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7)는 뉴욕 양키스를 올해 자신의 팀으로 선택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 첫 한국인 선수다. 박찬호 자신도 "꼭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고 말한다.
양키스는 마쓰이 히데키(일본)·왕젠민(대만) 등 아시아 출신 스타들이 거쳐간 팀이다. 그러나 유독 한국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뿐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도 한국 국적 선수는 전무했다. 베테랑 야구 기자 피터 개몬스는 1993년 박찬호의 LA 다저스 입단 뒤 "한국이 메이저리그 선수 자원의 엘도라도가 될 것"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과거 보스턴이나 최근 시카고 컵스 등 한국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양키스는 냉담했다.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시도영입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 당시 양키스의 아·태 담당 스카우트인 존 콕스는 두산 박명환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이 해 말에는 두산 마무리 진필중 영입 시도를 하기도 했다. 진필중은 당시에 대해 "거의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무산됐다"고 아쉽워했다.
당시 양키스는 막판에 영입 의사를 철회해 진필중의 포스팅 때 금액을 적어내지 않았다. 2005년에는 구대성이 양키스 입단을 공식 발표하고도 불발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당시 뉴욕 언론에선 "에이전트가 합의 단계에서 발표를 서둘렀다"고 지적했다. 에이전트의 어설픈 일처리도 한 몫 했지만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과 구단 고위층과의 알력이 배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추어도 전무최근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는 2001년 류제국·2006년 정영일이 양키스와 협상을 가졌다. 하지만 계약에 이른 선수는 아무도 없다.
김태민 미네소타 스카우트는 "과거 양키스는 마이너리그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양키스의 팜은 나머지 29개 메이저리그 구단이라는 말이 스카우트 사이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한국 상주 스카우트도 없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아·태 담당이 한국까지 포괄하지만 한국에는 '버드 독'으로 불리는 정보원도 제대로 두지 않았다고 한다. 김 스카우트는 "양키스는 '최고 선수가 아니면 뽑지 않는다'는 방침, 그리고 팀의 국제 스카우트 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말했다.
'제 2의 박찬호'는 앞으로 가능할까. 소극적이었던 양키스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양키스는 올해 클리블랜드 스카우트 출신 이승준씨를 한국 담당으로 임명했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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