸영화제의 막이 오른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Festival de Cannes·이하 칸영화제)가 6일 오후 7시25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오프라인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열흘간의 축제를 펼친다. 칸영화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칸2020 오피셜 셀렉션(Official Selection)'이라는 명칭을 달고 공식 초청작 56편을 발표했을 뿐,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온라인 영화제를 최대한 지양하려 했던 칸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은 올해는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상 개최를 치르려 노력했고, 매해 5월 개최되는 영화제를 7월로 옮겨 전세계 영화인들을 맞이하게 됐다. 2년 2개월만의 개막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한 만큼, 칸영화제 측은 방역과 안전 예방에 만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 사무국 측은 사전 방역 수칙을 안내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한국영화는 경쟁부문 진출작 없이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이 비경쟁 부문에, '당신 얼굴 앞에서(홍상수 감독)'가 처음 신설된 칸 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 받았다. '비상선언' 팀은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 이병헌, 임시완이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프리미어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며, 홍상수 감독을 비롯한 '당신 얼굴 앞에서' 팀은 이번 영화제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작은 레오 카락스 감독의 '아네트'(ANNETTE)가 상영된다. ◇백신접종 기본…방역 단계 최고치 칸영화제 관련 행사장을 비롯해 영화관 입장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인증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는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이다. 현지로 향하는 '비상선언' 팀도 스태프들까지 전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집행위원회는 행사장 근처에 검사소도 마련했다. 주최 측 발급 출입증을 들고 검사소에 가면 국적과 관계없이 무료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6시간 뒤 결과가 나온다. 검사소는 폐막식 당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사이 운영한다. 내·외부 마스크는 기본, 열화상 카메라도 통과해야 하며, 무엇보다 반가운 악수, 기쁨의 포옹 등 '신체적 접촉' 또한 일절 불허다. 티켓 예약은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온라인으로만 창구를 열었다. 공식 프리미어 외 행사들은 대폭 축소됐다. 또한 각국의 영화 배급사 또는 영화제 관계자들이 신작 영화를 관람하고 개봉작 또는 상영작을 선택하는 필름마켓은 '칸 인 더 시티' 프로젝트로 변환, 전 세계 주요 5대 도시에서 동시에 열린다. 서울도 포함됐으며, 8일~9일, 12일~16일 아트나인에서 개최한다. ◇심사위원 송강호→폐막식 시상 이병헌 경쟁부문 진출작은 없지만 어느 때보다 칸영화제 중심에서 활약할 한국 영화인들이다.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진다. '비상선언'의 두 주인공이기도 한 송강호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문을 열고, 이병헌이 폐막식 시상자로 선정돼 행사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 송강호는 국내 남자배우로는 최초, 한국 영화인으로는 신상옥(1994), 이창동(2009), 박찬욱(2017) 등 감독과 배우 전도연(2014)에 이어 다섯번째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다. 칸영화제 참석은 무려 여섯번째다. 송강호는 개막식 당일 진행되는 심사위원 기자회견을 첫 행사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일 가장 먼저 칸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 스파이크 리 감독 및 심사위원들과 함께 24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을 평가한다 이병헌은 후반부 존재감을 내비친다. 한국 배우 최초 폐막식 시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박찬욱 감독이 각본상 시상자로 나선 데 이어 한국 영화인으로는 두 번째다. 심사위원석에 앉아있을 송강호와 시상 무대에 설 이병헌의 투샷도 기대를 모은다. 이병헌과 해외 시상식 인연은 2016년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시발점. 당시 이병헌은 한국 배우 최초로 외국어영화상(현 국제장편영화상) 시상을 진행해 한국 영화인 중 가장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를 밟기도 했다. 칸영화제 참석은 세번째다. ◇한국영화 월드 프리미어 첫 선 '당신 얼굴 앞에서'와 '비상선언'은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당신 얼굴 앞에서'는 15일 상영이 예정돼 있으며, '비상선언'은 15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칸영화제 60주년 기념관(Salle du soixantième)에서 프레스 스크리닝을, 16일 오후 10시15분(한국시간 오전 5시15분) 뤼미에르 대극장(Theatre Lumiere)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진행한다. 홍상수 감독은 '당신 얼굴 앞에서'를 통해 통상 11번째 칸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은 한국 감독으로 기록을 세웠다. '당신 얼굴 앞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칸 프리미어에 초청받은 첫번째 한국 영화가 됐다. 칸 프리미어는 칸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전 세계적으로 저명한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영화제 기간 내 드뷔시 극장에서 상영된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홍상수 감독은 개인적인 영화를 만드는 미니멀리스트이며, 다른 영화감독들에게 영감을 주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번 영화에서 홍상수 감독의 뮤즈 김민희는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이혜영이 여주인공으로 나서 열연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다.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송강호·이병헌·전도연·김남길·임시완을 비롯해 김소진·박해준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 역대급 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국내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비상선언'이 초청된 비경쟁 부문은 예술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엄선해 초청하는 칸영화제의 대표적 섹션 중 하나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비상선언'에 대해 "완벽한 장르 영화"라고 호평했다. 칸영화제 포스터와 스틸도 공개 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프리미어 후 세계 영화인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7.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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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코로나19 공백기 끝낸 이성민, 넷플릭스 불경기 끝낸다

배우 이성민이 코로나19 공백기를 끝내고 돌아온다. 지난해 1월 개봉한 영화 '미스터 주'·'남산의 부장들' 이후 새 작품을 내놓지 않았던 이성민은 오는 7월 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 '제8일의 밤'으로 오랜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그간 '리멤버'·'기적'·'핸섬 가이즈'·'대외비: 권력의 탄생'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준비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본의 아닌 휴식기를 보냈던 그는 1년 반 만에 관객과 만난다.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예 김태형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성민은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지키는 자의 운명을 가진 진수를 연기한다. 진수는 저승으로 가지 못한 영혼들을 저승으로 안내해주는 일을 하던 전직 승려다. 박해준·김유정·남다른·김동영 등과 호흡을 맞추며 선두에서 '제8일의 밤'을 이끈다. 퇴마를 하는 전직 승려 캐릭터를 맡아 인도의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까지 공부했다. 이성민은 "진수라는 캐릭터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세계 말고도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다른 세계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상상을 해야만 했다"며 "또 다른 눈을 가진 그런 분들을 주술사나 샤머니즘을 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는데,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다. 전직 스님이기 때문에 스님과도 여러 대화를 나눴다. 영화의 세계관, 우리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 했다. 연기를 하기 위해 정서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제8일의 밤'은 2년 전 촬영을 진행한 작품이다. 당초 극장 개봉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가가 얼어붙자 쉽사리 스크린에 걸리지 못했고, 결국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이성민의 코로나19 공백기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덕분에 끝낼 수 있던 셈이다. 넷플릭스가 이성민의 공백기를 끝냈다면, 이성민은 넷플릭스의 불경기를 끝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영화 '새콤달콤'·시리즈 '무브 투 헤븐' 등이 연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됐으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킹덤'에서 시작해 '승리호'까지 승승장구하던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최근 공개된 한국 넷플릭스 최초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여름날과 잘 어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제8일의 밤'이 구원 투수로 나선다. 이성민은 '제8일의 밤'의 선장으로서 시청자의 이목을 가장 먼저 집중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민은 "흔히 오컬트 영화를 보면 대게 악마나 사탄이 나오고 퇴마를 한다. '제8일의 밤'은 그 내용이 뼈대일 뿐이다. 이야기의 심장은 깨달음이다.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지점"이라고 자신하면서 "넷플릭스 시청자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 한국 시청자도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말고 여러 세계에 계신 시청자들에게도 새롭고 신비한 이야기가 될 거다.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넷플릭스 2021.06.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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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최고 44만" 상반기 눈물나는 韓영화 성적표

상반기가 훌쩍 지나 벌써 6월이다. 본격적인 여름시장을 코 앞에 둔 영화계는 속속 최대 성수기를 준비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조금이나마 희망이 생긴 분위기를 맞이하기까지 한국 영화는 물음표 가득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까, 다음 달은 괜찮을까' 계산기만 두드렸던 날들. 본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만큼 여름을 기점으로 하반기는 진정 오랜 암흑기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그 직전 극장의 버팀목이 되었지만 관객들과 만남은 어려웠던 한국 영화들은 단 한편의 흥행 히트없이 막을 내렸다. 우여곡절 속 상반기 개봉을 추진한 영화들은 스크린에 걸렸다 뿐 흡족한 상영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시국을 핑계로 수치에 대한 흥행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열외 작품들이 되면서 '개봉 자체가 용감하다'는 응원과 지지가 줄을 이었지만, 냉혹하게는 아쉬움 가득한 성적표를 받아 들여야 했다. 특히 기대를 모은 외화들은 올해 흥행 최고치 마지노선인 200만 명을 줄줄이 돌파하면서 기대에 어느정도 부흥했지만, 한국 영화는 흥행이 예상된 기대작들조차 100만, 아니 50만 명을 넘긴 작품이 한 편도 없다. 이름값 날리는 감독, 배우도 '마의 50'은 큰 산이었다. 지난 2월 17일 개봉한 김영광·이선빈 주연 영화 '미션 파서블' 44만7111명이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흥행 1위 기록이다. 10위권도 아닌 30위권 내 성적을 올린 한국 영화들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7일 기준 강하늘·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 39만8442명(개봉 4월 28일), 공유·박보검 '서복' 38만5294명(4월 15일), 설경구·변요한 '자산어보' 33만8567명(3월 31일), 서예지·김강우 '내일의 기억' 33만2986명(4월 21일), 김강우·유인나·유연석·이연희·최수영·유태 '새해전야' 17만1451명(2월 10일), 서인국·이수혁 '파이프라인' 12만4003명(5월 26일), 찬열·조달환 '더 박스' 12만2469명(3월 24일), 문소리·김선영·장윤주 '세자매' 8만3275명(1월 27일) 순이다. 물론 제작비 등 투자 대비 흥행성과 작품성 등 각각의 영화에 대한 평가는 또 다른 문제다. '서복'은 OTT 티빙과 동시 개봉이라는 최초의 선례를 남기며 오히려 배급사 측은 판매료와 추가 극장 수익으로 흑자를 거둘 수 있었고, '자산어보' '세자매 '등은 '언젠가는 반드시, 꼭 봐야 할 작품' 등 실관람객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심야 꼼수 티켓팔이로 종영시즌 눈가리고아웅 식의 오점을 자처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결과에 따른 아쉬움이 남지 않는 영화 역시 한 편도 없다는건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을 부각시킨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209만9131명(1월 27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04만9947명(5월 19일), '소울' 204만7884명(1월20일), '미나리' 113만543명(3월 3일), '고질라 VS,콩' 70만3235명(3월 25일), '크루엘라' 66만4319명(5월 26일),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 23만5763명(6월 3일) 등 외화 성적과 비교하면 더 처참하다. 충무로 관계자는 "평가가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바닥 성적표가 나왔다. 외화가 빵빵 터지면서 한국 영화 입장에서 코로나19는 잘 써먹을 수 있는 핑계가 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티켓파워 있는 배우들이 등판해도 관객들은 외면했고, 잔잔하고 무거운 장르의 작품이 많았다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비롯해 시원하게 흘러간 '미션파서블'을 그나마 많이 찾은 이유가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이어 "힘겨운 영화계 사정을 모두가 잘 알기에 객관적인 수치에 따른 뭇매보다 개봉 도전 자체만으로 칭찬받은 시간이지만 이 또한 끝물이다. 결국 2년째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네임드 감독들의 오락성 짙은 대형작품이 나와줘야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싶다.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랑종'을 비롯해 외유내강이 제작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황정민 주연 '인질' 등이 여름 개봉작으로 나란히 결정돼 다행이고 다시 기대가 크다"고 내다봤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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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관객과 만날 날 더 기대"…'비상선언' 한재림 감독, 첫 칸 입성(종합)

충무로 대표 스타감독 한재림 감독이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3일 오후 6시(한국시간) 진행된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발표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재림 감독 영화 '비상선언'은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다. 현재 한국 영화계를 대표할 수 있는 배우와 스태프진이 총출동해 한국형 장르 영화의 최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역시 "한국 영화는 크게 작가주의적 영화, 역사를 다룬 작품, 장르성이 돋보이는 영화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비상선언'은 장르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벽한 장르 영화라 할 수 있다"고 초청 이유를 전했다. '비상선언'에 출연한 배우들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칸 레드카펫을 밟은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상선언' 초청 전 송강호는 다섯 번, 전도연은 네 번, 이병헌은 두 번 칸을 찾았고, 김남길과 임시완 역시 칸 신고식을 치렀다. 이들을 한데 불러모은 노력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첫번째 보답일까. 한재림 감독은 첫 칸영화제 진출로 '비상선언'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며 감독 개인으로서도 의미를 더하게 됐다. 2005년 발칙한 데뷔작 '연애의 목적'으로 충무로에 등장한 한재림 감독은 '우아한 세계'(2006)를 통해 송강호와 처음 만나 조폭 느와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비상선언' 못지 않은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메가히트 사극 '관상'(2013), 정치권 이슈를 다룬 시대극 '더킹'(2017) 등을 통해 극과극 장르와 다채로운 소재를 넘나들며 감독의 색채까지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오랜시간 준비한 '비상선언'은 또 한편의 대규모 상업영화로 기획 단계부터 충무로와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준비 된 모든 영화들의 개봉이 잠정 보류 된 상황에서 '비상선언'의 깜짝 칸 진출 낭보는 분명 흡족한 시작이다. 한재림 감독은 칸영화제 초청에 공식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영화 '비상선언'으로 희망과 위로를 드리고자 했던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초청 발표 직후 일간스포츠에 "사실 누구보다 관객분들에게 빨리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며 "개봉날을 생각하니 벌써 두근두근하다. 마무리 잘 하겠다"고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한 짙은 갈망을 표하기도 했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엄선해 초청하는 칸영화제 대표적 섹션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이라는 인증도 받았지만, 완성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7월 6일 개막하는 칸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비상선언'에 전세계 영화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을 높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작품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시기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길 기다림의 시간 또한 설레게 만든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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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환영받은 윤여정 vs 검열받은 클로이 자오

나란히 아시아 여성 영화인의 존재감을 높였지만, 영화 역사에 기록될만한 한 획을 그었지만 '국가'의 반응은 달랐다. 한쪽에서는 대대적인 환영과 축하로 떠들석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무슨 일이 있냐'는 듯 그저 고요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미나리'의 윤여정과, 작품상·감독상을 품에 안은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윤여정과 클로이 자오는 올해의 아카데미 시상식을 정리하고 평가하는데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이다. 오스카 레이스 내내 꾸준히 이들의 성과와 능력을 주목했고, 최종 오스카 수상에 성공하자 '당연한 결과'라며 누구보다 축하했다. 외신들은 '화이트 아카데미'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아카데미 측의 변화와 노력에 초점을 맞추며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다. 포용적 메시지를 내놨다" 등 호평섞인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 그리고 아시아 배우로는 63년만에 오스카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아 여성이다. 여성으로서는 2010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 감독 이후 두번째다. 너도 나도 '역사적 순간'이라 떠들석했지만 이들을 자국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윤여정은 과장을 조금 보태 국가 잔치와 다름 없었고, 클로이 자오 감독은 삭제됐다. ◇역사적 경사 윤여정 바다 건너 전해진 기념비적 소식에 수상 당사자보다 더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야 했던 시간이다. 대통령 축전부터 각계각층 인사들과 문화계 동료, 선후배, 그리고 대중들의 축하 메시지가 기다렸다는 듯 쏟아졌고, 윤여정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들은 광고마다 축하 자막을 다는 것은 물론 깜짝 이벤트로 기쁨을 함께 했다. 모교 이화여자고등학교에는 자랑스러운 선배님을 위한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방송계와 영화계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미 오스카 수상 전부터 OCN '윤스토리' KBS '다큐인사이드' 등 윤여정을 주인공으로한 다큐멘터리가 여럿 제작을 추진하고 있었고, 윤여정의 대표작 특별 편성도 줄줄이 이어졌다. 영화계도 '윤여정 특별전-도전의 여정을 걷다' '배우 윤여정의 시작과 현재' 등 윤여정 출연작만 묶은 특별전과 기획전, 상영전을 준비해 배우 윤여정을 기록했다. 왓챠, 웨이브, 티빙을 비롯한 각 방송사 유튜브 채널 등 OTT 플랫폼도 윤여정 섹션을 따로 개설해 윤여정과 함께 한 모든 시간을 추억했다. ◇사라진 블랙리스트 클로이 자오 하지만 중국은 오스카도, 클로이 자오도 외면했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주 활동 무대가 미국이었어도 중국 출신이기에 우리 못지 않은 대륙의 환호가 있을 것이라 예측됐다. 그러나 중국은 오스카 레이스 기간 포함 그간 클로이 자오 감독이 각종 인터뷰에서 보여준 중국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문제 삼았고, 지난 4월 초부터 클로이 자오 감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때문에 이번 오스카 수상도 축하는 커녕 애초 본토와 홍콩 일부 TV까지 시상식 중계를 금지시켰고 현재는 '노매드랜드' 개봉 취소도 논의 중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게시물 역시 모두 검열 대상이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나 중앙방송(CCTV)은 아카데미 수상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웨이보, 위챗 등 중국 SNS에서는 게시물과 해시태그가 일제히 차단 당했다. 이름, 아카데미, 오스카, 수상, 축하 등 모든 언급이 불가하다. 외신들도 '한국과 달리 중국은 쥐죽든 듯이 조용하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5.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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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오늘(26일) 美아카데미…팀 '미나리'·봉준호 감독 출격(종합)

아카데미의 날이 밝았다. 2년 연속 바다 건너에서 치러지는 남의 나라 시상식에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한국 영화인들이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이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시내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 등에서 개최된다. 매년 2월에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개최 시기가 두 달 가량 연기됐다. 오스카 레이스 기간 치러진 대부분의 시상식은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마지막 무대로 일컬어지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대면 시상식을 최종 결정했다. 다만 LA 돌비극장 외 섭외 장소가 많아졌고, 방역과 안전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시상자와 수상자들은 여러 장소로 분산돼 시상식을 즐긴다. 한 장소에 모일 수 있는 인원 수는 170명으로 제한되고, 참석자들은 체온 측정은 기본, 여러 번의 코로나 검사도 받는다. 마스크는 촬영이 진행될 때만 벗을 수 있다. 아카데미 측은 "한편의 영화같은 시상식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정이삭 감독)' 팀은 현지에서 재회한다. 한국에 체류 중이었던 윤여정과 한예리는 팀 '미나리'의 일원이자 후보 자격으로 공식 초청장을 받고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 LA로 출국했다. 분위기는 2년 연속 좋다. 지난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무려 4관왕을 싹쓸이 한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기적은 한국 영화 100여 년의 역사에서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최초의 일이었기에 국내 영화인들도, 영화 팬들도 쉽게 소화될 수 없는 놀라움을 그대로 맞아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유경험자'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기다린다. 내적 친근감은 높아졌지만 다시 남의 잔치가 되나 싶었던 찰나, 기다렸다는 듯 준비된 '미나리'가 등장했고, 오스카는 새 역사의 기회를 놓지 않았다. 지난해 '기생충'이 한국에서 한국 감독, 한국 배우들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 로컬 영화로 할리우드 심장을 정조준했다면, 올해는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한인 영화로 도전장을 내민다. '미나리'는 제2의 '기생충'이라 불리며 오스카 레이스를 힘차게 달려왔다. 6개 부문 중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는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윤여정이다. 윤여정은 오스카 레이스에서 연기상으로만 무려 38개의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골드더비 수상 예측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윤여정이 받지 못한다면 이변이다'는 반응이 높다. 윤여정이 수상에 성공한다면 윤여정은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로 역사에 남는다. 또 1958년 열린 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과, 자전적 이야기로 글로벌 관객들과 소통한 정이삭 감독의 수상에도 응원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2년 연속 인연을 맺게 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올해는 어떤 낭보가 전해질지 기대감이 치솟는다. 한편, 올해 시상식에는 지난해 주인공 봉준호 감독이 시상자로 참여해 더욱 풍성한 자리를 완성한다. 봉준호 감독과 '미나리' 팀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영화팬들의 설레임은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또 한번의 수상자 배출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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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박찬욱 감독, 美드라마 '동조자' 연출 "퓰리처상 수상작"

'거장' 박찬욱 감독의 차기 행보는 미국 TV 드라마다. 6일(현지시간) 벌처, 데드라인 등 외신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은 2016년 퓰리처상 수상작 '동조자'(The Sympathizer)의 TV 시리즈 연출을 맡는다. '동조자'는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이 집필한 소설로, 베트남 대위 출신 이민자가 미국에서 CIA 비밀요원으로 이중 첩차의 삶을 살다 베트남이 공산화된 이후 미국에 정착한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다.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담아 퓰리처상 외에도 앤드루 카네기 메달, 펜 포크너 상 등 미국 주요 문학상 9관왕에 올랐다. 또한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 8개 주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의 드라마 연출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 2018년 영국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해 주목 받았다. 특히 '동조자'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다수의 명작을 배출하고 있는 A24가 제작을 진행해 신뢰도를 높인다. A24는 '미나리'의 배급사로도 익숙하다. 박찬욱 감독과의 협업은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 원작을 쓴 응우옌 작가는 자신의 SNS에 "A24가 '동조자'의 TV 판권을 샀고 '아가씨' 등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 흥분된다"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동조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보다 더 나은 연출자를 상상할 수 없다"고 흡족한 반응을 표했다. 이어 "'올드보이'에서 놀라운 낙지 신을 만들어낸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에서도 역시 상상력 가득한 신을 만들어내주기를 바란"며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A24 팟캐스트에서 박찬욱 감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현재 영화 '헤어질 결심'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며, 5년만에 국내 스크린 복귀를 준비 중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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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류승룡·조우진, 이토록 특별한 '우정'

이런 존재감, 대환영이다. 배우 류승룡과 조우진이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에서 관객들의 뇌리에 꽂힐 만한 장면들을 완성하며 진정한 '자산의 벗'으로 거듭났다. '자산어보'는 류승룡과 조우진을 비롯해 동방우·정진영·김의성·방은진·최원영·윤경호·조승연 등 배우들이 우정출연으로 힘을 보태 서로가 서로의 벗이 되는 과정을 그린 '자산어보'의 스토리와 일맥상통하는 뜻을 표했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의 실학자이자 정약전의 둘째 아우 정약용으로 분한 류승룡과 민생보다 자신의 이익이 우선인 관리 별장 역을 맡은 조우진은 짧은 우정출연에도 필모그래피에 자랑할만한 캐릭터와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류승룡과 조우진은 단 한번 서비스 차원에서 얼굴을 등장시키는 것이 아닌,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신들에 여지없이 출연하며 극과 극을 잇고 이끄는데 남다른 영향력을 끼쳤다. 짧게나마 흑백 사극에서 만난 류승룡과 조우진의 얼굴도 기분좋은 신선함을 선사한다. 류승룡은 설경구의 추천과 이준익 감독의 정중한 요청으로 '자산어보'에 합류했다. '극한직업'으로 4000만 배우에 등극했던 지난 2019년 곧바로 '자산어보' 러브콜을 받았던 류승룡은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 흔쾌히 응답했다. 이준익 감독은 "조심스레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합류해줘 너무 고마웠다"는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그 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극한직업' 팀과 함께 크고 작은 행사에 모두 다니며 인사를 건넸던 류승룡은 빼곡한 일정을 마친 후 "'자산어보' 촬영하러 간다"며 안녕을 고했던 바, 짧은 분량, 짧은 시간임에도 완벽히 캐릭터에 몰입해 등장만으로 무게감 있는 시대의 인물을 연기해낸 류승룡에 뒤늦게 놀라움이 샘솟는 이유다. 류승룡의 출연 뒤에는 '자산어보'의 깜짝 캐스팅 디렉터로 활약한 설경구의 애정도 있었다. 파트너 창대 역에 후배 변요한을 직접 추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설경구는 낯선 '자산어보'가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배우들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추천과 캐스팅에 함께 힘쓰며 주연 배우를 넘어선 책임감을 발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설경구는 '우상'으로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해외에서도 이준익 감독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자산어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류승룡을 적극 언급했다는 후문. 영화의 힘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현실화 된 일이다. 또한 조우진은 조연같은 조연아닌 우정출연으로 '자산어보'의 웃음 포인트를 담당했다. 그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캐릭터이자 조우진의 모습이다. 우정출연으로 역대급 인생캐를 만들어낸 조우진의 능력도 '와 진짜 대단하다'는 감탄이 터질 정도로 놀랍다. 이준익 감독은 '자산어보' 시사회에서 "조우진 같은 경우는 드문 드문 계속 나와 조연처럼 보이지 사실 4회 밖에 촬영을 안했다. 그 캐릭터는 또 어떻게 만들어낸 인물인지 감독인 내가 보면서도 신기하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음이 닿은 '자산어보'. 스크린 안팎으로 빛난 벗들의 진심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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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칸 영화제, 코로나19에도 올해는 열린다..5월→7월 연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 개최되지 못했던 프랑스 칸 영화제가 두 달 연기돼 열린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74회 칸 영화제 개최 날짜를 5월에서 7월로 두 달 가량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5월 11일에서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74회 칸 영화제는 7월 6일에서 17일까지 진행된다. 전통적으로 5월 개최돼왔던 칸 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두 달 미뤄진다. 반드시 영화제를 정상 개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전망. 현재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300만 명, 사망자 7만 3000명을 넘어섰다. 백신 개발로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희망으로 두 달 연기해 정상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칸 영화제는 지난해 정상 개최를 포기하는 아픔을 겪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이 "온라인 개최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경쟁과 비경쟁 부문으로 나누지 않고 '칸 2020 오피셜 컬렉션'이라는 타이틀로 초청작 56편을 소개했다. 일부 초청작은 칸이 아닌 베를린, 베니스, 부산영화제 등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한국 영화로는 연상호 감독의 '반도'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가제)가 포함됐다. 지난해 혼란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국제 영화제들은 올해 각자 살 길을 도모하고 있다. 매년 2월 열렸던 베를린 영화제는 3월 온라인 영화제 진행 후 6월 오프라인 상영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규모를 줄여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 베니스 영화제는 평소와 같이 9월 열릴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1.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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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기다림 n년째…'승리호'+송중기, 넷플릭스行 망작 계보 깰까

오랜 기다림 끝, '승리호'와 송중기가 온다.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가 내달 5일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지으며 표류의 종지부를 찍는다. 개봉 변경만 n차례, 기다림도 n년째다. 한국영화 최초 우주 SF 장르, 250억에 육박하는 제작비, 흥행이 담보 된 배우들까지 '승리호'를 향해 치솟던 기대치는 만남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뚝뚝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승리호'가 찾은 최종 답안지가 넷플릭스로 향하면서 손실은 최소화 한 상황. 남은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진심어린 반응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에 이어 당초 스크린용으로 제작돼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지은 네번째 작품으로, 시즌 텐트폴을 노렸던 대작으로는 처음, 스크린·넷플릭스를 떠나 2021년 선보이는 첫 국내 대작이라 주목도가 상당하다. 주인공 송중기의 복귀작이라는 것 역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보편적 장르에 속하게 된 SF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막 도약하려는 도전적 성향이 강하다. 2092년, 우주 청소부, 대량살상무기, 돈, 거래, 생계형, 인간형 로봇 등 '승리호'를 완성한 소재들은 확실한 신선도를 자랑한다. 어디에서 본 듯 해도 분명 우리나라 영화는 아니다. 비교 대상은 많지만 'K 무비' 울타리 안에서는 신기원을 열기 충분하다. 혹자들은 제작 자체에 의의를 두기도 하지만, 모든 우려를 뛰어넘고 환상적 우주 세계관을 선물할 것이라는 희망의 불씨도 살아있다. ◇넷플릭스行 영화들 '호평 타율' 씁쓸 '승리호'에 거는 기대 첫번째는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들의 '망작' 선입견을 싹둑 잘라내주지 않겠냐는 것. 전종서는 살아남은 '콜(이충현 감독)'을 제외하고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과 '차인표(김동규 감독)'는 기대 이하의 결과물로 혹평을 한 몸에 받았다. 국내 개봉 후 넷플릭스로 향한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는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끈 케이스. 또렷하지 않은 성적표 사이에서 '승리호'는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지은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정상적 극장 개봉을 하더라도 흥행은 미지수'라는 예측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국이라는 특이성도 영향력을 끼쳤지만, '오히려 이들 작품들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은 핑계거리가 됐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실제 일반인 펀딩까지 진행하며 자금을 끌어 들이려 했던 '승리호'는 펀딩에 사실상 실패, 버티고 버틴 후 넷플릭스 카드를 외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 속 '넷플릭스 영화'로 정체성을 탈바꿈 시킨 작품들은 수익을 위한 '판매용 상품'에서 더 나아가 '망작'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승리호'도 제작 단계부터 후반 작업이 진행되는 순간 순간 극과 극 기대치에 휩싸였고, 사전 공개된 콘텐트들마저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으면서 긍·부정적 화제성을 동시에 자아냈다. 여기에 넷플릭스 행은 '승리호'에 대한 선입견의 정점을 찍었다. 베일벗은 '승리호'가 보란듯이 반전의 씨앗을 살려내고 흥작의 선봉에 설지 응원의 목소리도 높다. ◇'히어로' 송중기, 영역 확장→이미지 변신 통할까 그 중심에는 히어로 아닌 히어로가 될 송중기가 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로 분한 송중기는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김태리),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와 최초의 우주 팀워크를 뽐낸다. 데뷔 이래 매 캐릭터 찰떡같은 연기력을 자랑하며 작품의 흥망을 떠나 배우 송중기로 손해 보는 일은 없었던 송중기인 만큼 태호로 터질 매력에도 믿음이 더 크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잘도 맞물린 듯, 신축년 소의 해를 맞아 소띠 송중기의 활약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승리호' 뿐만 아니라 드라마 '빈센조'로 상반기 존재감은 따 놓은 당상이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경도, 스토리도, 캐릭터의 성격도 다르지만 응징의 카타르시스 속 '영웅'을 떠오르게 만드는 큰 맥락은 '승리호'와 '빈센조'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우주선 조종사부터 마피아의 냉철한 전략가이자 변호사인 콘실리에리 빈센조 까사노까지, 캐릭터 영역 확장과 함께 자연스러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자 하는 송중기다. 유일무이 송중기가 탄생시킬 전무후무 캐릭터는 송중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 이미 몇 번의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로 움직임 하나하나 이슈화로 이어지게 만드는 송중기가 실망없이 기대에 부응하는 송중기의 저력을 또 한번 확인시킬지 흥미롭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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