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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김도영 감독님과 찍은 단편 영화 '자유연기'가 지금의 강말금을 만들기도 했죠. "감독님과는 제가 마흔 때 만났어요. 연극 경력이 조금 쌓였던 어느 시점이었어요. 엄마가 아프셨는데,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극만 할 게 아니라 매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마흔 살이 되던 해 2월부터 한 달에 하나씩 단편 영화를 찍었어요. '자유연기'는 7월에 찍은 작품이에요." -육아하는 엄마이자 연극무대에 서고 싶은 배우인 주인공의 상황이 정말 리얼하더라고요. "김도영 감독님의 이야기죠. 실화이기도 하고. 다 감독님에게 힌트를 얻어서 연기했어요. 그걸 찍기 전에 제가 장염에 걸려서 살이 빠졌어요. 나쁜 걸 못 먹어서 피부도 맑아졌어요. '저거구나. 저게 내 기준이 돼야겠다'는 야심 찬 생각도 했죠.(웃음) 아기를 안 안아봐서 엉망진창이었는데, 김도영 감독님이 잘 편집해주셨어요. 저는 사실 항상 지쳐있어요. 그게 아마 육아에 지친 캐릭터와 잘 맞지 않았을까요. 의상은 제가 준비하고, 유축기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옷 속에 넣은 풍선도 제가 준비했어요. 감독님은 정말 잘하죠. 입지전적인 인물이에요. 배우이고 감독이기도 하면서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예요." -'자유연기' 속 캐릭터와 찬실이는 또 너무 달라요."그러게요. 김초희 감독님은 어떻게 '자유연기'를 보고 저를 캐스팅하셨을까요. 최근에 알게 됐어요. 주인공 캐스팅이 정말 어려운 거더라고요. 엄청난 결단이었다는 걸 뒤늦게 느꼈어요. 실제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대요. '조금 더 이름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감독님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배우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정동진 영화제에서 '자유연기'를 잘 보시고 같이 해보자고 연락을 해주셨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전과 후, 많이 달라졌나요."어우, 많이 달라졌어요. 김초희 감독님이랑 저랑 '그동안 무시를 많이 당하고 살았다. 우리 사람대접도 많이 못 받고'라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나네요. 하하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의 밤이라는 행사에 간 적이 있어요. 우리는 밥 먹으러 간 자리거든요. 갑자기 상을 준다고 하고, 식사도 스테이크가 나오는 거예요. 감독님이랑 '우리 이런 거 먹어도 돼?'라고 했어요. 저희가 세 부문 수상을 했는데, 감독님이 모든 설움을 씻어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비싼 술 마실 돈은 안 생겼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영화는 진짜 감독님이 피와 땀을 짜낸 작품이에요. 영화 홍보를 하는 동안 저는 다른 경제 활동을 못 했어요. 이름이 나지만 그 명성에 비해…. 하하하."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영민씨는 '부부의 세계'로 또 백상에 참석했잖아요."후보에 오르셔서 정말 좋았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뒷풀이 자리에도 오셨어요. 새벽까지 김초희 감독님이랑 저랑 영민 선배랑 셋이 끝까지 남았어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영민 선배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일단 정말 잘생겼고요. 두상부터 평범하지 않아요. '찬실이'에서 '난닝구'만 입고 나오지만, 그래도 멋있잖아요." -지금 소속사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자유연기'가 상영됐는데, 매니저 분이 오셔서 명함을 주시더라고요. 처음으로 매니지먼트사의 명함을 받아봤어요. 연극 선배들이 많이 소속된 곳이라 믿음직했어요. 같이 일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그렇게 여배우의 삶을 살게 됐네요."여배우가 털털하기 참 힘들죠. 으하하. 그렇게 느껴요. 놓아버릴 수 없는 뭔가가 있어요. '이 정도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운동이고요. 저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돼요.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는 배우들은 진짜 엄청나게 운동을 많이 할 거예요. 운동뿐 아니에요. 피부과 같은 곳에 가서 관리도 받아야죠. 숍에 가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에요. 저는 숍에 가려면 왕복 3시간 정도가 필요해요. 결론적으로 5시간 정도는 숍에 가서 꾸미는 데 써야 해요. 그리고 촬영장에 가는 거니까, 진짜 시간이 없어요. 저도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열정적인 타입이 아니라서 늘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물으며 억지로 하고 있습니다.(웃음) 영양제도 하나둘씩 먹기 시작했고요. 식단 관리도 해요. 그런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그게 일이니까 하는 거 같아요."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가족들의 반응도 달라졌겠어요."처음에 제가 연기한다고 했을 땐 엄마가 정말 반대했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TV에 많이 나오니까 좋아하세요. 영화도 좋지만, 어른들은 TV에 많이 나오면 좋아하시잖아요." -주변 반응도 달라졌나요."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대하기 어려워졌어요. 예를 들어, 황석정 언니나 이정은 언니에게 연락을 먼저 할 수 있지만 잘 못 하게 돼요. 사람을 잘 못 만나요. 백상에서 상 탄 직후에는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아서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부산에서 회사 다닐 때 만났던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왔어요.">>[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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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오정세 "'동백꽃' 임상춘 작가, 차기작 47번째 역할도 OK"

오정세(43)는 '마성의 배우'로 불린다. 그만큼 연기에 있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배역을 소화하든 극의 몰입도를 한층 올리니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름값을 배신하지 않는 배우'로 통한다. 연기에 대한 칭찬은 그가 드라마 판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변 배우들로 하여금 나오던 이야기다.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오정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인성과 연기력을 갖추고 있으니 누가 그를 마다할까.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 수상자로 다시 만난 오정세. 단란한 분위기 속 수다의 장을 열었다. 조용조용하지만 그 안에 재치가 숨겨져 있었다.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한 번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24년 동안 다른 길을 보지 않고 한 길만 팔 수 있었던 것. 지금의 성공은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주어진 노력의 대가였다. 1편에 이어... -처음에 '사이코지만' 제안받고 도전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하고 싶은데 겁이 났죠. 1차원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이렇게 표현하는 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기분 나쁘지 않을까. 희화화되거나 기존에 있었던 캐릭터와 똑같이 표현되거나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조심스러웠고 할 때도 조심스러웠어요. 정서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어요. 개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그저 다행스러워요." -언제쯤 상태와 하나가 됐나요."제가 서점에서 발작하면 재킷으로 수현이가 덮어주는 신이 있었어요. 수현이와 초반에 존댓말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형제 케미스트리가 그때 좀 많이 완성된 것 같아요. 재킷 덮어주면서 '괜찮아' 그러는데 그 안에서 감정이 터지더라고요. 재킷을 덮어주자 마자 눈물이 막 나오면서 편해지고, 동생이지만 형 같은 느낌이 캐릭터적으로 많이 붙은 것 같아요. 카메라에 안 담겨도 배우로서는 엄청난 재산이었어요. 그때 확 감정이 붙어서 상태를 연기하기가 훨씬 편해졌어요." -가족들도 본방사수를 했겠어요. "우리 식구들은 동 시간대 방송하는 JTBC '아는 형님'을 봤죠. 아이들이 좋아하거든요. 저는 안방에 있는 작은 TV로 모니터를 했어요." -김수현·서예지 씨와 호흡은 어땠나요."사실 전 눈물을 잘 흘리는 배우가 아니에요. 근데 수현이나 예지를 보면 감정이 훅 올라왔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수현이를 보면 웃고 있어도 무언가 뜨거운 게 올라왔거든요. 연기하러 갈 때 무기가 있는 느낌이었어요." -넷플릭스로 동시 방영돼 해외 팬도 늘지 않았나요."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웃음) 전 세계 어딘가에 혹은 대륙에 한 명씩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은 집에서 왔나요. "운동 치료하고 왔어요. '지리산' 촬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체력을 키우고 있어요. 평소엔 운동을 잘 안 하는데 챙겨서 하고 있죠." -쉴 때 주로 무엇을 하나요."아직 취미가 없어요. 집에 그냥 있었죠.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돌아다니는 상황이기도 해서. 시나리오 좀 보면서 집에 있으면 하루가 금방 가요." -취미를 하나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아참, 전시회나 콘서트 가는 걸 좋아해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못 가고 있는데, 보는 것 자체를 하나의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가는 것 같아요. '저 전시회엔 무엇이 있을까?' '저 작가는 누구일까?' 그렇게 갔다가 신세계를 보기도 하고 그냥 올 때도 있고.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동백꽃'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표현했다고요. "기본적으로 책이 재밌었어요. 보통 보면 중간에 '응?' 이럴 때가 있는데 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타일리스트·매니저 모두 다음 대본이 언제 나오냐고 기다렸어요. 책의 힘으로 많이 간 것 같아요. 작품이 전달해주는 메시지 역시 정확해서 좋았어요.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찍으면서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다들 한 마음으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현장 가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솔직히 포항이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자기 역할을 떠나 다들 그런 마음이었을 거예요." -임상춘 작가님의 대본을 두고 찬사의 연속이었죠. "제 목표가 99.9% 대본대로 연기하는 거였어요. 텍스트가 있는데 이렇게 바꿔야지가 아니라 입에 잘 안 맞는 대사가 있더라도 작가님의 의도가 있겠지 하고 똑같이 하려고 했어요. 임상춘 작가님과 또 작품 하고 싶어요. 47번째 역할이어도 괜찮아요." -요즘은 길을 다니면 주위에서 너무 잘 알아보겠어요. "그렇지 않아요. '동백꽃' 이후 작년 말 팬카페 회장과 초청받은 한 영화 시사회에 가서 당한 일이 있어요. 배우들 동선 체크해주는 가드에게 가니 '일반 관객은 저기로 가셔야 하는데요' 그러더라고요. 전 그런 걸 많이 당해봐서 괜찮은데 팬카페 회장은 멘털이 나갔어요. (이런 반응에) 적응하라고 했죠.(웃음) '동백꽃' 마지막 회차 촬영 때도 현장에서 쫓겨났어요. 촬영이 없어서 매니저랑 근처 구경을 하다가 갔는데 제작부가 촬영 중이라고 막더라고요." -이런 일화가 또 있나요.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굉장히 큰 행사잖아요. 지난 2008년 임하룡 선배님과 조은지 배우랑 같이 간 적이 있어요. 레드카펫도 생중계가 되는 상황이었는데 사회자분이 배우 한 명씩 소개하다가 제 차례가 되니 그냥 '입장하십니다' 이러더라고요. 못 알아본 거죠. 그 순간 레드카펫이 엄청 길어 보였어요. 내가 여기서 인상을 써야 하나, 웃어도 바보 같지 않나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난감했어요. 그런 것도 긍정적인 편이라 '재밌는 에피소드가 생겼네!' 그랬어요." 〉〉3편에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오정세 "강하늘,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 고마웠다"[취중토크②]오정세 "'동백꽃' 임상춘 작가, 차기작 47번째 역할도 OK"[취중토크③]오정세, 데뷔 24년 슬럼프 없었던 이유 "긍정적 사고" 2020.10.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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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서혜진 본부장 "붐, 장시간 녹화에도 활약…편집하다 감동"

TV 조선의 새로운 역사를 넘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최종회 35.711%)을 갈아치운 서혜진 본부장. 올해 시작과 동시에 '미스터트롯'으로 화력을 발휘한 '트로트 신드롬'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트로트앓이'에 빠진 상태. 임영웅·영탁·이찬원 등 젊은 피의 수혈로 한층 젊어진 트로트는 대중가요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서혜진 본부장은 1997년 SBS에 입사해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 '도전 1000곡' '송포유' '동상이몽' 시리즈 등을 이끌었다. 2018년 TV 조선으로 이적하면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등 맛 시리즈가 성공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쏠쏠했다. 다음 스텝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평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던 서혜진 본부장은 '트로트'에 초점을 맞췄고 이것이 대중의 마음도 뒤흔들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대박을 터뜨리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방송인 붐 씨와 트롯맨들의 호흡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붐 씨와의 인연은 '스타킹'부터죠. 처음으로 고정을 넣어준 PD거든요. 리포터를 하는 모습이 웃겨서 고정으로 과감하게 넣었어요. 처음에는 강호동 씨가 하나도 받아주질 않았어요. 인원이 엄청 많으니까 붐 씨도 가운데 있다가 점점 밀려나 제일 끝에 앉게 됐죠. 편집하다 보니 붐 씨가 끝에서 졸다가 의자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잡혔더라고요. 편집 감독이 웃기게 편집을 해주고 강호동 씨도 재미있는 친구라는 걸 알게 되니까 점점 받아줬죠. 사실 붐 씨도 '스타킹 피해자' 중 하나였던 거예요.(웃음) 정말 열심히 해요. '사랑의 콜센타'는 2개씩 5시간 녹화하고, '뽕숭아학당'은 새벽 3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찍은 적도 있어요. 장시간 하는데도 뭘 그렇게 계속하고 있어요. 편집하다 감동해요. 트롯맨들하고도 친해서 좋아요. '사랑의 콜센터' 쉬는 시간에는 소파에 모여서 떠드는데 또래라서 말도 잘 통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성주 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죠."명 MC예요. 진짜 잘하고 특히 생방송 사고 대처를 정말 잘했어요. 'Mnet 슈퍼스타 K' 이후 오랜만에 오디션 MC를 맡은 거였거든요. 처음에 TV 조선 와서 놀랐던 점이 섭외가 너무 안 되더라고요. 정치적인 것도 있고 타깃 시청 층도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서 그런지 섭외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의리로 해준 김성주·이휘재·박명수 씨 정말 고마워요. 명수 씨한테는 늘 고맙다고 해요." -'미스터트롯' 생방송 사고 때는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사실 우리가 생방송을 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서 못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생방송 투표를 안 하면 죽겠더라고요. 시청률은 30%를 넘은 데다가, 당시 화두가 '방송가 공정성'에 집중돼 있었거든요. '피디픽' '작가픽' 말이 많을 때라서 생방송을 강행했어요. 그러다 집계 사고가 나니 멍해지더라고요. 현장에서 '방송 생활을 접어야겠구나' '나는 이제 끝이구나' 이런 생각만 들었어요. 멍하게 있는데 노윤 작가가 제 멱살을 잡고 솔직하게 다 보여줘야 한다고 설득했죠."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 이후 생방송 투표를 받은 거라 더욱 마음 졸였을 것 같아요."검찰에 끌려가고 담당 PD는 징역형을 받는 와중에 파이널 문자투표가 773만 1781콜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투표수를 보였던 거죠. 솔직함만이 살 길이었어요. '이게 원래 방송 현실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에 알려주자'라는 마음으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김성주 씨가 시간 끌고 있는 와중에 저는 사장님부터 보도국 등 여러 군데 전화하면서 수습하느라 정말 난리였어요. 코로나 19사태로 문자 투표 서버 업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수습이 더 어려웠어요. 생각보다 빠르게 데이터가 정리돼 다행이었죠." -톱7도 많이 당황하더라고요."생방송 의상을 똑같이 차려입고 몇 번이나 무대에 올라야 했죠. 사전녹화까지 포함하면 최종 결과를 세 번이나 기다린 셈이에요. 리허설도 똑같이 세 번 했으니 다들 고생했어요." -'미스터트롯'의 노윤 작가와는 오랜 인연이라고요."처음 만났을 때도 메인 작가였어요. 임신하고 있을 때라 엄마가 아침마다 김밥을 싸줬는데 그 김밥을 같이 나눠 먹던 사이죠. 전우애를 나눴어요. 파트너를 만나도 한쪽만 크면 안 되는데 비슷하게 쭉 커와서 좋아요. TV 조선으로 넘어와서 손을 내밀었을 때 같이 기획해준 것도 정말 감사해요." -'미스터트롯'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기억될까요."'미스트롯'이 잘 뚫어줬고 그래서 잘 되리라는 것을 예견했어요. 기대만큼 잘 됐어요. 첫 시즌에서 부족했던 점은 예능의 자원들을 잘 보여주지 못한 거예요. MC로나 리얼리티나 여러 가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친구들인데 '미스트롯'에선 뻗어 나가지 못했고, '미스터트롯'에선 그런 것들을 시험할 수 있었죠. 프로그램이 잘 된 것도 좋지만, 예측이나 감이 맞았다는 생각에 기뻤어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차이자 위치에서 생각했던 것들이 맞아 떨어졌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있거든요." -전문성이 없는 심사단이라는 논란도 있었죠."트로트는 누구나 부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장르예요. 우리도 누가 노래하면 평가하잖아요. 래퍼도 아니면서 '랩 가사가 안 들리는데?' 하고 평가하는 걸요. 노래는 누구나 평가할 수 있어요. 다만 대중 위에 어떤 전문적인 멘트를 덮어주는 것이 필요한 거죠. 또 오디션의 경건함, 고집스러움, 무거움 이런 것은 벗어야 한다고 생각해온 사람이에요. 나도 늘 평가받아서 머리 아파 죽겠는데 왜 TV를 보면서 남이 평가받는 걸 지켜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예능은 즐거움이 우선이에요."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황소영·황지영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서혜진 본부장 "백상 수상 후 장민호에 가장 먼저 문자와"[취중토크②]서혜진 본부장 "붐, 장시간 녹화에도 활약…편집하다 감동"[취중토크③]서혜진 본부장 "'사랑의 콜센타' 점수 조작 NO, 선곡도 현장서" 2020.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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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김선영 "'응팔' 신원호 감독, 날 먹고 살게 해준 감사한 분"

"모든 합이 맞춰졌을 때 너무 행복해요."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은 배우 김선영(44)의 변함없는 연기 열정이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지난 2001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2017년까지 꾸준하게 연극 무대 위를 오르내렸다. 방송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tvN '응답하라 1988'(2015-2016)이다. 작품이 크게 성공했고 연기력도 인정받은 김선영에게 러브콜이 쏟아졌다. '원티드' '쇼핑왕 루이' '파수꾼' '땐뽀걸즈' '그녀의 사생활' '열여덟의 순간' '동백꽃 필 무렵' '사랑의 불시착' '꼰대인턴' '편의점 샛별이' 등 드라마와 함께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미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지만 연기에 대한 애착과 집중력은 남다르다. 두 달 전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했던 그 당시를 떠올렸다. 정말 수상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면서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다시금 바라봤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어떤 때 가장 행복한가요. "어떤 연기를 했을 때 모든 조화가 이뤄지면 너무 좋더라고요. 나만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뭔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그리고 극단에서 연기 디렉팅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그 배우가 못했던 연기를 보여주면 말할 수 없이 행복해요. 개인의 것보다 가치 있다고 느껴질 때 너무 좋아요." -연극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요. "요즘 정말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많고 어마어마한 콘텐트를 담을 수 있는 창구가 많아요. 인터넷 시대고 SNS 시대이기 때문에 연극이란 부문은 너무 로컬 하다 못해 약간 초 마니아 같은 사람들이 보러 가는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연극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힘이 있는 집단은 책임이 있어야 해요. 죽어있는 걸 살릴 수도 있고 살아있는 걸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백상에서 연극 부문이 부활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너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백상 연극상을 받은 '그을린 사랑'은 직접 보러 가려고요." -올해로 데뷔 20년 차더라고요. "정말 멀리 온 것 같아요. 단기 기억상실증이 있어서 큰 일들은 기억 못 하는데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경험을 했어요. 한 100년 산 것 같아요.(웃음) 짧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근데 재밌고 즐겁게 했어요.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유롭게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어요. 이래 놓고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돌아보면 까마득하고 '그게 나였나?' 싶어요. 인생 자체로 보면 금방 간 것 같은데 배우로서는 잘 맞춰지지 않는 퍼즐을 내게 확 뒤집어 씌운 그런 느낌이에요." -20년이란 시간을 한 분야에 오롯이 집중하면 베테랑이 되지 않나요. "에이 무슨요. 김혜자 선생님도 안 그럴 거예요. 베테랑이 됐다고 느끼는 순간 연기가 후져질 것 같아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배우는 정말 감사한 직업이에요. 근데 누군가 찾아주지 않고 일이 없으면 그것만큼 또 힘든 게 없어요. 다 내 탓 같거든요. 지금은 정말 감사하게도 일할 곳이 많지만 앞으로의 일은 또 모르죠." -업계 절친은 누가 있나요. "MBC 장준호 PD는 '응답하라 1988' 하기 전에 내 데뷔 첫 드라마에서 B팀 감독님으로 만났어요. 잠깐 하는 연기를 보고 자기가 입봉 하는 페스티벌에서 역할 하나를 줬어요. 이후에 공연도 보러 오고요. 그 인연이 벌써 6~7년이 됐네요. 내 맘속에 묵직한 그런 게 좀 있어요. (라)미란 언니도 그렇고 (최)무성 오빠도 그렇고 보고 싶을 때가 있죠. 자주 연락해요. 김태훈 오빠랑도 친해요. 오빠랑 드라마를 하나 같이 했는데 이후 영화 '말모이'를 하면서 더 친해졌죠. 한 살 차이인데 되게 친구 같아요. 웃고 춤추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오빠랑은 그렇게 농담을 하면서도 진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최무성 씨와는 카메오로도 크게 활약했죠. "오빠는 진짜 '응답하라 1988' 때 인연을 맺어서 그게 쭉 가고 있어요. 최근에 카메오 출연(tvN '슬기로운 의사생활'·MBC '꼰대인턴')도 같이 하고요. 작정하고 연기하는 거라 너무 재밌어요. 우리의 과거 인연을 모르고 시청하는 분들도 있고 아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될 법한 신에서는 이게 재밌지 않나요."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감독님과도 각별한 것 같아요. "끈끈하게 잘 지낸다기보다는 내겐 너무 감사한 분이잖아요. 먹고살게 해 준 분이니까요. 정말 훌륭한 감독이에요."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영상=김진경 기자 [취중토크①]김선영 "'동백꽃', 임상춘 작가 알뜰살뜰 다 챙긴 작품"[취중토크②]김선영 "'응팔' 신원호 감독, 날 먹고 살게 해준 감사한 분"[취중토크③]김선영 "남편 이승원, 진정으로 존경하는 감독" 2020.08.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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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

'어떤 배우일까'에 앞서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감이다. 2011년 데뷔 후 약 10여 년간 활동했지만 인터뷰를 통한 직접적인 만남 또한 처음. 친근함과 신비로움,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배우 김새벽(35)이다. 글로벌 59관왕을 달성한 영화 '벌새(김보라 감독)'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왠지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할 것만 같은 이미지로 익숙했지만,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 채 울컥했던 얼굴은 의외의 인간미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날의 기억은…. 그냥 '멍' 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아요. 정신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이후 수상 영상도 차마 돌려보지 못했거든요. 트로피는 여전히 역시나 참 무겁네요.(웃음)" 김새벽을 애정하는 팬들은 종종 김새벽을 '무채색'에 비유하지만 김새벽은 1초의 고민없이 "무지개!"를 외쳤다.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을 모두 담고 싶은 배우, 계속 보고싶은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는 솔직한 바람이다. "방금 전까지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 멀었어요"라며 꺄르르 터트린 미소도 해맑다. 조근조근 '인간 김새벽'에 대해 하나 둘 꺼내놓은 대화들은 수채화 같은 분위기 속 한편의 수필집을 보는 듯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 사이 엿보인 의외의 엉뚱함은 혼자 알기엔 너무나 아까운 매력으로 빛났다. 묵묵히 활동하며 '독립영화계 여신'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대형 소속사에 새 둥지를 틀며 변화를 꾀할 준비도 마쳤다. 막연히 '사랑받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배우 세계에 발을 들였던 김새벽 스스로 일궈낸 성과다. "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이 놈 봐라?' 싶은 오기로 욕심이 자꾸 생겨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노력 좀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장마전선이 급부상하기 직전 눈부시게 화창했던 어느 날, 해질녘의 따뜻한 오후까지 맥주 한 모금과 함께 털어낸 김새벽의 이야기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연기가 어렵다'고 여러 번 언급했어요."이유가 여러가지인데…. 어떤 인물이 그려져 있으면 그것을 마음으로 소화해 캐릭터가 하고자 하는 말들을 고스란히 내뱉고 싶어요. 근데 잘 안 될 때가 있으니까. '모든 신들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시나리오에서 필요한 만큼 적확하게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더 다양한 톤의 사람을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연기'에는 사실 답이 없죠. "욕심이 생기면서 내려놓는 법도 배웠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 역시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거잖아요? 예전에는 '우와!' 하면서 감탄만 했다면 지금은 '저건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더블액션을 잘 못하는데 한동안 더블액션에 꽂혀 계~속 그것만 봤던 때가 있었어요. 근데 어느 날 어떤 작품을 보는데 이자벨 위페르의 더블액션이 안 맞는 거예요.(웃음) 당연히 연기는 너무 잘하죠. 작품에 방해가 되지도 않고요. '어? 이게 중요한 게 아니구나' 하면서 집착을 조금은 떨치게 됐어요." -어렵지만 놓지 못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을까요. "되게 웃긴데(웃음) 생각해보면 너무 잘 안되니까 동시에 욕심도 생기는 것 같아요. '어? 이 놈 봐라?' 약간 그런 마음 있잖아요. 더 알아보고 싶고, 더 잘하고 싶고. 집에서 쉬고 있으면 그렇게 현장에 가고 싶어요. 제가 연남동에 사는데, 경의선 숲길에서 산책을 하다 보면 촬영을 엄청 많이 해요. '촬영'이라고 쓰여져 있는 남의 현장을 보면서 '와~ 뭐 찍나보다. 와~ 현장이다. 나도 현장가고 싶다' 그러고 있어요. 하하. 그런걸 보면 연기를 좋아하긴 하는 것 같아요. 욕심나는 대상이랄까요?" -연기,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흐흐. 진짜 단순하게, 사랑을 많~이 받고 싶었어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제가 죽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죽으면 내가 살다 갔던 것들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거예요. 계기는 그거였어요. '사랑 많이 받는게 뭐가 있지? 연기하는 사람? 아, 그럼 연기를 해야겠다' 순으로 흘러갔던 것 같아요." -20대 중반,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했죠."신기해요. 제가 보통 잘 움직이거나 뭔가를 찾아서 하는 편이 아닌데 꽂히면 확 해버려요. 엄마에겐 '취직했다'고 하고 서울에 왔거든요.(웃음)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라 인턴을 한다는 핑계로요. 마침 서울에 친언니가 살고 있기도 했고 언니 집에 붙어 살면서 버텼는데, 방학이 끝나니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겠더라거요. 그때 집에 편지를 썼어요. '엄마, 난 연기를 할거야.' 우편으로 부쳐서 얼마 후에 엄마가 편지를 받게 됐는데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네가 무슨 연기야!'(웃음)" -누구도 예상 못한 행보였나봐요. "네!(웃음) 엄마뿐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이 놀랐어요. 학교 다닐 땐 발표조차 안 하고 싶어하는 아이였거든요. 영화를 하다 보니 TV에 출연할 일이 많지 않잖아요. 가끔 시상식이나 '방구석1열'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면 TV로 보게 되니까 아는 분들은 '이 사람이 내가 아는 그 사람인가'라며 의아해해요. 성향 자체가 연기를 하거나 나를 앞세워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부모님께 가장 먼저 보여드린 작품은 뭔가요. "'줄탁동시'인 것 같아요. 여전히 엄마, 아빠는 조금 불안해 하세요. '잘 할 수 있나. 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 하시는거죠. 작품도 편하게 못 보세요. 저는 제가 뭘 하는지 굳이 먼저 이야기 하지 않고요." -SNS에 '혜성비디오 둘째 딸' 과거를 공개했죠. 배우가 될 운명이었던 걸까요."하하. 부모님께서 비디오 가게를 하셨어요. 어릴 때 유치원이 끝나면 가게로 가 손님들이 반납한 비디오 테이프 감고, 빌려가면 비닐봉지에 담아주고 거스름돈 받고 그랬어요. 몇몇 손님이 '추천해 달라' 하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거요. 저게 지금 제일 잘 나가요' 하기도 했고요.(웃음) 가게 안에 계속 비디오가 틀어져 있으니까 종일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죠. 사실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래. 나한테는 비디오가게 딸이었다는 이력이 있어' 굳이 짜 맞추면서 '이렇게 될 운명이었다' 하려고요. 하하." -어떤 비디오가 기억나나요."음…. 영화 제목이 기억나지는 않아요. 어느 칸 어느 자리에 어떤 영화가 꽂혀 있는지를 기억해요. 홍콩 영화는 카운터 오른쪽, 새 영화는 TV 뒤에 있었어요. 꽂혀 있는 그 모습이 생생해요." -사실 하고 싶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연기학원을 몇 개월 정도 다녔고, 영화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오디션 공고를 보고 메일을 보냈어요. 그렇게 단편영화를 찍고, '줄탁동시' 오디션도 메일을 보내 성사 됐고요. 시작은 그래요. 관객이 돈을 내고 관람하는 영화를 기준으로 한다면 '줄탁동시'가 데뷔작이 되겠네요. 이후엔 소개를 통해 프로젝트에 합류했어요. '한 여름의 판타지아' 감독님도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만나게 됐고, 그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작품 출연으로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그렇게 여기까지 왔네요." -홍상수 감독과도 호흡을 많이 맞췄죠."연출부 스태프 분이 홍 감독님께 제 사진을 보여주셨대요. 감독님이 '한 번 만나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하게 됐어요." -칸을 비롯해 해외 영화제에도 일찌감치 발을 들였고요."영화제에 가면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해외든, 국내든 어디든요. '영화에 관심있고 좋아한다'는 대부분의 목적이 명확한 공간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확실히 힘을 얻게 돼요. '계속 좋은 작품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지금의 모습을 예상했나요. "전혀요. 이렇게까지 연기를 계속하고 있을 줄도 몰랐어요. 애초에 제가 그려놓은 뚜렷한 그림이 없었거든요. 일단 눈 앞에 놓인 하나를 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곤 했죠.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나랑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내가 내 재능을 이렇게 발견했구나.' "하하하하. 아니! 아니에요~ 진짜 아니고, 오히려 대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때는 '대상이 없는 사랑을 받고 싶다' 였다면, 지금은 같이 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작업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래서 전 누군가 '새벽씨 같이 작업 합시다'라고 하면 진짜 설레고 너무 좋아요. 꼭 누군가에게 고백받는 것처럼. 엄청난 기쁨을 느껴요. 그래서 계속 그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러려면 연기를 잘해야 하고. 무한 반복인거죠.(웃음)"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아무 개념이 없었어요. 그냥 했어요. 그냥, 진짜 그냥.(웃음) 오히려 무언가를 점점 알아가고, 알게 되니까 더 어려워지게 됐죠." -실제론 여린 모습에 가까운데, 작품에서는 강인한 역할을 많이 맡은 것 같기도 해요."그런가요. 캐릭터도 완전히 경계를 나누기는 힘들 것 같아요. 노랑과 주황 사이도 있듯이, 하다 보니까 어떤 역할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재미있는 역할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극단적이고 악역 같은 것들이요.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안 해 본 것이 참 많아서 좋아요. 과거에 하고 싶은 게 없어진 적이 있었어요. 그게 그렇게 절망적일 수 없어요. '어떡하지?'라는 생각만 들어죠. 힘 없이 무기력해요. 생각할 시간이 많았을 때여서 더 그랬었나 봐요." -'벌새' 이후 대중적 스포트라이트를 조금 더 크게 받게 됐어요. 변화를 느끼나요. "다양한 (분야에서) 연락을 주세요. 이전에는 '김새벽은 이런 걸 좋아할 것이다'는 생각들을 하셨다면, 이제는 제가 생각해도 의외의 제안도 다양하게 해주시죠. 좋아요. 저도 의식하면서, 혹은 무의식 중에 제 동굴 안에서 스스로의 한계 같은 것을느낄 수 있을텐데 먼저 제안을 주시면 동굴을 나와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잖아요. 감사해요." -몇 년 전과 비교해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솔직히 이전에는 많이 불안했어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에겐 시기라는 게 있잖아요. 지금도 아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다만 얼마 전 다리를 다쳐 제 뜻과 무관하게 집에 계속 누워있어야 했거든요. 코로나19와 맞물리기도 했고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빨리 사람들을 만나고, 수다가 떨고 싶어지더라고요. 아, 다리는 지금 다 나았어요.(웃음)" -평소 어떤 것에 자극을 받나요."영화나 드라마에서 진짜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너무 좋기도 해요. 그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고, 그러한 현장에 있다는 것이 부럽고요."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취중토크③] 김새벽 "'벌새' 후 해녀 전업 진지하게 고민" 2020.08.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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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안효섭 "'김사부2'=아이오프너, 새로운 안구 끼워준 작품"

배우 안효섭(25)과 초고속으로 재회했다.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 종영 기념으로 진행했던 취중토크에 이어 이번엔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다시금 만났다. 딱 세 달 만이다. 취중토크를 이토록 최단기간에 두 번 진행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자 "그래요? 영광이네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2015년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로 연예계에 데뷔, 5년 만에 백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자 이제야 실감이 난다는 반응이었다. 그날의 떨렸던 기억도 소환됐다. 너무 떨려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겨를조차 없었다는 안효섭.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말과 달리 자주 봐도 예뻤다. 볼 때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솔직함으로 무장, 안효섭의 자체 발광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의 취중토크는 장시간 폭풍 수다로 이어졌다. "요즘 공식적인 스케줄이 없다 보니 가끔 스케줄이 잡히면 너무도 신이 난다. 오늘 취중토크 역시 너무 설렘이 컸다"는 반가움의 인사를 건넸다. -수상을 예상했나요. "'김사부2'의 시청률(자체 최고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7.1%)이 워낙 높았으니까 그게 경쟁력이 될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수상까지 예상 못했어요. 더구나 연기로 상을 받기엔 잘한 분이 너무 많았잖아요. 재욱 씨는 데뷔 초부터 인상 깊게 봤고 안보현 씨, 옹성우 씨, 김강훈 씨 모두 정말 잘했잖아요. 누가 수상해도 이견은 없겠다 싶었어요."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이 먼 길을 어떻게 가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 '이번엔 떨지 말아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올라갔던 것 같아요. 솔직히 그 순간에도 내가 연기를 잘해서 받는 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 선배님들이 만들어줬기에 가능했거든요. '김사부2'가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쁨의 눈물은 없었어요. "울 겨를이 없었어요. 너무 긴장해서 얼어버리니까 만약을 위해 간단하게 수상소감을 준비했었거든요. 이름이 호명됨과 동시에 준비했던 소감을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근데 한석규 선배님께 감사의 말을 못 전했더라고요. 너무 아쉬웠어요. 그게 너무 후회돼요. '김사부2' 할 때 선배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너무 죄송해서 연락도 못 드렸어요. 이렇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요." -긴장이 풀렸던 순간은 없었나요. "펭수를 그날 처음 봤어요. 수상 소감 할 때 남극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할 얘기가 있다고 했잖아요. 너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어요. 그 모습에 긴장이 확 풀렸어요. 펭수의 2인용 의자 컷도 인상 깊더라고요. 역시 펭수는 펭수였어요. 특별 무대도 좋았어요. 보면서 청량해진 느낌이었어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왔던 김준(우주) 군이 진짜 귀엽더라고요." -백상이라는 상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스스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열심히 하면 안 되겠다,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스스로한테나 시청자들한테 좀 떳떳해지고 싶어요. 한석규 선배님이 '연기는 평생 만족할 수 없고 부족함을 느껴야 한다'고 조언을 해준 적이 있어요. 이 말이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데, 배우는 결국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거죠. 그래서 계속 배우고 싶어요. 경력이 쌓인다 해도 신인들한테 배울 게 있다면 언제든지 열려 있는 자세로 배우고 싶어요. 진심이에요." -여러모로 '김사부2'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이겠어요. "한석규 선배님, 진경 선배님 등 많은 선배님과 함께하면서 내가 몰랐던 세상을 경험했어요. 너무 부족한 게 많더라고요. 제일 기본적으로 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성우학원에 등록해 다니고 있어요. 연기할 때 자세도 교정하려고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고요. 연기라는 게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더라고요." -안효섭 씨에게 '김사부2'란 무엇인가요. "아이 오프너처럼 새로운 안구를 끼워준 작품이에요. 이전까지는 연기적으로 나무 한 그루, 두 그루, 세 그루만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눈을 떠보니 숲이었어요. 모르는 나무가 많더라고요." -성우학원이나 필라테스 외에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 있나요.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드라마나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배우의 연기를 보고 상황을 보고 세트를 봐요. 배움이라는 게 삶에 녹여져 있는 느낌이에요. 어느 순간 머리가 아프기도 한데 그게 너무 재밌어요." -'김사부2' 배우들과 정말 잘 지내고 있죠. "또래 배우들과의 단체 SNS 방이 있어서 대화도 자주 하고 얼굴을 보기도 해요. (이)성경 누나 집이나 (윤)보라 누나 집, 아니면 (김)민재 집에서 봐요. 서로 생일도 축하해주고요. 이렇게 진한 우정을 이어가는 팀은 처음인 것 같아요." -배우 양세종 씨도 '김사부2' 팀과 의리가 끈끈하다고요. "예전에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할 때만 해도 그렇게까지 자주 보진 않았는데 이번에 '김사부2'를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됐어요. 되게 재밌는 형이에요. 군대 가기 전에도 만났었어요. '김사부2' 멤버들이 다같이 면회를 갈 것 같아요.">>[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안효섭 "어릴 때부터 현빈 선배님 팬, 백상서 만나 영광" [취중토크②]안효섭 "'김사부2'=아이오프너, 새로운 안구 끼워준 작품"[취중토크③]안효섭 "요즘 정말 행복…비관적이었던 마인드 바뀌어" 2020.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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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박명훈 "봉준호 감독님, 100세까지 만수무강 하시길"

의미있는 유종의 미,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다.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을 통해 기적의 1년을 보낸 배우 박명훈(46)이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신기루 같은 나날들의 마침표를 완벽하게 찍었다. "내일 모레 50을 바라보는 신인은 많지 않죠? 하하" 올해 조연상과 신인연기상 후보에 동시 노미네이트 됐지만 내심 받고 싶었던 상은 역시 '생애 단 한 번'이라는 조건이 붙는 신인연기상이었다. "'기생충'의 일원이 됐다는 자체가 저에겐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였죠. 봉준호 감독님께 가장 감사해요." 오로지 연기 하나만 바라보며 살았던 인생이다. "시작이 연기라서 그런가? 뭔가 회사원처럼 이직의 개념을 생각할 수도 없는 직업이라 다른 일에는 한 번도 관심 갖지 않았어요." 오랜시간 연극무대에서 쌓은 내공은 독립영화로 이어졌고, 그 결과물이 봉준호 감독 눈에 띄었다. 현 충무로를 이끄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무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이 있으니 잘 따라가면 될 것 같았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타고난 긍정 마인드가 보다 넓은 범위의 대중에게 배우 박명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밑거름이 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스케줄, 그리고 필모그래피다. 박명훈은 1년 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이스' '경관의 피' '휴가' 등 영화 촬영을 줄줄이 마쳤고 '리미트' '비광'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아주 잠깐 등장하는 특별출연도 있고, 색다른 캐릭터도 있어요.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할 수 있는건 연기 뿐이니 열심히 많이 달려야죠." 행복한 하루 하루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작심한 최근 관심사는 기승전 '운동'. "사실 운동보다 술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은데…."라고 껄껄 웃으면서도 늦은 밤 대학로 술자리로 향한 박명훈이다. "여전히 많은 동료들이 대학로에서 활동하고 있고, 몸이 기억하는지 저도 그 자리, 그 분위기가 아직은 제일 편하네요." 인생의 풍파를 겪을만큼 겪은 후 맞이하게 된 제2의 인생은 큰 선물이 되어줬을 뿐 인간 박명훈을 흔들리게 만들지는 않았다. 작품의 후광이 아닌, 박명훈이라는 이름으로 구축해 나갈 행보에 신뢰가 더해지는 이유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힘들어도 행복한 나날이죠."배우들은 선택받은 직업이잖아요. 자기가 선택해서 작업할 수 있는 배우는 1~2% 정도예요. 선택받아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저 혼자 잘해서 되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변에도 너무 많이 감사해요." -이젠 작품을 정중히 거절할 정도 아닌가요."아휴~ 무슨! 아뇨. 절대 그럴 입장이 아니에요. 물론 여건상 (제안받는 작품에) 모두 출연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스케줄만 허락해 준다면 최대한 소화하려고 해요."-칸영화제와 1년 후 아카데미시상식.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가장 큰 변화는 레드카펫이죠. 칸 때는 등장하지 못했고,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어요. 하하. 뭐든 기록에 남는 거니까요.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죠. 가끔 '둘 중 어느 상이 더 좋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진짜 경중을 나눌 수가 없어요. 그냥 '어떻게 두 개를 동시에 받았을까요?' 싶을 뿐이에요.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연극계 잔뼈가 굵어요."1999년 연극 무대에 처음 섰어요. (전)미도가 무대 데뷔작을 저와 같이 했어요. '미스터 마우스'라는 뮤지컬이었는데, 14~15년 전쯤이었을 거예요. 모든 매체 통틀어 미도의 첫 작품이었어요. 미도와 이번에 백상에서 만났는데, 미도 나이가 이렇게 된 줄 몰랐어요. 아직 막내 같은 기억이 남아있어서요. 알고 보니 서른 후반이라면서요. 제 눈엔 걔가 완전 애기였는데.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유명해졌지만, 뮤지컬 무대에서는 정말 톱 배우예요. 무대 쪽에서 잘 되고 있어서 행보는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대박을 터뜨렸더라고요. (이)정은이 누나는 2005년에 저와 같이 '라이어'라는 공연을 6개월간 같이 했어요." -무대로 돌아갈 마음도 있나요."좋은 작품이 있고 스케줄만 맞으면 하고 싶죠. 연극을 시작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무대에 섰던 배우들은 그걸 잊기 힘들어요. NG 없이 2시간을 연기하기까지 매우 많은 연습을 거쳐야 해요. 영화와 드라마를 할 때와는 다른 쾌감이 있어요. 유명한 선생님 배우분들도 여전히 연극 무대에 서는 이유가 있어요."-특별히 애정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수많은 배우가 지나간,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수많은 유명 배우들이 그 무대를 거쳐갔어요. (설)경구 형님을 스타트로 해서, (김)윤석이형, (황)정민이형, (김)희원이형 등 지금 한국영화를 이끌어가는 배우들 가운데 학전 출신이 많아요. 저도 그 작품이 정말 하고 싶었어요. 16년 전이네요. 당시 연극이 많을 때가 아니라서 배우들이 그 작품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어요. 저는 두 번 정도 떨어지고 세 번째에 붙었어요. 연기만 잘한다고 캐스팅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배역과 그림도 잘 맞아야 하고, 복잡하죠. 그 작품할 때 조연출이 윤석이 형이었어요. 그 형이 영화도 안 할 때요. 저와 같이 노숙자 커플로 나온 배우가 희원이 형이에요. 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뮤지컬이 기억에 남아요. 초연 앙코르에 참여했는데, 20년 정도 됐네요. 그땐 (조)승우가 꼬마일 때 베르테르를 연기했어요. 승우와 (엄)기준이가 더블 캐스팅이었던 기억이 나요. 저도 무대 데뷔하고 얼마 안 있다 그 작품을 했으니 기억에 남죠. 그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지하철 1호선'이에요."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열심히 연기하며 칼을 갈았네요. "할 게 없었어요. 무대에 서다가 지금 매체에서 유명 배우가 된 분들 많으시잖아요. 연극을 하다가 매체로 가는 게 코스 같은 느낌이었죠. 다들 그렇게 무대에 몰려있으니까 서로 위로받는 거예요. 누가 잘 되면 솔직히 배도 아프겠죠. '나보다 쟤가 뛰어난 걸까?'라는 생각도 들 거고요. 배우뿐 아니라 모든 직장이 다 그렇죠. 근데 뭐, 운도 따르고 여러 가지 것들이 따라줘야 하는 거잖아요." -봉준호 감독 차기작에도 많은 눈이 쏠려 있죠. "제가 봉 감독님이 아니어서 그분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부담감 같은 건 다 뛰어넘은 분 같아요. 저도 감독님 차기작이 궁금해요. 워낙 부지런하셔서 금방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또 한 번 기대를 할 수 있죠. 감독님 같은 분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영화 만드셔야 해요. 100세까지 만수무강 하셨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하하하."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영상=박찬우 기자 장소=삼청동 르꼬숑 [취중토크①] 박명훈 "'기생충'→백상 신인상 1년내내 얼떨떨"[취중토크②] 박명훈 "봉준호 감독님, 100세까지 만수무강 하시길"[취중토크③] 박명훈 "대학로 새 희망? 길 열어준 선배들께 감사" 2020.07.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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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김다미 "유재명 선배님, 첫인상과 다른 반전 매력의 소유자"

배우 김다미(25)가 데뷔 첫 드라마로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 조이서 역을 통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여자 주인공의 탄생을 알렸다.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당당한 조이서와 딱 맞아떨어지는 연기력을 보여준 김다미는 '괴물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영화 '나를 기억해' '2017 동명이인 프로젝트'를 거쳐 '마녀'(2018)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선 '김다미가 누구야?'란 관심이 폭주했다. 이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TV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이태원 클라쓰'는 많은 패러디물과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현재 일본에서 한류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3년 만에 스크린과 브라운관 모두를 섭렵하며 20대를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가 된 김다미. 시상식이 끝나고 약 한 달 뒤 다시 만났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가 신기한 듯 바라봤다. "진짜 제 이름이 있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며 해맑게 웃었다. -박서준·유재명 배우 등과 호흡 맞추며 많은 걸 배웠겠어요. "함께한 모든 분들께 많은 것을 배웠어요. 존경스럽고 대단했어요. 배우마다 가진 매력적인 연기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항상 상대 배우를 배려해줬고, 좋은 장면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야기하는 현장에 내가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했어요. 배우로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해준 현장이었어요." -첫인상과 가장 다른 반전 매력의 소유자는 누구였나요. "재명 선배님을 실제로 봤을 때 장 회장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선배님의 일상 모습과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현장에 있었고 디테일한 연기에 다시금 놀랐어요. 카메라 앞에서는 무서운 장 회장의 모습이었다가 카메라가 꺼졌을 땐 다정한 재명 선배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게 너무 멋있었어요." -극 중 권나라 배우가 '상큼이'라고 부를 때 솔직한 심정은요. "처음에 대본 보고 이걸 어떻게 하지 그랬는데 나라 언니가 하니 잘 어울리더라고요. 상큼이란 말이 안 오글거렸어요. 이후에 패러디도 엄청 많이 나왔더라고요.(웃음) '펭새로이' 패러디도 봤죠. 아참, 그러고 보니 펭수를 백상에서 처음 봤어요. 같이 사진 찍고 싶었는데 찍지 못해 아쉬워요. SNS에서 '펭수 의자 2개 컷' 봤는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실제로 보니 더 매력 있었어요." -김성윤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사랑이 가득한 감독님이에요. 작품에 대한, 배우에 대한, 스태프분들에 대한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고 하나하나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있을 때 행복했던 것 같아요. 힘들 때는 응원해주고 고민이 있을 때는 함께 고민하며 나아갈 수 있게끔 해줬죠. 덕분에 조이서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TV와 영화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체감한 게 있나요. "아침에 밥 먹을 때 아빠가 TV를 보는데 어디서 제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도저히 듣지를 못하겠어서 다른 채널로 돌렸어요.(웃음) 예전엔 또래 친구들이 많이 알아봤는데 요즘은 엄마, 아빠 친구분들이 많이 알아봐요. TV가 확실히 시청층이 넓더라고요. 드라마를 처음 하다 보니 그 차이를 더 많이 느꼈어요." -유명세와 함께 과거 온라인 쇼핑몰 피팅 모델을 했던 모습이 다시금 화제죠. "'내가 이런 것도 했었구나!'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웃음) 그때는 지인을 통해 시작하게 됐는데,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수입이 좋아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요. 피팅 모델로서 노하우는 따로 없어요. 찍어주는 분이 잘 찍어줬어요." -원래 배우가 꿈이었나요. "진짜 어렸을 때부터 배우란 꿈을 꿨어요. 유치원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직접적으로 얘기는 못하고 친구들이랑 놀 때 연기하면서 놀고 그랬죠.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께 말하고 본격적으로 준비했어요. 전공을 목표로 공부했죠." -학창시절 때 끼가 다분했던 학생은 아니었다고 밝힌 인터뷰를 봤어요. "지금도 그렇게 내 안에 끼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때 당시엔 공부도 딱 중간이었고 먼저 나서는 것도 안 좋아했어요. 그럼에도 별탈 없이, 저 나름대로 재밌게 보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학교 내에 연극부가 없어서 친구 따라 난타부를 했는데 너무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학교에 가서 제대로 연기를 공부하기 시작했군요. "고등학교 때 연기학원을 다니며 공부했고 대학교 때는 연극을 했죠. 사실 고등학교 때는 대학만 가면 내 꿈이 이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새로운 환경이 있고 해야 할 게 더 많더라고요.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어떻게 해야할까?' 그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어떻게 영화로 넘어오게 됐나요. "대학교 4학년 전까지는 학교에서 연극하느라 외부 활동을 거의 못했어요. 4학년 때부터는 시간이 좀 나서 인터넷으로 오디션 지원도 하고 프로필 찍어서 영화 제작사에 내러 다니고 그랬어요. 그러다 첫 상업영화로 '나를 기억해'를 찍게 됐죠. 3개월 후에 '마녀'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했어요. 그땐 회사도 없었고 일단 혼자 해보자는 생각으로 해본 거였는데 진짜 될 줄은 몰랐어요. '오디션이라도 많이 봐야지' 이런 생각으로 본 거였거든요." -추진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스스로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에 오디션을 보지 않았어요. 계속 미루다가 4학년 때 이거라도 하자는 느낌으로 했던 것 같아요. 주위에서 정보를 알려주거나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렇게까지 빨리 작품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사실 길게 봤거든요. 30살까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거였어요. 30살을 마지노선으로 잡았는데 그때까지 잘 안 됐어도 조금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계속했을 것 같긴 해요.(웃음)" >>[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 김다미 "백상 女신인상 수상자로 호명…진짜 얼떨떨했다"[취중토크②] 김다미 "유재명 선배님, 첫인상과 다른 반전 매력의 소유자"[취중토크③] 김다미 "'이태원 클라쓰' 해외 인기? SNS 통해 느끼고 있어" 2020.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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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브아걸 "가인, 묵묵히 기다렸다..각자 자리에서 노력"

최장수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가 4년 만에 다시 똘똘 뭉쳤다. 브라운아이드걸스는 멤버 가인이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완전체로 컴백하기까지 약 4년이 걸렸다. 멤버들은 묵묵히 기다려줬고 가인도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서두르지 않았고, 좋은 음악으로 복귀하기 위해 차근차근 스텝을 밟았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4년 만에 완전체로 발매한 리메이크 앨범 'RE_vive'로 건재함을 보여줬다.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고,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곡으로 꽉 채운 앨범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4년 전 첫 취중토크에서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던 가인과 멤버들은 4년의 시간 동안 여유가 더 생겼다. 1편에 이어... -채널A '아이콘텍트'에 나르샤 씨와 미료 씨가 출연해서 그동안 못 한 속 이야기를 나눴죠. 나르샤 "섭외 왔을 때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어요. 모든 그룹마다 양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래된 그룹이라 그 시간만큼 여러가지 쌓인 것들이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걸 방송을 통해서 물어본 자리였어요."미료 "그게 놀라웠어요. 평상시에는 그런 딥한 이야기를 안 하는데요. 방송에서 하니깐 놀라운 거 반, 고마운 거 반이었어요."나르샤 "미료를 제외한 셋은 같은 포지션(보컬)인데 미료만 다른 포지션이라서 그동안 활동하면서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미료씨는 보컬 그룹으로 활동하지 않고 힙합 음악을 했다면 어땠을까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미료 "반응이 좋았던 곡이 보컬이 강조된 것 보다는 댄스곡이기도 했고, 한창 바쁠 때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쉬면서 '내가 걸그룹 안 하고 힙합 음악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다시 태어나도 이런 선택을 할 것 같아요."제아 "사실 그땐 여자 래퍼가 귀했고 그래서 제가 감언 이설해서 데려오려고 했거든요. 저한테는 미료가 특별한 포지션이고 없어서는 안 될 포지션이라서 더 필요하고 간절했어요. 미료가 더 할 수 있는 곡이 있는데 파트적으로 봤을 때 작잖아요. 미료가 희생을 한 것도 있지만 브아걸에 딱 맞는 래퍼이기도 하고 브아걸에 있어서 미료가 더 빛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한 번쯤은 미료의 랩 실력이 확 재조명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4년 동안 음악 작업은 같이 안 해도 따로 만남은 계속 가져왔을 것 같은데요. 제아 "2~3년은 가인이가 잠수타서 못 보다가 그 이후로는 그때그때 시간 맞으면 연락하면서 보고 그랬죠." 가인 "제아 언니랑은 자주 봤어요." -지난 4년간 어떤 마음으로 가인을 기다렸나요. 제아 "사실 4년이나 흘렀는지 몰랐어요. 4년 이야기할 때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싶어요. 4년에서 2년 반 정도 이후부터는 완전체 컴백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깐 더 그렇게 공백이 길었다는 걸 느끼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이럴수록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주자 했는데 생각보다 공백이 길어지긴 했죠." 가인 "언니들이 정말 묵묵히 기다려줬어요." 나르샤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언니들은 묵묵히 기다려주고 가인은 예전처럼 컨디션 챙기려고 노력하고 그랬거든요. 각자 자리에서 노력을 하긴 했는데 제일 미안한 건 팬들이죠." -고마운 마음을 서로 표현하고 그랬나요. 가인 "제아 언니한테는 평소 말을 많이 하거든요.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제아언니는 같이 아파해줬고요. 또 팀에 누구든 한 명한테는 제 상황을 알려야 할 것 같아서 리더 언니와 이야기를 많이 했죠. 미료 언니나 나르샤 언니는 3년이 지난 후에 얘기했더니 '너 그 정도로 힘들었어? 몰랐어?' 그랬어요. 언니들은 말 하지 않아도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나간 게 좋았어요."나르샤 "리더의 역할이 있잖아요. 이런 상황을 아무래도 리더는 알고 있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중간에서 리더가 역할을 잘해요."가인 "브아걸의 징검다리이자 정리를 하는 역할이죠." -활동하면서 해체설과 불화설이 있기도 했죠. 제아 "불화설은 한창 많이 활동할 때 나르샤랑 가인이랑 있었지만 그 이후엔 없었던 것 같은데요?"가인 "제가 화장실에서 맞았대요. 그게 말이 돼요?(웃음)" 미료 "가인이가 맞을 사람이 아니에요.(웃음)" 나르샤 "근데 그걸 믿은 사람이 있을까? 우린 서로 싸울 그릇이 안 돼요. 대중의 입장에서 활동도 안 하고 4년을 쉬는데 그 중 멤버 한 명이 다른 소속사로 가면 해체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갑자기 나와서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웃음)"미료 "2년 전에 해체설 났을 때 너무 황당했어요. 열심히 완전체 컴백 준비하고 있는데 해체설이 나와서." -한 인터뷰에서 14년차 소회에 대해 '이제야 재밌어졌다'고 답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제아 "이제 좀 뭘 알겠어요. 서른 중반까지의 삶이 지금 재밌는 것에 비하면 뭐가 없는거예요. 그래서 그런 의미로 이제야 인생이 재밌어졌다고 한 거예요." -요즘 음악 트렌드에 열려있다고요. 제아 "음악에 대한 고민은 늘 하기 때문에 아직도 할 게 많은 것 같아요. 뒷방 늙은이처럼 적당히 이 만큼 했으니 적당히 하는 건 싫어요. 새로운 음악과 시도를 계속 해보고 싶어요." >>[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브아걸 "4년 만에 완전체 컴백..아드레날린 폭발"[취중토크②] 브아걸 "가인, 묵묵히 기다렸다..각자 자리에서 노력" [취중토크③] 브아걸 "김이나 언니, 정신적 지주" 2020.0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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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지코 "CL 선배님과 작업 같이 해보고 싶어요"

가수 지코가 베트남 호치민시의 한 식당에서 일간스포츠와 취중 인터뷰를 가졌다.'아이돌' '아티스트' '천재 프로듀서' 지코(27·우지호)를 수식하는 단어다. 블락비로 데뷔해 자신이 부른 노래 제목처럼 아티스트가 됐고 누구나 곡을 받고 싶어하는 프로듀서로 평가받는다. 지난 1월 자신의 이름을 영문자로 표기한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소속사 대표라는 명함을 하나 더 새겼다.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씽킹(THINKING)'을 두 파트로 발매했다. 앨범명에서 느껴지듯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달했고 기존에 해오던 화려한 리듬의 래핑과는 다르게 차분한 노래를 불렀다. 물론 앨범에 다양한 곡을 수록했지만 타이틀로 내세운 곡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랩은 한정적인게 있어요. 생각을 정리하는 앨범인데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기엔 노래가 적절했죠. 제 얘기지만 들어보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감사했죠.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그 의도가 잘 전달됐나봐요." 일곱명에서 홀로서기. 소속사 경영 등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현재는 그 변화에 잘 적응해가는 단계다. 누군가를 프로듀싱할 수도 더욱 크게 확장할 수도 있는 제한을 두지 않고 다방면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지코와 취중토크는 베트남에서 진행됐다. 브이 하트비트(V HEARTBEAT) 참석차 호치민을 방문했고 그 곳에서 공연이 끝난 후 잔을 기울였다. 타국에서 조금은 특별했던 인터뷰였다. -새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한 가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마이너·메이저 감성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아티스트가 좋아요. 충분한 재능을 타고 났는데 활동 제약이 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오고 싶어요.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키워 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역할을 하고 싶고요. 아이돌 출신이나 이런건 중요하지 않아요."-곡 작업 의뢰도 많이 들어오죠."예. 많이 들어와요. 좋은 곡이 있는데 다들 생각하는 방향과 목표가 달라 주인을 찾지 못 하고 있는게 있어요." -소속사 운영은 어떤가요."아직까진 힘들거나 버거운게 물리적으로 느껴지진 않아요. 그만큼 확장된 상태도 아니고요. 기반을 다지는 단계죠. 현재는 제가 유일한 소속 연예인이나 다름없으니 지코로서 활동을 열심히 해야죠."-가수·프로듀서·소속사 사장, 뭐가 편한가요."프로듀서가 편해요. 전면에 나오지 않고 창작물을 알릴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하거든요."-지코의 프로듀싱이라는 굉장한 기대감이 있잖아요."그런 기대치를 충족시킬 자신감은 늘 있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냐가 중요하죠."-요즘도 독서 많이 하나요."독서 안 한 지 1년이 넘었어요. 시간도 없었고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일부러 하지 않았어요.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걸 우선으로 둔 작업이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작업이 더 수월했던 부분도 있고요." -생각을 옮기는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뭔가요."이전에는 한 방에 훅 들어오면 찰나의 순간 몰입해서 곡을 만든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이번에는 방향성이 정해지고 나서 순간순간 오는 자극이 없다보니 재미있고 신나진 않았어요. -제일 마음에 드는 곡은 뭔가요."'사람'이에요. 앨범에 대한 주제를 가장 잘 다뤘고요. 원래 '인간'으로 제목을 하려다가 너무 과학적인 제목이라 '사람'으로 정했어요."-평상시에는 뭘 하면 지내나요."집에서 그냥 영화나 드라마봐요. 특히 넷플릭스를 좋아해요. 최근엔 '빌어먹을 세상 따위' 시즌2가 나와서 봤어요."-재미있게 본 영화 좀 추천하자면요."영화는 너무 많이 보다보니 베스트를 꼽기가 힘들어요. 저를 편하게 만들었던 건 '플로리다 프로젝트'였고 '우리들'도 감명깊게 봤어요."-의외네요. 활동적일 거 같은데."생각보다 활동적이지 않아요.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해요. 성격은 외향적인데 생활에서는 굉장히 정적이에요. 동선도 정해져있고 움직이는거 싫어해요."-나름 운동 많이 하지 않았나요."건강이 나빠지겠다 싶어서 운동을 했는데 거기에 또 꽂혔죠. 주변에서 그만하라고 할 정도로요.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관뒀죠. 몸이 불어나다보니 스타일링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언젠간 내 아웃핏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 때 다시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도 늘 붙어요."이번 앨범에는 오롯이 저에게 집중하고 얘기하고 싶어서 주변 역할을 하는 걸 덜어냈죠. 그래서 패션에 대한 욕심도 덜 냈고요."-가사에도 중의적 표현이 많아요."언어유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랩을 시작하게 된 것도 한글로 재치있고 멋진 표현을 쓰는게 매력적이라 시작한 거에요."-고민이 있나요."주변 사람들이 한 달만이라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봤어요. 행복의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그걸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요."-다음 창작에 대한 압박이 있나요."이번에 앨범을 내고 다음에 할 것에 대한 정리가 됐어요. 저의 얘기를 하지만 듣는 이들이 수긍한다면 그 사람들의 얘기가 될 수도 있고요. 개인적 감정에 치중한 작업물을 내놓진 않으려고요."-많은 협업이 있었는데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나요."CL 선배님이랑 작업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친분이 전혀 없어요. 실제로 작업을 하게 된다면 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아이돌 프로듀싱도 생각도 있나요."제약을 두지 않으려고 해요. 규정을 지어버리면 다른 행보를 보일 때 부작용이 있잖아요. 래퍼인데 노래를 부르는걸 보고 사람들이 '왜 저러지'라는 의문을 가지잖아요. 힙합 레이블도 아니고 엔터테인먼트도 아닌 문화 예술을 아우르고 싶어요."-반대로 엄청 규모가 커질 수도 있네요."수시로 생각이 바뀌니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죠. 우유부단하진 않지만 선택의 순간은 미리 생각을 해요. 플랜비까지 생각하죠." >>[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지코 "생각을 정리한 앨범, 후한 점수 주고파"[취중토크②]지코 "CL 선배님과 작업 같이 해보고 싶어요"[취중토크③]지코 "직접 소통하니 오해가 없어지던데요" 2019.12.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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