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기록대행업체인 (주)스포츠투아이가 개인 야구팬이 운영하는 기록사이트의 운영에 제동을 걸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사이트는 비영리로 운영된다.
스포츠투아이는 KBO 자회사인 KBOP와 프로야구 기록을 관리하면서 기록 관련 수익사업을 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스포츠투아이는 구단·신문·방송 등에 기록을 판매하며 KBOP에는 매년 1억원 가량을 수익배분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일반 팬에게 공개되는 기록은 질과 양에서 미흡하다. 이때문에 수 년 전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생겨 방대한 야구 기록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논란은 한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김봉준 스포츠투아이 이사는 15일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일부 개인이 스포츠투아이가 서비스하는 문자중계를 수집해 사용하고 있다. 적절하고도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직후 한 개인 기록사이트는 폐쇄됐다.
스포츠투아이는 문자중계 시스템이 자사 비용을 들여 개발한 것이므로 무단 사용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에는 아직 스포츠 기록에 대한 판례가 없다. 2007년 미국에선 판타지게임 관련 소송에서 "메이저리그는 기록에 대한 저작권을 갖지 않는다"는 판례가 나왔다. 국내 저작권법에도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는 저작권이 없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KBO 공식 기록업체가 비영리 개인 사이트 운영을 가로막는다는 건 독점 업체의 횡포로 비칠 소지가 있다. 개인기록 사이트 '아이스탯'을 운영하는 김범수씨는 "과거 스포츠투아이에 기록 열람을 요청한 적이 있다. 수천만원을 요구했다. 그래서 직접 기록실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KBO는 여러 수익 사업에 대해 "당장 수익을 늘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야구팬을 늘리는 게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래서 TV 중계도 특정사 독점보다는 '매일 4경기 중계'를 원칙으로 한다. 일개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한 어깃장은 야구 기록 대중화에 힘써야할 KBO 공식 기록업체의 자세와는 맞지 않는다.
일반 팬 뿐 아니라 스포츠투아이와 계약 중인 매체 종사자들도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기록의 질이 개인사이트 기록보다 낫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