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건
축구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K리그 연봉 삭감론에 부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지도 예측할 수 없다.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파장이다. 프로축구 K리그는 개막을 일주일 앞둔 상태에서 덜컥 멈춰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기한 개막 연기 결정을 내린 뒤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6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아래로 줄어드는 등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분위기지만 아직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는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폭발적 지역사회 감염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경계심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고, 정부에서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K리그 개막 일정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정부의 대응 방향은 리그 개막 시점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라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에는 리그 개막은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K리그 개막이 미뤄지고 일정이 축소되면서 구단들은 이제껏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는 문제에 부딪혔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다. 물론 대부분의 구단들은 기업구단의 경우 모기업, 시도민구단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예산을 꾸리는 만큼 유럽 프로축구처럼 심각한 재정난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 유럽 프로축구의 경우 시즌 중단으로 인해 관중 수익과 중계권, 광고 수익 등에서 엄청난 손실을 겪는 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중위권 팀인 번리의 마이크 갈릭 회장이 "리그가 8월까지 재개되지 못할 경우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고, 다른 구단들이 입는 손실도 수천 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유벤투스(이탈리아 세리에A) 같은 팀들을 필두로 크고 작은 팀들이 선수단의 연봉 삭감에 합의한 이유다. EPL도 선수들과 연봉 30%를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해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차라리 기부를 하겠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K리그에선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모기업이나 지자체의 지원이 줄어들지 말라는 보장이 없어 K리그 구단들도 살얼음판 위에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대부분의 지출은 선수단 인건비로 나가는 만큼 이마저도 쉽지 않다. 유럽 프로축구리그처럼 선수들의 연봉 삭감에 대해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경기만 안 뛸 뿐이지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연봉에 대해 얘기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개막이 연기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나 시즌 도중 중단된 미국 프로농구(NBA)의 경우 계약서에 국가비상사태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할 경우 연봉 지급에 대한 조항이 명시돼 있다. 계약서에 따라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줄어드는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을 삭감하는 데 뜻을 모았고 NBA도 연봉 삭감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K리그 계약서에는 이런 조항이 없다. 박지훈 변호사는 "경기 일수 부족을 근거 삼아 선수들과 협의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계약서에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연봉 삭감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일이 처음 벌어졌기 때문에 계약서상 해당되는 내용이 없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추후 계약서에 이런 상황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07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