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인 한국과 중국의 실질적 랭킹 1·2위가 모두 출격한다. 무대는 17일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문화원에서 시작되는 한·중·일 바둑 삼국지 ‘제10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3라운드. 각종 세계대회에서 개인 자격으로 격돌한 적은 있지만 단체전에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3라운드에는 이창호 9단·이세돌 9단(이상 한국), 구리 9단·창하오 9단(이상 중국), 다카오 신지 9단(일본)이 3라운드에 나선다.
그런데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17일 출격하는 다카오를 제외해야 할 것 같다. 다카오는 대회 첫날인 17일 중국과 맞붙는데, 창하오에 2전 2패를 기록하는 등 두 기사에 절대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카오의 기적’을 배제할 수는 없다.
17일 다카오의 패배를 가정한다면 남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네 선수다. 바둑 팬들도 이들 ‘한·중 원 투 펀치’의 맞대결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은 2년 만의 우승, 중국은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세돌이 화두의 중심에 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으로 불리면서도 농심 신라면배는 처음 출전하는 탓이다. 그 동안 번번이 국내 대표선발전에서 고배를 드는 바람에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따라서 언제 누구를 상대로 농심 신라면배 데뷔전을 치를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세돌은 통산 전적에서 창하오에 6승 5패, 구리에 3승 4패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전적에서는 창하오에 3연승, 구리에 2연패다. 반면 이창호는 창하오에 22승 9패, 구리에 5승 4패, 최근 3년간 창하오에 2승 4패, 구리에 3승 3패를 기록중이다.
기록만 놓고 볼 때 이세돌은 창하오와의 격돌 가능성이 높다.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는 것은 곧바로 심리적 우위로 이어지는 탓이다. 이세돌 ‘특유’의 들쑥날쑥한 컨디션만 조절할 수 있다면 말이다.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회는 일간스포츠(IS)가 주최하고 ㈜농심이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제한시간 1시간에 초읽기 60초 1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