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WBC 출전은 구단 동의 받아야 가능”



추신수(30·클리블랜드)가 WBC 출전 여부에 대해 "구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감독님이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추신수는 시즌 일정을 마치고 25일 오전 귀국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내년 3월 열리는 WBC 출전에 대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며 확답을 피했다. 2013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 그는 "팀을 고를 수 있다면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올 시즌 154경기에 출전해 16홈런 67타점 21도루 타율 0.283(598타수 169안타)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에게 주는 '행크 아론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 내년 3월 열리는 WBC에서 국가대표로 뛰는 것을 바라는 팬이 많다.
"처음부터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WBC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뛴다는 것은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나도 그 마음에는 변함 없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면제도 받아서 그 고마움을 알고 있다. 올 시즌에 초반부터 부상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 큰 부상없이 마무리했다. 언론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작은 부상 많았다. 작년 수술한 손가락이 볼에 맞아 금이 갔지만 경기를 뛸 수 있다고 판단해서 계속 뛰었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든 문제인 허리도 안 좋다. 시즌 마지막엔 종합 병원 수준이었다. 구단에서는 플레이오프를 포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 기회를 주는게 어떻겠냐 물어봤는데 거기서 싫다고 했다. 경기를 항상 뛰고 싶었다. 그래서 마무리까지 했지만 잔부상이 많았다. 새로오신 감독님과 통화를 한 번 밖에 못했다. 팀이 리빌딩에 들어가다보니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WBC, 아시안 게임 등 모든 국제대회가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 클래블랜드 소속이다. 구단 동의도 받아야 한다. 감독님이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새 감독님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단장과 미팅하고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한국에서 최대한 빨리 일정마무리하고 돌아가려고 한다. 빠른 시일내에 대답이 있을 것 같다. 나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 한국 WBC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목표를 우승으로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야구라는 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강팀도 많다. 프로야구 기사를 보면서 자랑스러울 때가 많다. 세대교체가 되는 시기인 것 같다. 박찬호·서재응 선배들도 나라를 위해 뛰셨지만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들에게 기회 줘야 할 때인 것 같다. 목표는 우승이고 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 몸쪽 공에 약한 모습 보였는데 극복했나.
"운동하면서 그런 부분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처음 당한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에 몰랐다. 1루에 나가면 왼쪽 투수에 대해서 대처하느냐고 물었다. 디트로이트와 경기하면 프린스 필더에게 물었고, 신시내티의 조이 보토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의 스타일이 달라서 와닿는 답이 없엇다. 샌디 알로마 벤치 코치에게도 물었는데 '직접 당한 선수가 아니면 어떤 해결책도 줄 수 없다'고 하더라.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힘들었다. 많이 맞았기 때문에 맞기 싫어서 타석에서 물러도 나보기도 했다. 그런데 맞는 건 변함없었다. 시즌 마지막에는 왼쪽 투수 상대로 타율 4할 이상이 됐다. 그땐 '내가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야구를 앞으로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맞자. 맞는다' 생각하고 들어갔다. 그 전에 너무 많이 맞다 보니 소극적으로 피하는 스타일 되면서 내 공격을 못했는데 마지막엔 적극적으로 했다. 적극적으로 '맞는다' 생각하고 들어가니 투수들도 실투하더라. 그 전엔 파울볼 되던 것도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맞아나가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다 극복했다고 할 순 없지만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하면서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될 수 없고 반쪽짜리 선수가 된다고 생각했다. 문제있을때 누군가와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제일 힘들었다. 한국은 말이 통하다보니 주변인들을 통해 알아보고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들을 만나려고 계획 중이다. 내년에는 나아질 거라고 확신하고 자신한다."

- 빈볼을 던진 조나단 산체스(캔자스시티) 다시 만난다면.
"내년에 만나서 다시 맞힌다면 괜찮다. 벤치클리어링을 할 때 우리팀 선수들이 나를 안타까워했고 모든 선수들이 나보다 더 화를 많이 냈다. 고맙게 생각했다. 내가 미국생활을 헛되게 하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거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공을 빠르게 던지는 투수나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런 선수도 메이저리그에 못 올라가는 건 경험도, 배짱도 없고,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류현진과는 WBC, 아시안 게임에서 한 팀으로 경기했다. 직접 상대하진 않았지만 외야에서 봐도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맞아도 표정 하나 변함이 없다. 관중들도, 상대선수도 모두 집중하는 곳이 마운드다. 그런데 류현진은 배짱과 자신감 다 가지고 있었다. 왼쪽 투수임에도 빠르게 던지고 완급 조절 뛰어나다. 국제대회에서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아마 한국 투수 중에는 제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나도 천 웨인(볼티모어)을 상대했지만 류현진도 가면 충분히 그 만큼 할 것 같고, 그 이상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1번 타자일 땐 3할이 넘지만 3번타자로 나와서는 2할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라는 곳에서 매일 경기 뛰는게 제일 중요하다. 8,9번 타순도 상관없다. 기록상으로 그렇게 나오니 말이 나오는 거 같긴 하다. 1번타자로 나왔을 때 심리적으로 부담이 없다고 할까. 3번타자에게는 변화구를 던지지만 1번타자는 초구 직구 확률이 높다. 나중엔 노려치다 보니 초구부터 친다는 거 알고 변화구 던지더라. 아무래도 중심타자에 있는 것 보다 1번타자에 있으면 투구 패턴이 직구 볼 수 있어서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 이대호와 라이벌이자 친구다. 올 시즌 이대호가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했는데.
"초등학교 동창이고 같이 커왔다. 긍정적이고 승부욕도 있다. 대호가 일본간다고 할 때 잘 할 줄 알았다. 확신있었던 게 파워가 있으면서도 덩치에 비해 유연하고 배트로 공 맞추는 컨택 능력이 좋다. 같이 야구한 선수이자 동기로서 그런 확신 있었다."

- WBC 참가 여부는 구단 결정에 무조건 따르는 건가.
"100%는 아닐 거다. 일단 제일 큰 문제는 감독님이 새로오셨다는 게 나에겐 제일 큰 산이다. 매니 액타 감독이 계셨을 때랑 샌디 알로마 벤치 코치님이 감독 되셨다면 선수가 어떻다는 걸 다 안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님 오셨기 때문에 서로 어떤지 모른다. 나뿐 아니라 모슨 선수들이 그렇다. 프랑코나 감독님이 반대하거나 내년 라인업 짜는데 이선수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하면 (힘들다). WBC가 스프링 캠프랑 딱 겹친다. 힘든 결정이다. 예스 또는 노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팀, 에이전트와 계속 얘기하고 있다.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다.
"누구나 그렇지만 지는 거 좋아하는 사람 없다. 내 성적도 성적이지만 3년동안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게 나 자신에게도 실망스럽고 마음이 아팠다. 올해는 PO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간절했다. 좌절됐을 때 1년 농사가 수포로 돌아간 마음이었다. 팀을 고른다면 이기는 팀으로 가고 싶다. 모든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이기는 팀, 강한 팀에서 뛰고 싶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뛰고 싶다. 클리블랜드도 어린 선수들이 재능 있는 선수 많다. 보충해주면 그런 팀 될 수 있다. 야구라는 게 변수가 너무 많아 트레이드 될지 안 될지 나도 모르고, 에이전트도 모르고 우리 팀만 안다. 분명한 답을 못한다. 한 가지는 이기는 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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