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8년 법정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탄핵 위기까지 몰렸다. 전 세계에서 여자 문제로 거짓말을 해 법정에 세운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폭스 뉴스의 빌 오라일리는 자신의 쇼 ‘The O‘Reilly Factor‘를 통해 “클린턴은 자수성가한 훌륭한 대통령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신성한 법정에서 눈하나 깜빡 안하고 거짓말을 하는 그를 보고 존경심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안티 클린턴‘이 됐다고 밝힐 정도였다.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다. 마이애미 돌핀스의 감독이었던 닉 세이번의 ‘거짓말‘이 미 스포츠계 핫 이슈로 떠올랐다. 세이번은 11월부터 누차 대학 풋볼에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3일 앨라배마 크림슨 타이드와 8년 3200만 달러에 계약. 자신의 말과 180도 다른 행동을 했다. 풋볼 팬들은 어떻게 그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냐며 분개하고 있다. ESPN.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언론들도 일제히 ‘세이번 융단폭격‘에 가세했다.
▶세이번은 누구?
세이번은 1995년부터 대학풋볼 미시간 스테이트 감독을 맡았다. 1999년에는 미시간을 9승2패로 이끌며 지난 66년 이후 최다승을 안겨줬고 2003년에는 LSU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이끌며 AP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돼 NFL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결국 2004년 크리스마스 때 NFL 마이애미와 계약했다. 하지만 이후 두 시즌동안 15승17패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전문가들은 세이번이 이끄는 마이애미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으나 결과는 6승10패. 조 꼴찌였다.
▶언론까지 이용한 거짓말장이?
프로에서 만신창이가 되자 그가 다시 대학풋볼에 갈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구체적으로는 앨라배마대행. 그러나 그는 이런 말이 나올 때마다 강력하게 부인했다. “대학에 있었을 때는 프로에 가는 게 꿈이었다. 이미 대학 감독은 충분히 할만큼 했다. 프로로 가는 게 내 꿈이다”. “여러 대학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내가 관심이 없는데 무슨 소용인가”. “앨라배마 코치가 되는 일은 결코 없다. 남들이 뭐라든 신경 안쓴다”라고 지난 한 달간 일관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 돼버렸다. 주류언론은 세이번이 이렇게 거짓말을 한 게 결국 자신의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서였다고 분석한다.
▶대학 감독 연맹은 거짓말 클럽
ESPN 팻 포드 칼럼니스트는 “이제 미국 풋볼 코치 어소시에이션(대학풋볼 감독 연맹)은 ‘거짓말 클럽‘으로 이름을 바꿔야한다고 맹비난했다.
예전에 부치 데이비스가 마이애미대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고 곧바로 NFL 클리블랜드와 사인한 것. 타미 투버빌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다른 대학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3일 뒤 오번대와 계약을 한 것 등을 예로 들며 이제 대학풋볼 감독은 ‘성실‘과 ‘캐릭터‘가 아니라 ‘거짓말‘로 상징되는 인물들로 전락됐다고 덧붙였다.
ESPN의 존 아일랜드는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감독들 때문에 솔직히 나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며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