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성남 김성준, 자비 들여 유럽일주 “많이 배우고 왔다”
올 시즌 대전에서 성남으로 이적해 중원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김성준(24·성남)은 '공부하는 축구선수'다
비밀리에 작년말 유럽으로 홀로 축구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10월30일 대전 소속으로 광주와의 K-리그 최종전에서 풀타임을 뛴 김성준은 다음날 베낭 하나 달랑 메고 축구 본고장 유럽으로 떠났다. 그는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2주간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을 다녀왔다. 김성준은 "수준 높은 유럽 축구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며 "특히 롤모델인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성준은 호화스럽지 않고 검소한 축구여행을 택했다. 유스호스텔, 한인 민박에 묵고 이지젯, 부엘링, 라이언에어 등 저가항공을 이용해 경비를 최소화했다. 단, 표값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김성준은 아스널-마르세유전, 리옹-레알 마드리드전, 에스파뇰-비야레알전, 잉글랜드-스페인전 등 총 4경기를 직관했다. 영국-프랑스-스페인-영국을 오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김성준은 귀국 전날인 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A매치 평가전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록 전반만 뛰었지만 롤모델인 사비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성준과 같은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 사비는 정교한 패스를 구사해 '패스 마스터'라 불린다. 스페인의 유로2008과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김성준은 "사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처럼 드리블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창조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해 놀랐다. 다른 세계의 축구를 보는 듯했다"며 "표값 4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본 만큼 실력도 늘었을까. 김성준은 올 시즌 11경기(3도움)에 출전하며 성남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