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은 31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빈약한 타선 걱정을 늘어놨다. 류 감독은 부상 때문에 2군에 내려간 채태인과 조동찬을 아쉬워 했다. 오른쪽 어깨가 아픈 박석민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 라이언 가코는 두 달 동안 홈런을 한 개밖에 때리지 못하고 있다.
류 감독은 "홈런을 치는 타자가 하나밖에 없으니…"라며 입맛을 다셨다. 류 감독이 말한 '하나'는 삼성이 올 시즌 치른 47경기에서 모두 4번타자 자리를 지킨 최형우(28)였다.
최형우는 이날 0-0이던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선제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호투하던 한화 선발 김혁민을 맞아 볼카운트 1-2에서 몸쪽 높은 직구(시속 146㎞)를 통타했다.
한화 중견수 김경언은 몇 걸음 떼지 못한 채 멈췄다. 잘 맞은 타구는 대전구장 백스크린 상단으로 떨어졌다. 비거리 125m짜리 시즌 12호 홈런. 최형우의 홈런으로 공격루트를 찾은 삼성은 4회에만 3점을 냈고, 결국 3-2로 이겼다.
최형우는 홈런 1위 롯데 이대호의 독주를 견제할 유력한 대항마다. 지난해 최형우는 이대호보다 20개 적은 24홈런에 그쳤다. 4월까지만 해도 3홈런밖에 때리지 못해 홈런레이스에 끼지 못했다.
최형우의 5월은 홈런 9개와 함께 빛났다. 5월 마지막 날에도 홈런을 날려 이날 13호 아치를 그린 이대호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동료들의 지원사격 없이 홀로 싸우다시피 하고 있지만 최형우는 무서운 화력을 잃지 않고 있다.
최형우는 "사실 감기몸살이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홈런을 쳐서 기분 좋다. 김혁민 직구가 워낙 좋아서 직구만 노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홈런 40개, 타점 100개(현재 33개)를 치고 싶다"며 통 큰 포부를 밝혔다.
대전=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사진=삼성 라이온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