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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대구의 곤살레스' 삼성 오재일

아드리안 곤살레스(40)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한 시대를 풍미한 강타자다. 2004년 데뷔해 15년 동안 통산 317홈런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한 시즌 40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거포였던 그에게는 '숨은 가치'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수비였다. 통산 수비율이 0.9954로 최소 1만5000이닝 이상 소화한 1루수 중 역대 4위. 물 흐르듯 부드러운 수비를 앞세워 1루수 골드글러브(GG)를 네 번이나 받았다. 오재일(36·삼성 라이온즈)를 '대구의 곤살레스'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지난해 오재일의 수비율은 0.998로 800이닝 이상 소화한 1루수 중 1위였다. 올 시즌에도 16일 기준 수비율이 0.996로 200이닝 기준 2위(1위 황대인·0.997)다. 공격에선 약간 부침이 있지만, 수비에선 기복이 없다. 조동찬 삼성 수비코치는 "오재일은 야구 센스가 좋다. 키(1m87㎝)가 크고 팔다리도 길어서 수비 반경이 넓다. 바운드된 공도 잘 잡는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8일 삼성에 돌발 변수가 터졌다. 베테랑 2루수 김상수가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이후 삼성은 프로 3년 차 김지찬(21)이 김상수의 빈자리를 채우고 신인 이재현(18)이 유격수로 출전하는 횟수가 늘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통틀어 삼성 키스톤 콤비의 나이가 가장 어리다. 두 선수 모두 타격과 주루는 기대 이상이지만 수비에선 보완이 필요하다. 김지찬이 실책 9개로 리그 1위, 이재현도 5개로 적지 않다. A 구단 전력분석원은 "오재일의 1루 수비가 아니었으면 두 선수의 실책이 더 늘었을 거다. 그만큼 오재일이 1루에서 해주는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빗나간 송구나 까다로운 원바운드 송구도 어렵지 않게 잡아낸다. 내야진의 수비 안정을 이끄는 일등공신이다. 조동찬 코치는 "(1루수가) 악송구를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야수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수가 악송구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그러면 강하게 던져야 할 때 못 던지고 계속해서 소극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오재일처럼) 어떤 공이더라도 다 잡아주는 1루수가 있으면 훈련 때처럼 강하게 던질 수 있다. 1루수가 누구냐에 따라 (다른 내야수들의) 송구 능력이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찬과 이재현은 "(오재일 선배 덕분에)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은 1루가 고민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팀을 떠난 2020시즌에는 타일러 살라디노, 최영진, 이원석을 비롯해 최소 8명의 선수가 선발 1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어떤 선수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삼성은 그해 12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오재일을 영입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해 과한 투자(4년 최대 50억원)라는 비판도 있었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다. 오재일에게 바란 첫 번째 영입 효과는 타격이었지만, 수비에서의 존재감도 작지 않다. 오재일은 "아드리안 곤살레스는 너무 좋아하는 선수다. (현역 시절 뛰는 걸 보면) 타격도 수비도 부드럽고 쉽게 쉽게 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했던 곤살레스처럼 오재일이 삼성의 1루를 지키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6 16:24
야구

"리그에서 톱이다"…거포 오재일의 숨은 가치 '수비'

베테랑 1루수 오재일(35·삼성)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빛난다. 오재일은 자타 공인 거포다. 통산 홈런이 169개. 2015년부터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대부분 그의 활약은 공격에 집중된다. 하지만 수비에서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까다로운 내야 송구를 능수능란하게 받아낸다. 이순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오재일에 대해 "타격도 타격인데 내야수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수비를 보여준다. 1루수의 포구 능력이 불안하면 (내야수들이) 공을 잡은 뒤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오재일은 웬만한 걸 다 포구한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지난달 28일 대구 SSG전에선 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1-5로 뒤진 6회 초 2사 2루에서 이재원의 내야 땅볼을 잡은 유격수 오선진의 1루 송구가 짧았다. 하지만 원바운드를 완벽하게 계산한 오재일이 포구에 성공, 이닝을 종료했다. 오선진은 "공을 잘못 던지더라도 1루수에 따라 실책이 될 수 있고 아웃으로 이닝이 끝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1루 수비가 정말 중요한데, 재일이 형은 타깃이 크다 보니 던질 때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소속팀(한화)에 있을 때도 수비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정말 잘한다. 한화에서도 (김)태균이 형이 잘 잡아주셨는데 개인적으로 1루수 복이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1루까지 송구 거리가 먼 3루수 이원석도 '오재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121경기 10실책이었는데, 올해 4개(110경기)로 확 줄었다. 오재일 덕분에 내야 수비가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한 구단 단장은 "1루 수비만 놓고 보면 KBO리그 역대 최고 아닌가 싶다. 동체 시력도 좋다"며 "1루수가 공격 포지션이라 수비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않는 편인데 오재일의 수비 가치는 특별히 인정할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삼성은 매년 1루가 고민이었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활약한 2017~19년에는 큰 고민이 없었지만, 러프가 떠난 2020년 여러 선수를 돌려가며 기용했다.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를 비롯해 이성규·이원석·이성곤·박해민·최영진 등을 다양하게 투입했다. 그러나 누구 하나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전문 1루수'가 없으니 수비 불안이 커졌다. 오재일은 약점을 채우는 필승 카드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두산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그를 4년 총액 50억원에 영입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 베팅으로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혔다. 그리고 톡톡한 영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오재일은 29일까지 9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22홈런, 78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공격도 묵직한데 수비는 덤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재일은 리그에서 수비가 가장 좋은 선수가 아닐까 싶다"며 "악송구가 와도 부드럽게 잡아준다. 수비가 리그에서 톱"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9.30 12:33
야구

[피플 IS] '시즌 10홈런' 피렐라, 2014년 나바로보다 '24경기' 더 빠르다

홈런이 펑펑 터진다. 호세 피렐라(32·삼성)를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피렐라는 8일 대구 롯데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냈다. 2-3으로 뒤진 2회 말 2사 3루에서 서준원의 슬라이더를 펜스 밖으로 날렸다.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3구째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했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30일 대구 LG전 이후 6경기 만에 손맛을 보며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홈런 합계가 14개(팔카 8개·살라디노 6개)에 불과했다. 피렐라의 비교 대상은 나바로다. 나바로는 2014년부터 두 시즌 동안 연평균 홈런 39.5개를 기록했다. 2014년 31개, 2015년 48개를 터트리며 파괴력을 보여줬다. 찰스 스미스(1999년·40홈런), 다린 러프(2017~19·통산 86홈런) 같은 거포들도 삼성을 거쳐 갔지만 임팩트는 나바로가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삼성의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가 바로 나바로다. 그런데 올 시즌 피렐라의 초반 홈런 페이스가 2014년 나바로보다 더 빠르다. 피렐라는 시즌 30번째 경기(133타석)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3경기당 1개. 13.3타석당 홈런이 나왔다. 2014년 나바로가 54번째 경기(262타석)에서 10홈런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꽤 차이가 크다. 24경기를 단축했다. 그해 나바로는 시즌 초반 좀처럼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KBO리그를 처음 겪은 외국인 선수들은 일종의 적응기를 거치지만 피렐라는 곧바로 녹아들고 있다. 산술적으로 홈런 48개가 가능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 달 13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피렐라에 대해 "지금은 (장·단점을) 평가하긴 어렵다. 시즌 30경기 정도를 해보면 대략 어느 정도(실력)인지 윤곽이 나온다. 생소한 투수를 많이 만나고 투수마다 타이밍을 어떻게 잡을지 다 다르다. 외국인 타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렐라는 감독이 말한 시즌 30경기째 10홈런을 꽉 채웠다. 리그 홈런 2위. 타율은 3할 4푼을 넘는다. 타석에서의 빈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위협적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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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싸울 준비가 되지 않은 삼성, '부상' 라이온즈

42회. 삼성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부상자명단(IL) 제도를 가장 많이 이용한 구단이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40회 넘게 선수들이 IL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리그 평균(29.9회)보다 10회 이상 더 많았다. IL 최소 이용 구단인 롯데(18회)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제도 도입 첫 시즌부터 불명예스러운 1위였다. 시즌 내내 부상자가 속출했다. 투타를 가리지 않고 아픈 선수들이 쏟아졌다. 선발 벤 라이블리·불펜 노성호·포수 강민호·내야수 이학주·외야수 구자욱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한 차례 이상 IL을 경험했다. 베테랑 불펜 장필준과 외야수 김헌곤은 한 시즌 IL 등재 최대인 30일을 모두 소진했다. 심지어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는 허리 부상을 이유로 7월 퇴출당했다. 8월 초 허삼영 감독은 "주전이 3명 남았다"고 에둘러 팀 상황을 표현하기도 했다. 주전이 빠진 자리를 백업으로 채우다 보니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이 바뀌었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시즌 137개의 라인업(리그 평균 119개)을 사용해 최하위 한화(14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매 경기 경기력이 널을 뛰었다. 결국 부상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경쟁 동력을 잃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마자 부상자가 나왔다. 2월 초 포수 김도환(21)이 재활군으로 향했다. 청소년대표 출신인 김도환은 주전 강민호의 백업 1순위 후보였다. 그런데 오른 어깨 부상을 이유로 장기 공백을 갖게 됐다. 2월 11일에는 더 큰 악재가 발생했다. 거포 김동엽(31)이 활배근 부상을 이유로 이탈했다. 김동엽은 지난해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1위, 타점 공동 2위에 오른 중심 타자. 그러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모두 뛰지 못하면서 개막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부상 바이러스는 계속 퍼졌다. 김동엽 부상 닷새 만에 선발 투수 최채흥(26)이 쓰러졌다. 연습경기 등판 후 복부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복사근이 3.5㎝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8주 이탈. 지난해 13승을 따낸 최채흥은 리그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였다. 올 시즌 개막전 3선발이 유력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삼성은 시범경기 마지막 날 프로 2년 차 이승민을 최채흥 대체 선발로 발탁했다. 선발 무게감이 확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 50억원을 주고 영입한 1루수 오재일(35)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오재일은 지난 27일 옆구리 복사근 근육이 찢어져 재활 치료 5주 진단을 받았다. 복사근은 몸통 옆구리 근육으로 민감한 부위이다. 재발 우려도 크다. 김동엽과 오재일이 함께 빠지면서 클린업 트리오에 큰 구멍이 생겼다. 두 선수를 중심 타선에 배치해 화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허삼영 감독의 구상은 정규시즌 첫 경기도 치르기 전에 무산됐다. 30일에는 오재일의 백업 1루수가 유력했던 이성규(28)까지 다쳤다. 수비 훈련 중 공을 잘못 밟아 왼발목 인대가 파열, 사실상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발목 인대 파열은 4개월 정도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정확한 복귀 시점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전 오재일과 백업 이성규가 함께 재활군으로 향하면서 1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 삼성은 왼손 불펜 노성호(32)까지 팔꿈치 부상에서 재활 치료 중이다. 허삼영 감독은 "전반기 출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노성호가 빠지면서 왼손 계투 라인은 임현준 하나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부상엔 여러 종류가 있다. 경기 중 공에 맞거나 타구를 처리하다 다치는 건 불가항력적이다. 하지만 복사근 같은 근육 부상은 '관리'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삼성은 지난 시즌부터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중이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달 30일 "한 번에 부상이 닥치니까 팀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부상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제는 전쟁터에 나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전쟁터에 가야지만 싸워야 하는 장수가 부족하다. 정규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삼성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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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피렐라가 외야 멀리 날려보낸 타구 3개, 그리고 홈런의 의미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의 타격이 강렬하다. 피렐라는 14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평가전에 3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홈런) 1타점을 뽑았다. 한국 무대 첫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타구의 질이 돋보였다. 피렐라는 1회 첫 타석에서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맞아 선제 솔로포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켈리의 141㎞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1-0으로 앞선 3회 1사 1·2루에도 켈리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멀리 날려 보냈으나, 펜스 바로 앞에서 좌익수에게 잡혔다. 5회에는 좌완 김윤식의 커브를 밀어친 타구가 우측 워닝 트랙 근처에서 잡혔다. 삼성은 올 시즌 중심 타선 강화를 꾀했다. 외국인 타자 피렐라와 4년 총액 5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한 오재일이 삼성의 새 4번 타자 후보다. 여기에 부상으로 빠져 있는 김동엽과 강민호도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피렐라-오재일의 영입 효과를 기대하며, 둘 중 한 명이 4번을 맡는 걸 이상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허 감독에 따르면 피렐라는 2~3번 등 앞쪽 타순을 선호한다. 허 감독은 "피렐라는 파워가 있는 타자다. 방망이에 제대로 걸리면 언제든 장타를 생산할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특성도 고려한다. 삼성의 홈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대까지 99m, 외야 가운데는 122m. KBO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피렐라의 홈런 비거리는 105m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잡힐 수도 있는 타구였다. 이후 두 타석에서도 펜스 앞까지 타구를 날려 보낸 것을 보면, 날씨가 따뜻해지고 컨디션이 더 올라오면 피렐라의 홈런 생산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하게 한다. 지난해 타일러 살라디노(타율 0.280, 6홈런, 27타점)와 다니엘 팔카(타율 0.209, 8홈런, 23타점) 영입이 모두 실패로 끝난 삼성으로서는 피렐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삼성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었다. 그렇기에 허 감독은 "올 시즌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는 피렐라다. 최적의 타순을 찾는 게 개막 전까지 우리 팀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다음 실전 경기에선 피렐라를 4번 타자로 배치할 예정이다. 피렐라는 지금까지 치른 5차례 평가전에서 타율 11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과 2루타도 1개씩 쳐냈다. 삼진은 2개.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소속(99경기 타율 0.266, 11홈런, 34타점)으로 뛰며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덕분인지,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허 감독은 "콘택트 능력이나 선구안이 아주 탁월하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방망이 길이나 손잡이 모양을 다른 걸 사용하며 상황에 따른 배팅도 할 줄 안다. 삼성 이적 후 처음 실전에 나선 오재일은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우익수 플라이, 좌익수 플라이. 안타가 되지 않았으나 타구의 질은 모두 좋았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선보였다. 대구=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3.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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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021년 변화무쌍 라인업 없다…최적 타순 찾기 고민 뿐

올 시즌에는 삼성의 변화무쌍한 선발 라인업을 볼 수 없다. 허삼영(49) 삼성 감독은 "올해는 라인업을 흔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매 경기 전 '오늘의 라인업' 질문을 받았다. 그러면 허 감독은 "오늘 또 바뀐다"라고 말하기 일쑤였다. 삼성 타순이 매 경기 바뀌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총 137개의 라인업을 가동했다. 최다 2위. 정규시즌 최하위 한화(141개)보다 적었지만, 리그 평균 119개보단 훨씬 많았다. KT(98개) LG(99개)와 비교하면 변동성이 컸다. 부상 또는 부진한 선수가 발생하면서 꺼낸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초반부터 구자욱과 타일러 살라디노, 이원석, 강민호, 김헌곤, 김동엽 등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다. 이를 통해 김지찬과 이성곤, 이성규, 박승규 등 새 얼굴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멀티 포지션'을 강조한 사령탑의 의지도 작용했다. 라인업 변화가 적다고 팀 성적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선수들은 타순 변화에 따라 혼란스러울 수 있다. 올 시즌은 부상 등의 돌발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라인업 변화는 적을 전망이다. 허 감독이 끊임없이 '경쟁'을 강조하는 가운데서도, 주전이 어느 정도 굳어진 모양새다. 특히 새롭게 합류한 FA(자유계약선수) 오재일과 새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해에는 타순이 조금 헐거워 (라인업을) 많이 고민했다"라며 "올해는 준비된 모습이다"라고 희망을 언급했다. 이제부터는 최적의 타순을 찾는 것이 과제다. 허 감독은 "타순에 대해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다"라고 했다. 오재일은 중심 타선 배치가 유력하고, 피렐라는 좀 더 지켜볼 전망이다. 허삼영 감독은 "오재일은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가 뛰어난 선수다. 2번 전진 배치도 배제한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3~5번 중심 타선에 배치해야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재일은 3번과 5번 타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4번 타자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세 시즌 오재일의 타순별 타율(0.296)을 보면 4번에서 0.256으로 가장 낮다. 또한 대부분의 외국인 타자는 중심 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피렐라는 1~2번을 선호한다고 한다. 변수는 부상으로 빠진 김동엽의 부상 복귀 시점이다. 허 감독은 "김동엽이 빠져 있어 오재일이 중심에서 지켜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직 복귀 시점을 알 수 없는 김동엽이 지명타자로 자리를 잡으면, 오재일의 타순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허삼영 감독은 "지그재그 타순이 이상적이지만, 요즘은 좌우 투수에 따른 타선 가동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 우리가 준비되어 있다면 타순 조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여겼다. 이어 "지난해와 다른 삼성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대구=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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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렐라의 각오 "삼성행 고민 없었다. 챔피언 되고 싶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 히로시마에서 뛴 피렐라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아시아 야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316타수 84안타), 11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1월부터 가족과 떨어져 일본에 혼자 있었다. 외로웠다"며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미국에 남은 가족이 걱정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경기 외적인 요소가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히로시마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피렐라에게 손을 내민 건 삼성이었다. 조건은 최대 총액 80만 달러(9억원). 피렐라는 "고민은 없었다. 결정하기 쉬웠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일본에서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의 기대도 크다. 허 감독은 "피렐라는 2년 전에도 (영입) 대상자였다. 피렐라는 (NPB 명문인) 요미우리에서도 보고 있었던 선수였는데 요미우리도 히로시마에 선수를 뺏겼었다"고 말했다. 피렐라는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격 컨디션을 점검했다. 2루수와 좌익수, 1루수까지 맡을 수 있어 폭넓은 수비 기용이 가능한 자원.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주전 좌익수를 맡을 게 유력하다. 허삼영 감독은 "가장 잘하는 걸 시키겠다"고 말했다. 피렐라는 "좌익수가 가장 편하다. 최근 4년 동안 좌익수로 경기를 출전한 게 많았다"며 "난 도전적이고 어떤 경기에서도 100%를 하려고 한다"고 어필했다. 그렇게 되면 삼성 외야는 피렐라(좌익수)-박해민(중견수)-구자욱(우익수)으로 꾸려진다. 수비가 불안했던 김동엽이 지명타자에 집중하고 2018년 '규정타석 3할 타자' 김헌곤이 백업 외야수를 맡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개막전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가 허리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다니엘 팔카의 활약(51경기·타율 0.209)도 미미했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맹활약한 다린 러프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외국인 타자가 맹타를 휘두른 NC(애런 알테어), KT(멜 로하스 주니어), 두산(호세 페르난데스) 등과 비교했을 때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피렐라는 올 시즌 삼성 타선의 키맨이다. 새롭게 영입한 FA(자유계약선수) 1루수 오재일과 함께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질 수 있다. 피렐라는 "좋은 시즌을 보내 팀이 많은 승리를 할 수 있게 돕겠다. 그리고 챔피언(우승)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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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공인구 조작설' 나온 2019년 PCL…베일 벗는 프레이타스

KBO리그에 흥미로운 외국인 타자가 입성한다. 주인공은 키움과 계약한 포수 겸 1루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다. 지난 5일 계약이 발표된 프레이타스에게는 '훈장'이 하나 있다. 2019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PCL(Pacific Coast League) 타격왕 출신이다.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1(328타수 125안타), 12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까지 0.461로 압도적인 1위(2위 테일러 워드·0.427)였다. "포지션 구분 없이 타격 좋은 선수를 데려오겠다"고 말한 키움의 외국인 타자 영입 가이드라인에 부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눈여겨볼 키워드는 '2019시즌 PCL'이다. 그해 PCL은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1년 동안 무려 3312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2018시즌(2097개)보다 1215개가 더 나왔다. 팀 홈런 1위 엘 파소(샌디에이고 산하)는 140경기에서 홈런 258개를 터트렸다. 경기당 홈런 1.84개. 리노(애리조나 산하)에서 뛴 케빈 크론의 장타율은 0.777로 8할에 육박했다. 2018시즌 15명이었던 3할 타자가 2019시즌 26명까지 늘어났다. '타고투저'의 이유로 지목된 건 공인구 교체였다. 베이스볼아메리카(BA)에 따르면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값싼 공인구를 사용했던 트리플A는 2019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 공인구로 교체했다. MLB 공인구는 코스타리카에서 수제로 생산되며 공이 단단하고 솔기가 낮은 게 특징이다. 공교롭게도 MLB는 2019시즌이 역대급 '타고투저'로 진행됐는데 그 기조가 트리플A까지 이어졌다. '공인구 조작설'이 나올 정도였다. 그 영향으로 대부분의 타자가 '타격 인플레이션' 속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프레이타스도 마찬가지. 프레이타스는 2019시즌을 제외하면 더블A 이상 레벨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경험이 없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모두 2019시즌이 개인 최고였다. KBO리그 외국인 스카우트 사이에선 '2019시즌 PCL' 성적을 어떻게 볼지 의견이 분분하다. 몇몇 스카우트는 "타격 성적에 거품이 있다"고 지적한다. 2019년 6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제이콥 윌슨(전 롯데)이 대표적이다. 윌슨은 그해 PCL 프레스노(워싱턴 산하)에서 타율 0.310, 15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4)과 장타율(0.609)을 합한 OPS가 1.013이었다. 프레이타스의 OPS(1.022)와 큰 차이가 없다. 윌슨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68경기에서 타율 0.251로 부진했다. 지난해 중도 퇴출당한 타일러 살라디노(전 삼성)의 2019시즌 PCL OPS도 0.950으로 수준급이었다. '2019시즌 PCL 타격 1위' 훈장을 단 프레이타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키움은 꽤 오랫동안 옥석을 가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가장 늦게 영입된 선수가 프레이타스다.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로베르토 라모스(LG)이다. 라모스는 2019시즌 PCL 앨버커키(콜로라도 산하)에서 타율 0.309, 30홈런, 105타점을 올렸다. 지난해 LG에서 타율 0.278, 38홈런, 86타점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2021시즌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중심타선에서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장타 툴을 가진 선수를 원했다. 프레이타스가 파워와 정교함을 갖춘 만큼 그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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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허삼영 감독 "오재일-피렐라, 약점 지울 선수들"

오재일과 호세 피렐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2021시즌 타선 구성을 마쳤다. 공격과 수비에서 올해보다 한층 짜임새가 좋아졌다. 삼성은 베네수엘라 출신 피렐라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5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최대 총액 80만달러(약 9억원)에 계약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삼성은 미국에서 촬영된 MRI 자료를 토대로 국내 병원 2곳에서 검진했다고 밝혔다. 피렐라는 키 1m83㎝, 체중 99㎏의 우투우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2루수와 좌익수로 뛰었다. 2014년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샌디에이고, 토론토, 필라델피아 등을 거쳤다. 빅리그에선 3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 17홈런 82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699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기록은 366경기 타율 0.311, 50홈런 215타점 OPS 0.856. 지난 시즌에는 일본 히로시마 카프에서 뛰었다. 일본에선 주로 외야수로 나서면서 1루수로도 가끔 출전했다. 99경기 타율 0.261, 11홈런 34타점 OPS 0.723. 삼성은 코로나로 외국인 선수 관찰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직전 시즌 일본에서 뛴 피렐라를 눈여겨봤다. 삼진율(MLB 19.9%, 트리플A 14.0%, 일본 15.7%)이 낮다는 점과 컨택트가 좋은 중장거리형 타자다. 일본을 거쳐 적응력 문제도 검증이 됐다. 삼성은 이에 앞선 14일 자유계약선수(FA) 오재일을 영입했다. 오재일은 올시즌엔 17홈런에 머물렀지만 파워와 정확도를 모두 갖춘 좌타자다. 여기에 리그 최정상급 1루 수비 능력을 지녔다. 특히 삼성은 오재일과 피렐라를 영입해 약점을 채웠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2020시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이 마이너스인 포지션이 1루수와 좌익수였다. 두 포지션을 모두 보강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지난해 삼성은 1루수 때문에 고민했다. 타격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이원석이 55경기, 이성규가 42경기, 이성곤이 15경기, 살라디노와 팔카가 각각 12경기, 11경기에 선발출전했지만 붙박이 주전은 없었다. 다린 러프를 그리워한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오재일 영입으로 해결됐다. 좌익수도 고민이었다. 시즌 초엔 구자욱이 나섰으나 다시 원래 자리인 우익수로 돌아갔다. 살리디노, 김동엽, 김헌곤, 박찬도 등이 돌아가면서 나왔다. 김동엽의 성적이 제일 좋긴 하지만 수비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김헌곤은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타격능력이 하락했다. 허삼영 감독은 "피렐라가 수비가 괜찮은 선수라 좌익수를 맡기려고 한다"고 했다. 전체 라인업도 윤곽이 드러났다.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과 김상수를 1번감으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김상수가 1번에서 좋았다. 칠 때와 기다릴 때를 아는 선수다. 다만 박해민이 1번 타순에서 출루하면 상대에게 더 위협적이다"라고 말했다. 중심타순은 유동적이지만 구자욱(좌), 피렐라(우), 오재일(좌), 김동엽(우) 타순이 유력하다. 지그재그로 배치되면서 파괴력을 배가할 수 있다. 수비력 향상도 기대된다. 좌익수 피렐라-중견수 박해민-우익수 구자욱의 외야, 1루수 오재일-2루수 김상수-유격수 이학주-3루수 이원석(또는 강한울)의 내야 모두 안정감이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12.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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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오재일 타깃' 2년 동안 잠자던 사자가 움직인다

지난 2년 동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움츠리고 있던 '사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번 FA 시장에서 꽤 적극적이다. 내부 FA로 풀린 내야수 이원석(34)과 투수 우규민(35)을 모두 잔류시킬 방침이다. '합리적인 금액'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이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삼성의 눈은 이제 바깥으로 향한다. 메인 타깃은 FA 1루수 오재일(34)이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지난달 30일 대구 모처에서 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를 만났다. 우규민의 에이전트인 이 대표를 만나 FA 협상을 시작했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이 자리에서 삼성은 오재일의 얘기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 대표는 오재일의 대리인이기도 하다. 삼성으로선 한 자리에서 두 선수에 대한 논의가 가능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오간 건 아니지만, 일단 협상의 물꼬를 텄다. 눈길을 끄는 행보다. 삼성은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2017년 11월 포수 강민호(롯데→삼성)를 영입한 후 지갑을 닫았다. 최근 2년 동안 FA 시장에서 투자한 금액이 28억원(총액 기준). 웬만한 중급 FA 한 명의 계약 총액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2019년 내부 FA 김상수(3년 총액 18억원), 윤성환(1년 총액 10억원)을 잡는 데 쓴 것이다. 지난해는 FA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기류가 약간 바뀌었다. 지난 3월 원기찬 전 삼성카드 대표가 구단주 겸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선수단 내부에선 "이전과 달리 구단이 투자할 것 같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전과 달리 삼성이 FA를 비롯해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거라는 의미였다. 원기찬 대표이사는 지난달 26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종무식에서 구단 직원과 선수단 전원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행사를 진행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보통 직원과 선수를 분리해서 진행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평상시에도 고참급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등 소통하려는 게 약간 남다르다. 의지가 있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구단 안팎에서도 FA 투자에 대한 기대가 꽤 높다. 삼성은 외부 FA 보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영입 후보는 1루수 오재일이다. 삼성은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팀을 떠난 올 시즌 확실한 1루수 없이 1년을 보냈다.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를 비롯해 이성규, 이원석, 이성곤 등을 다양하게 투입했다. 누구 하나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들 모두 1루가 주 포지션이 아니다. 1루를 보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외국인 타자 영입이다. 그러나 삼성은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로 뽑고 1루수는 FA로 채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미 삼성은 외국인 타자 계약을 사실상 끝낸 상황이라서 오재일 영입에 집중할 수 있다.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유독 강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삼성은 2016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허삼영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했지만, 8위에 머물렀다. 8월 1일 8위로 추락한 뒤 반등하지 못했다. 전력 보강에 대한 필요성을 어느 해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 홍준학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이 시기(코로나 19)에 '오버 페이'하는 구단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적정한 금액이라면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루수 보강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맞다"고 대답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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