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LA다저스)이 친정팀 한화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자신의 등번호 99번을 임시 결번으로 한 구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류현진은 10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했다. 홍보대사 위촉장과 워커힐 호텔이 준비한 기념품 수여식을 마친 류현진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류현진은 앞으로 2년간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의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일본에서 잠시 다녀오면서 휴식을 취했다"는 류현진은 "아직까지 편하다. 미국에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면 긴장감이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99번을 물려주고 싶은 선수가 있나'는 질문에 "아직은 없다. 구단이 나를 위해 번호를 비워두어서 감사하다"며 "신인 때 구대성 선배가 돌아오셔서 15번 대신 99번을 달았는데 내게 잘 어울리는 번호인 것 같다"는 에피소드를 얘기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지난 5일 한화가 준비한 환송회에서도 "10년 뒤 한화로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류현진은 18~20일쯤 LA로 떠난 뒤 2월 1일 애리조나로 건너가 스프링캠프 합류 전까지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WBC에서 활약할 것 같은 선수는 누구인가.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 내 대신 선발된 차우찬 선수가 잘 할 것 같다. 한국에서 좋은 공을 던졌고, 왼손투수이기 때문에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출국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심정은.
"아직까지는 편한 상태다. 미국에 도착해서 운동을 하게 되고 선수들을 만나면 그 때부터 긴장감 같은 게 생길 것 같다. 아직은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일본과 쿠바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했다.
"한국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 나가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한다.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투수들 입장에서 얘기하면 '1이닝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향후 일정은.
"다음 주말쯤 미국으로 넘어가서 1월 말까지는 LA 인근의 보라스코퍼레이션이 마련한 시설에서 운동을 할 것이다. 그 곳에서 보름 정도 운동을 한 뒤 2월 1일 (LA다저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애리조나로 넘어갈 생각이다."
-캠프가 시작되기 전 빨리 가는 이유는.
"메이저리그는 몸을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위한 기간이 별로 없더라. 한국은 1월부터 (캠프에서) 천천히 몸을 만들지만 미국은 그 때부터 바로 경기를 할 수 있게 몸은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운동을 시작하는)시기는 비슷한 것 같다."
-메이저리그행과 관련한 조언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다들 영어를 배우라는 조언을 했다. 이틀 전에 김병현 선배가 '제가 할 것만 하면 된다'는 얘기를 한 기사를 봤다. 시즌 중에도 만날 때마다 그 얘기를 해주셨다. 한국에서 던진 게 있기 때문에 그 곳에 가서도 그 방식을 유지할 것이다. 물론 조언도 조금씩 듣겠지만 김병현 선배의 말처럼 내 스타일대로 하지 않을까."
-일본 투수, 특히 다르빗슈(텍사스)와 비교에 대한 부담은 없나.
"굉장한 투수인 것은 사실이다. 많은 돈을 받고 입단했지 않나. 하지만 절대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좋은 흐름으로 가면 두 자리 승수는 가뿐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현지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가사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
"제목을 보고 '안 좋은 기사'라고 생각되면 기사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웃음)"
-국내에서 전력 투구를 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전력으로 던지지 않은 건 아니다. 대신 미국에 가면 신인 때처럼 공을 던지겠다. 상대도 나를 모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좋은 인상을 남겨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거의 포수 리드에 고개를 젓지 않았다.
"처음 가서는 아무래도 포수 사인대로 던질 것같다. 조금씩 상대 타자들을 알아가다보면 내가 던지는 방식이 있기 때문에 바뀌겠지만 처음에는 포수 사인대로 갈 것 같다."
-내셔널리그라 타격도 해야하는데.
"아직은 안 하고 있다. 미국 가서 조금씩 훈련을 할 것이다. 한 번씩 방망이 잡을 기회가 되면 잘 하고 싶다. 번트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어렸을 때 박찬호 선배 경기 많이 봤는데 칠 때보다 번트를 해야할 때가 많더라. 팀이 이기려면 타격보다 번트에 대해 중점을 둬야할 것 같다."
-한화의 99번이 공석이 됐다. 물려주고 싶은 선수가 혹시 있는지.
"한화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번호를 남겨둔 건 내 생각을 하고 그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나. 따로 물려주고 싶은 선수는 없다.(웃음) 남아 있어야 한다. 99번은 나한테 어울리는 번호인 것 같다. 처음에 15번을 받았지만 내 몸에는 15번이 안 어울리고 꽉찬 99번이 좋은 것 같다. (2006년 입단 당시)구대성 선배가 한국으로 돌아오시지 않았다면 15번을 달았을 텐데 한편으로는 구대성 선배가 돌아오셔서 감사하기도 하다."
-첫 등판은 피츠버그나 샌프란시스코가 될 것 같다.
"많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우승팀인데 캠프 기간 동안 두 팀을 먼저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의 포수(버스터 포지)가 잘 치던데 그 친구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