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괴물센터' 오세근(25·200㎝)이 사실상 이번 시즌 출전이 어려워졌다. 오랫동안 오세근을 괴롭혔던 오른쪽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담당의사는 당장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고, 오세근은 무조건 뛰겠다고 했다. 소식을 들은 이상범 KGC 감독은 "절대 출전 불가"라는 명령을 내렸다. "오세근 없이는 KGC의 2연패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이 감독에게는 올 시즌 우승보다 앞으로 한국농구를 짊어질 오세근의 미래가 우선이었다. 이 감독의 배려에 오세근도 이제 부상 완치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완치가 어려운 고질병이었는데, 수술을 해서 고칠 수 있다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목소리에 강한 긍정의 기운이 느껴졌다.
-현재 발목 상태는 어떤가.
"나쁘지 않다. 뛰지는 못하지만 혼자서 잘 걸을 수 있는 정도다. 오른쪽 발목이 고질병이었다. 이대로 통증을 안고 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한달동안 컨디션이 쉽게 올라오지 않아 감독님이 다시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개막 일주일여를 앞두고 딱 한 달만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인대가 끊어졌다고 했다."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발목 부상은 오래 됐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단지 무조건 경기를 뛰어야 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의사가 이번 시즌은 뛰기 어렵다고 했다. 그래도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감독님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감독님의 그런 배려가 감사하다. 차라리 지난 시즌 끝나고 바로 인대가 끊어졌더라면 수술하고 재활해서 이번 시즌 뛸 수 있었을텐데…뒤늦게 수술을 받게 돼 아쉽다."
-8월 대만 전지훈련에서 평생 달고 가야하는 고질병이라고 답답해 했다. (오세근은 당시 오른쪽 발목 부상이 치료와 수술하기 쉽지 않아 계속 통증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맞다. 그 때는 발목을 고칠 어떤 방법도 있어 답답했다. 차라리 수술을 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의사도 수술을 하면 이전보다 통증도 없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빨리 수술하고, 재활해서 코트에서 뛰고 싶다."
-그래도 수술이라서 주위에서 걱정이 많겠다.
"팀 동료들 모두 걱정해줬다. 형들이 나보다 걱정이 많더라. 동갑내기 절친 (이)정현이는 무조건 푹 쉬라면서 다독여줬다. 부모님도 소식을 듣고 걱정하셨다. 하지만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다. 평소처럼 웃으면서 대했다. 아무래도 내가 더 침울해 있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를 받으러 일본에 간다고 들었다.
"17일 아침 일찍 일본행 비행기를 탄다. 일본에 발목 수술에 관한 유명한 의사가 있다고 들었다. 가서 정밀검사를 받고 바로 그날 돌아올 예정이다. 결과가 나오는대로 수술과 재활 등 앞으로 일정이 구체적으로 결정된다. 아직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나도 잘 모른다. 한국에서는 이번 시즌 전부 뛸 수 없다고 했지만, 일본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오세근 선수가 없어서 KGC가 이번 시즌 고전할 거라는 예상이 많다.
"아니다. 나 없어도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잘 해낼 거라고 믿는다. 벌써 개막 2연승을 하지 않았나. (김)일두 형은 내가 더 낫다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형은 팀에서 영향력이 크다. 또 이번에 들어온 후배 (김)민욱이도 더 나아질 거다. 외국인 선수들도 점점 경기를 하면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줄 거다. 퍼틸로는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주안 퍼틸로는 14일 전자랜드전에서 4쿼터 종료 직전 이번 시즌 첫 3점슛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매일 측면에서 3점슛을 연습한 결과다."
-팬들 걱정이 대단하다.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많이 걱정해줘서 고맙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수술과 치료 잘 받아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KGC 응원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