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0·삼성)의 목표는 확고하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시즌. 그래서 오승환은 12월 말 괌 개인 훈련을 계획했다. 오승환은 빠르면 오는 23일 괌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20일 "한국은 무척 춥다. 지금 내 몸 상태는 공도 던질 수 있을 정도다. 따뜻한 곳에서 2013년 시즌 준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일은 아니다. 다들 국내에서도 훈련을 하고 있다. 내가 조금 먼저 해외로 나가는 것뿐"이라고 했지만 '연말 휴가'를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12월30일 장원삼·윤성환과 함께 괌 훈련을 떠났다. 올해는 일주일 더 빨리, 구단 트레이너만 동행한 채 개인 훈련을 시작한다.
오승환 특유의 훈련 욕심. 그는 "올해 1개의 블론세이브를 했다"고 곱씹었다. 이어 "조금 더 빨리 훈련을 시작하면 실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오승환의 꿈은 '한 시즌 동안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는 것'이다. 2012년 오승환은 2승1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했다. 4월24일 대구 롯데전에서 ⅔이닝 4피안타 6실점하며 패전을 기록했을뿐, 올해 38번의 세이브 기회 중 37차례 팀 승리를 지켜내는 '신기'를 발휘했다. 구원왕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그 한 번이 아쉽다"고 했다.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세이브 숫자보다 블론세이브 수에 주목한다. 그는 "아직 한 번도 0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없다. 40~50세이브가 아닌, 세이브 확률 100%를 목표로 하는데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매년 목표는 같다. 내년에도 0블론세이브가 목표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신인이던 2005년 후반기부터 마무리투수로 뛰었다. 10승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 이때도 블론세이브는 단 한 개였다.
2006년 47세이브를 기록할 때는 4차례 세이브 기회를 놓쳤고, 40세이브를 거둔 2007년에는 2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부상 뒤 화려하게 재기한 2011년에는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의 완벽한 성적을 올리고도 2개의 블론세이브로 아쉬워했다. 오승환은 "전체적으로 만족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기분. 매해 그런 느낌이었다.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겨울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올 시즌 종료 뒤 해외진출을 타진했지만 구단의 만류로 삼성 잔류를 택했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국내 이적이 자유로운 '대졸 8년차 FA(프리 에이전트)'가 되고, 1년을 더 기다리면 해외 진출도 자신이 택할 수 있는 '9년 FA'가 된다. 일단 이번 겨울은 연봉협상을 마지막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은 잠시 미뤄둘 생각이다. 오승환은 지난 20일 구단과 만나 연봉 협상을 시작했다. 5억5000만원을 책정한 삼성과 그 이상을 기대하는 오승환(올해 3억8000만원) 사이에는 약간의 시각차가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괌 훈련을 떠나기 전에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으면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