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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데스' 발언 최태원, '오너경영' 회귀로 위기 타파 나선다

‘서든데스(sudden death)’ 발언으로 위기를 언급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인자’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을 선택했다. 4인의 부회장단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7년 만에 대변혁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룹 2인자’ 사촌동생 최창원, 맏이 최윤정 최연소 임원 SK그룹은 7일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최창원 SK디스커비리 부회장을 신규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그룹의 2인자’로 롱런했던 조대식 의장에 이어 선임된 최창원 부회장은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자리하게 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기도 한 최 부회장은 오너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로 취임한 데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과 바이오 사업 등을 이끌어 왔다.SK그룹은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2인자를 오너일가에 맡기며 글로벌 침체 장기화에 따른 발 빠른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빠르고 기민한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제기했던 '서든데스' 위험을 재차 언급했다. 2016년 대대적인 쇄신 시점 때 사용했던 ‘서든데스’ 단어를 다시 꺼낸 최 회장은 이번에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경영의 회귀를 선택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CEO 세미나에서 왜 급변하는 환경에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냐는 최태원 회장의 문책성 발언이 있었다”며 “이번 인사는 빠르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오너가에 중책을 맡기면서 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변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이날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생인 최윤정 본부장은 SK그룹의 최연소 임원이 됐다. SK그룹의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5세지만 최윤정 본부장은 34세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베인앤드컴퍼니 등을 거친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선임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복직해 지난 1월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본부장이 됐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재벌 문화가 있는 한국에서는 위기 때면 어김없이 오너가가 전면에 다시 등장하며 상황을 진두지휘 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너가의 경우 전문경영인과 비교해 급변하는 상황에 빠른 결단력과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부회장단 경영 일선 퇴진, 7명 CEO 교체 SK그룹의 부회장단 4명은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조대식·박정호·장동현·김준 등은 부회장직을 모두 유지했지만 사실상 퇴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각 관계사 이사회를 거쳐 부회장단이 물러나고 차세대 CEO들이 전진 배치됐다. SK㈜ 사장에는 장동현 부회장 대신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김준 부회장 대신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또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를, SK온 사장에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모두 7명의 CEO가 교체되는 등 2016년 말 인사에서 주력 사장단을 50대로 전면 교체한 지 7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주요 관계사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제고, 글로벌 투자 전략 등을 자문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장동현 부회장은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아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영역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다.김준 부회장도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SK이노베이션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륜과 경험을 살려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박정호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인공지능(AI) 얼라이언스를 이끌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SK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08 07:00
산업

[IS재계] 칼자루 쥔 신동빈과 이명희, 엇갈린 롯데·신세계의 3세 오너 경영 행보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엇갈린 오너 경영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너가 2세 신동빈 회장이 3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에게 경영수업을 통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실적 부진에 오너가 3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중요 행보 동행, 신유열 3세 경영수업 본격화 1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신유열 상무의 경영 보폭이다. 신 상무가 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군 보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9월 베트남 해외 출장 중 아들과 관련해 “현재 신유열 상무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신유열 상무는 최근 경영 수업을 통해 후계자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1986년생인 신 상무는 내년이면 국내 병역법상 병역의무 면제 연령인 38세가 되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 상무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 국적만 보유하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최근 신동빈 회장과 함께 그룹의 주요 이벤트에 모두 참여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면담에 신 회장과 함께 동행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는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VCM)에 처음으로 참석하며 그룹의 현안 등을 살피고 있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방한했을 때도 신 상무는 아버지와 함께 동반 접견을 하며 네트워크 확대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신유열 상무는 지난 5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호텔롯데의 창립 기념식에 등장했다. 지난 9월에는 롯데그룹의 아시아 거점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식에 참석하는 등 아버지를 보필하며 곁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해부터 그룹의 계열사 대표를 맡는 등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 공동 대표에 오른 그는 올해 7월에는 일본 롯데 파이낸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가 돈을 만지는 투자 계열사의 대표를 맡으며 재무와 사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등 경영수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그룹의 신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외부 인사를 적극 수혈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등을 시작으로 외부 출신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다.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 등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조7391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의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0조9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유통 기업의 실적 부진 속에 롯데는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의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롯데 관계자는 “다른 유통 기업의 경우 인사가 빨랐지만 롯데는 예전과 비슷한 시기에 연말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 소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덩치 키운 정용진·유경…훈수 둔 회장님 신세계그룹은 롯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굵직한 인수합병(M&A) 등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던 오너 3세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는 등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전면에 다시 등장한 이명희 회장은 지난 9월 대표이사 40%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의 수족들을 주요 계열사 수장 자리에 앉혔다. ‘정용진·정유경 남매 경영 체제’에서 첫 역대급 물갈이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최측근으로 꼽혔던 인사들이 물러나고, ‘이명희 회장 라인’의 인물들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 대표를 겸직하게 된 한채양 대표는 회장 직속인 그룹 전략실 출신이다. 신세계백화점·센트럴시티 수장을 맡게 된 박주형 대표 역시 이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1949년생으로 오랫동안 신세계그룹에 몸을 담았던 이석구 대표도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선임되며 ‘올드맨의 귀환’을 알렸다. 반면 정용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던 강희석 전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경질됐다. 또 정 부회장과 오랜 인연을 가진 정동혁 그룹 대외협력본부장도 이번에 짐을 쌌다. 신세계백화점의 정유경 총괄사장도 수족을 떠나보냈다. 그가 발탁하며 중용했던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물러나면서 박주형 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의 인사는 그룹의 기준인 ‘신상필벌’이 적용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용진·유경 남매는 연이은 M&A을 통해 경영 효율보다는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데 집중했다.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W컨셉, 쉐이퍼 빈야드 와이너리,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SK와이번스 야구단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이에 그룹이 갚아야 할 빚인 차입금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7년 6조원 수준이었던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또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합산 차입금은 16조2600억원(이마트 11조3400억원, 신세계백화점 4조92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덩치를 키웠음에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14조4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손익은 221억원 흑자에서 394억원 적자로 전환하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또 차입금 증가 등으로 인한 자금 압박으로 신세계그룹 사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리츠 관리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인베스트먼트 설립 예비인가를 받는 등 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는 우선 효율성 확보를 위해 롯데그룹이 효과를 보고 있는 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 소싱 등의 시스템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유통 3사의 경영 효율성을 위해 최초의 3사 대표 겸직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황이다.한채양 대표는 지난 9일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오프라인 유통 3사의 시너지를 다각도로 창출하고 동시에 SSG닷컴·G마켓 등 온라인 자회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측은 “롯데가 잘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신세계의 색깔에 맞는 오프라인 계열사의 통합 소싱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3 07:00
경제

재벌 오너도 1980년대·MZ세대로…김동관·정기선·이규호 세대교체 주도

재벌 오너가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가 주요 소비자층으로 성장함에 따라 이를 잡기 위해 1980년대생 오너가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그룹의 신사업을 도맡는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의 선봉장이 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판 수소위원회의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그룹의 얼굴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1980년대생 MZ세대 오너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983년생인 김동관 대표는 지난해 한화솔루션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경영 승계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받은 김 대표는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 대표가 50%,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각 25% 지분을 가진 한화그룹의 계열사다. 이들 한화 오너가 3세의 경영 승계를 위한 디딤돌이 될 계열사가 바로 한화에너지다. 10월 들어 한화에너지는 지주사 한화 주식을 2.14%(160만2274주) 매수했다. 544억원을 들여 매입한 덕분에 지주사 한화 지분을 7.33%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한화는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다. 김승연 회장이 22.65%로 최대주주다. 김동관 대표의 지분은 아직 4.44%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신사업을 주도하며 그룹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태양광 솔루션 사업을 맡은 그는 미래산업인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의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한화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우주항공의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내 우주산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 팀장을 맡았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3세 경영의 닻을 올린 가운데 오너가 3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조종대를 잡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대표도 1982년생으로 MZ세대다. 지난 12일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대표는 지주사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도로 내정됐다. 정몽준 이사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현대중공업은 정기선 대표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시 ‘오너경영 체제’가 됐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빠르게 대표직에 오르며 3세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에 힘을 주며 현대중공업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수소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도맡고 있고, 그룹의 미래 성장계획인 ‘수소드림 2030로드맵’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인프라와 기술을 모아 2030년까지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그는 지난달 현대중공업의 상장에도 성공하며 신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도 마쳤다. 그는 현대중공업 상장을 통해 최대 1조800억원을 조달해 친환경 신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수소와 AI,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인 3대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달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 무버’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을 마무리하면 재계 9위에서 7위까지 뛰어오를 전망이다. 정 대표는 “유기적인 밸류체인 구축은 수소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룹 계열사들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과 시너지를 발휘해 수소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에서는 오너가 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부각되고 있다. 1984년생인 그는 지난달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코오롱그룹의 얼굴로 참석했다. 코오롱그룹의 수소 비전을 발표하는 등 후계자로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이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장남인 이 부사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지난해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코오롱글로벌에서 자동차 부문을 이끄는 그는 앞으로 수소 등 코오롱그룹의 미래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 승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18 07:00
경제

57년 만에 막내린 남양유업 오너경영…끝까지 '무책임한 결정' 비판

남양유업 오너경영이 57년 만에 막을 내렸다. 대리점 갑질 사태부터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마약 투약, 최근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논란까지 연이은 악재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자, 홍영식 전 회장이 지분 전량을 모두 사모펀드에 팔아버렸다. 업계 반응은 냉소적이다. 홍 전 회장 일가가 경영쇄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모든 지분을 매각하는 '도망'을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매각으로 3000억원대를 받게 됐다는 사실도 비판의 대상이다. 최대 피해자는 하루아침에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이게 된 남양유업 임직원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28일 한앤컴퍼니와 홍 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로,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홍 전 회장의 지분 51.68%와 오너 일가 지분을 합쳐 53.08%가 포함됐다. 홍 전 회장이 지난 4일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회장직을 사퇴한 지 24일 만이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전 명예회장이 1964년 창립한 지 57년 만에 창업주 일가의 손을 떠나게 됐다. 또 전국민적인 비호감 이미지가 쌓여 결국 오너일가가 회사를 팔고 떠난 첫 사례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홍 전 회장 일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불가리스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면서 기업 불매 운동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남양유업이 경영 정상화와 쇄신책 등을 마련하면서 후임 경영진 선임도 검토했지만, 선뜻 오겠다고 하는 마땅한 경영인을 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여러 이유에도 오너일가가 끝까지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는 데 있다. 당장 이번 매각에 따라 2000명이 넘는 남양유업 임직원은 하루아침에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남양유업 직원은 "사모펀드가 인수했으면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냐”며 "홍 전 회장이 비대위까지 출범시키면서 진지하게 자구책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마지막 매각 과정마저 너무 폐쇄적이고 독단적이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홍 전 회장은 계약 사실을 공시한 지난 27일 고별 서신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임직원의 고용 안정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질 않아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서는 오너가의 잇따른 경영 실책으로 결국 매각까지 이르렀는데, 홍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는 3000억원대의 ‘돈방석’에 앉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시장은 홍 전 회장의 회사 매각 소식에 환호하는 모습이다. 지난 28일 남양유업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회사의 문제가 오롯이 오너 리스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5.31 07:00
경제

대기업 총수들의 '보름달 같은' 자식 사랑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자식들은 부모가 정성껏 준비한 마음을 두 손 가득 들고 귀경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한가위 풍경이다. 대기업 오너들의 자식 사랑도 마찬가지다. 다른 게 있다면 경영 승계라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물려준다는 점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대기업 총수들의 ‘보름달 같은’ 자식 사랑을 들여다봤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호텔 5곳을 새로 개장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내달 그랜드 조선 부산을 시작으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 그랜드 조선 제주, 그래비티 서울 판교,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을 연이어 개장한다. 2018년 독자 브랜드 호텔인 레스케이프를 출범시킨 정 부회장은 최근 호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레스케이프를 웨스틴조선 호텔과 함께 신세계그룹을 대표하는 부티크 호텔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구상 전반에 아들에 대한 사랑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과 전 부인인 고현정 씨와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 해찬 씨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찬 씨는 지난 2018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한 달간 현장 실습에 참여하기도 했다. 호텔 사업이 업황 위축으로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정 부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 2400억원을 투자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의 확장세로 보면 호텔 사업이 향후 신세계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의 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호텔은 그룹 전체 사업 전반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재벌 2·3세들이 선택하는 ‘경영수업 코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SNS에 소탈한 일상을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는 정 부회장은 자상한 아빠로도 정평이 나 있다. 2018년 플루트를 연주했던 딸 해인 양을 응원하기 위해 클래식 공연장에 해찬 씨와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 가족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의 장이었던 ‘작은 신의 아이들’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찬 씨와 해인 양은 둘 다 미국 유학 생활을 하고 있으며 방학 때마다 한국을 찾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역시 ‘최연소 재계 임원’을 달아줄 만큼 아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2013년 유학 후 복귀한 지 1년 만에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상무로 승진했다. 정 이사장은 전문경영인의 도입하며 물러났지만 아들의 경영승계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오너경영 체제로 바뀌는 추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경영 승계 구도를 마무리하는 모양새다.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28일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올해 1월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의 출범과 함께 전략부문장을 맡았던 그는 태양광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자식 사랑이 유별난 김 회장은 셋째 아들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을 응원하기 위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남 2녀가 모두 SK 계열사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SK바이오팜·SK E&S 등 자녀들은 그룹의 핵심 사업군에 배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식들에게 재계 1위 기업 경영자라는 무게감을 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아들과 딸의 경영 승계는 없다고 공식화했다. 1남 1녀를 둔 이 부회장은 어릴 때부터 야구경기를 함께 관람하거나 자녀들의 학예회, 발레 공연 등을 찾으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29 07:00
경제

'가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3중고' 난제 해결할 수 있을까

현대중공업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 체제로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있다. 정 부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지주의 얼굴로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현대중공업지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7월 결혼하고 가정까지 꾸린 정 부사장은 진정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가의 '가장' 역할도 잘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현대중공업이 겪고 있는 ‘3중고’를 타개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가뭄, 하도급 갑질, 임단협 협상과 관련해 난항을 겪고 있다. 3중고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시점이다. 정 부사장은 해외유학 등을 마치고 현대중공업에 복귀한 2013년에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을 맡았다. 복귀 1년 만에 현대중공업 사상 최연소 임원이 됐고, 재계에서 가장 어린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얻으며 힘을 받았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회사의 체질 개선뿐 아니라 젊고 역동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능력 있는 리더를 발탁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정 부사장의 ‘고속 승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선박영업을 총책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 부사장은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 수주 실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다. 정 부사장은 멘토인 가 대표와 함께 그룹의 운명을 걸고 영업 최전선을 누비고 있는 셈이다. 조선해운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575CGT(269척)으로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주 절벽에 몰리고 있다. 전년 동기 42%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은 연내 수주 목표치를 10~20%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하반기에 두드러진 수주 계약을 맺지 못한다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조선업의 수주잔량도 1914만CGT로 충분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 부사장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과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도급 갑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씻어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해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9억70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액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기술탈취를 통해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리딩업체로 공정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만연했던 ‘하도급 갑질’에서 벗어나 상생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사 갈등도 문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해를 넘기고 모두 62차례가 넘는 실무교섭과 본교섭에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17일 이후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선박 건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사장이 그룹의 차세대 리더로서 원만한 협상을 끌어내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14 07:00
경제

'연봉킹' 이재현 CJ 회장, 올해는 등기이사 복귀할까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집중된 3월을 맞아 재계 총수들의 사내이사 등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 총수들이 법적 책임과 연봉 공개 부담 등으로 사내이사를 맡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는 동시에 책임 경영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주목되는 총수는 10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으면서도 사내이사는 아닌 이재현 CJ그룹 회장이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18년 오너가 총수 중에서도 ‘연봉킹’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약 160억원을 받았다. CJ와 CJ제일제당, CJ ENM으로부터 각각 71억8000만원, 64억9000만원, 23억2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받은 약 96억원(현대차 55억원, 현대모비스 41억원)보다 64억원가량 많은 액수다. 이 회장은 CJ그룹 내 등기이사로 등재된 계열사가 없음에도 가장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 2016년부터 CJ그룹 내 어떤 계열사의 등기이사직도 맡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2013년 8월 1657억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만 해도 CJ와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6곳의 등기이사로 일했다. 2015년 징역 2년 6개월 실형 선고를 받았고, 2016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이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삼촌인 손경식 CJ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고, CJ그룹은 현재까지 두 사람의 공동 회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공동 회장 체제이긴 하지만 CJ그룹의 총수는 이 회장이다. 그는 2017년 경영 복귀 이후 CJ그룹의 인수합병 및 신사업 진출, 구조조정 등을 진두지휘하며 실질적 오너경영자로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등기이사에서는 빠져 있고, 대신 손 회장과 박근희 CJ 부회장, 김홍기 CJ 총괄부사장 3명이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사내이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고 보수도 공개해야 한다. 해당 기업의 주주들은 주주총회 등에서 사내이사에게 경영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책임 경영을 위해 오너가의 사내이사 등재를 권고하고 있다. 또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59개 기업집단의 총수일가 사내이사 등재 여부를 공개하기도 한다. 이 회장으로서는 등기이사 등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재 서울 중부세무서장을 상대로 증여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벌이고 있다. 횡령·배임죄로 옥살이까지 한 입장이어서 등기이사가 돼서 또 다시 개인 소송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난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1600억 원대의 세금 소송 2심에서 1심의 판결과 달리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2심 판결이 1심보다 꼭 나은 게 아니다. 결국 CJ 주식에 대한 ‘명의 합의 신탁’ 여부가 쟁점인데 1심과 2심 재판부가 다르게 해석했지만, 대법원에서는 어떤 법리 대결이 펼쳐질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CJ그룹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주주총회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다. 전자투표 등 고려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정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재현 회장의 등기이사 등재에 대해서 아직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3.03 07:00
경제

풀무원, 33년 오너경영 마침표…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풀무원이 창사 33년 만에 오너 경영 시대를 마감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풀무원은 남승우 전 총괄CEO(최고경영자)가 지난해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 신임 대표를 후임 총괄CEO로 선임했다고 1일 밝혔다.이에 풀무원은 1984년 창사 이래 33년간의 오너 경영 시대를 마감하고,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남 전 총괄CEO는 창립 초기에 직원 10여 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직원 1만여 명에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한국의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창사 이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온 그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 등을 통해 3년 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년이 되면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말해 왔다.남 전 총괄CEO는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장남인 남성윤씨는 현재 풀무원USA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이 계획에 따라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가 작년 2월 풀무원 각자대표로 선임됐으며, 경영권 승계 절차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 왔다.앞으로 남 전 총괄CEO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 자문 역할을 맡는다.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한 경우는 유한양행이 대표적이다.남 전 총괄CEO는 평소에도 "글로벌 기업 CEO들은 대부분 65세에 은퇴한다"며 "비상장기업은 가족 경영이 유리하지만 상장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변에 말해 왔다.새로 선임된 이 총괄CEO는 1981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으로 시작한 풀무원이 법인 설립을 하기 바로 전해인 1983년 '사원 1호'로 입사해 34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풀무원 기업 성장사의 산증인이다.그는 풀무원 입사 이후 마케팅 팀장·사업본부장·영업본부장·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풀무원식품 최고운영책임자·푸드머스 대표·풀무원식품 대표를 역임하며 영업·마케팅·생산·해외 사업 업무를 맡았다.특히 풀무원 설립 초창기인 1980년대 중·후반에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며 '풀무원 브랜드'를 전국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 총괄CEO는 취임 뒤 신년 인사에서 "변화 속에서 글로벌 매출 5조원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회사로서 일하는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역동적이고 젊은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2018.01.01 15:15
경제

서경배 회장 '새집증후군 논란' 대처에 업계 "쿨하네"

서울 용산 신사옥에 새집증후군이 일자 기존 을지 사옥으로 '복귀'를 결정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대처가 주목받고 있다.아모레는 11월 19일을 끝으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그니처타워'를 떠나 용산구 신사옥 시대를 열 예정이었다. 신사옥은 공사비만 5094억원이 투입된 최신식 건물로 건축 당시부터 압도적인 규모와 시설로 큰 관심을 받았다.그러나 같은 달 20일 1차로 이전한 일부 직원들이 '눈이 맵다' '코가 아프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상에 올렸고, 용산 신사옥은 이주 첫날부터 새집증후군 논란의 중심에 섰다.이에 아모레는 신사옥 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집증후군 예방과 공기 질 관리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직원들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구체적인 후속 조치도 이어졌다. 아모레는 불충분했던 '베이크드 아웃(실내 온도를 높여서 건물 내 유해물질을 배출한 뒤 공기 순환을 반복하는 작업)'을 위해 이미 신사옥에 들어온 직원들을 을지 사옥으로 돌려보냈다.또 건강이 좋지 않은 사우들에게는 병원 무료 진료와 유급 휴가를 허락했고, 업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팀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거나 근처 카페 내 스터디룸을 빌려 근무하도록 했다. 이 모든 결정이 이전 이틀 만인 22일에 이뤄졌다.국내 뷰티 업계는 아모레의 빠른 대처에 대해 적잖게 놀라는 분위기다.한 업체 관계자는 "아모레가 자랑거리였던 신사옥 시대를 다소 서둘러 열려고 하다가 이번 논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뒷수습을 하는 과정이 상당히 빠르고 '쿨했다'"고 평했다.서 회장의 결단력을 높이 사기도 했다. 또 다른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오너경영을 하고 있는 아모레의 사풍과 서 회장 특유의 결정력이 돋보인다"며 "서 회장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을지 사옥 복귀 등 다른 수습들이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4일 직원 중 상당수를 신사옥으로 보낸 아모레는 공기 정화 작업이 완성되는 대로 을지 사옥에 남은 일부 직원까지 완전히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7.12.06 07:00
연예

다음 이재웅 “최태원 배임·횡령·비자금이 기업가 정신?”

이재웅(43)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경제계의 최태원(52) SK그룹 회장 구하기에 쓴소리를 했다.이 창업자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는 취지로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전경련은 이해를 전혀 못하고 있네요. 배임·횡령·비자금이 기업가 정신이랑 무슨 상관이람"이라고 썼다. 최 회장은 최근 SK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전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지난 2일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가 우려되고 있어 국내 재계 3위인 SK그룹의 최 회장이 오너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검찰이 선처를 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 창업자는 같은 날 쓴 다른 트위터 글에서 최 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책임도 제기했다. 그는 "이사회는 경영진의 횡령에 대해서 책임이 있지요. 만약 횡령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불투명한 거래를 허용한 시스템을 고쳐야지요"라며 "SK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는 왜 아무 말이 없을까요? 그게 바로 배임인데. 해명을 하거나 책임을 지거나 해야죠"라고 했다. 이 창업자의 트위터를 접한 네티즌은 '맞는 말'이라며 호응을 보냈다. 하지만 이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가 언론에 소개되자 "트위터는 트위터잖아요. 술자리에서 하는 이야기. 제대로 된 인터뷰나 성명서나 컬럼이 아니잖아요"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2.01.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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