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일 만에 홈런’ 김태완, “마음 편하게 했다. 더 좋아질 것 같다”



1003일. 김태완(29·한화)이 홈런을 다시 때리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전역 후로는 30경기 113타석 만이다. 한화가 김태완의 마수걸이포를 앞세워 LG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김태완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6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이후 2년간 대전고에서 공익근무를 마치고 지난해 9월 복귀했다. 팀에 합류한 김태완은 김응용(72) 한화 감독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태완-김태균-장성호의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기 위해 장성호를 트레이드로 롯데에 보낼 정도였다. 김 감독은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다.

김 감독의 기대와 달리 김태완은 개막 후 줄곧 부진했다. 마무리 훈련과 캠프를 치르면서 생긴 체력 부담, 그리고 떨어진 경기 감각이 원인이었다. 최진행의 무릎이 좋지 않아 외야수로 나섰지만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지난달 30일 김태완은 옆구리 통증과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때까지 성적은 타율 0.200(55타수 11안타) 0홈런 5타점.

지난 14일 1군에 복귀한 김태완은 서서히 제 감각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28일 잠실 LG전에서는 시즌 첫 홈런까지 때려냈다. 3-3으로 맞선 8회초 김태완은 1사 후 LG 두 번째 투수 정현욱의 몸쪽 투심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LG전 3연패를 끊는 귀중한 결승 홈런. 2010년 8월29일 대전 두산전 이후 1003일만에 때린 대포이기도 했다. 김응용 감독은 "태완이가 살아나면서 중심타선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기뻐했다.



▼다음은 김태완과의 일문일답.

-홈런 소감은.

"흥분했다. 중요한 순간이어서 더 그랬다. 베이스를 더 힘줘 밟았더니 (최)진행가 '왜 안하던 걸 하냐'고 하더라.(웃음) 나도 모르게 그런 게 나올 만큼 간절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홈런이 안타의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너무 안 나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홈런 상황은.

"투심이었는데, 벤치에서 앞 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노리고 있었다."

-시즌 첫 홈런이 오래 걸렸다. 중심타자로서 부담감이 컸을 텐데.

"감독님과 코치님께 더 죄송했다. 안 되는데도 계속 내보내 주셨다. 나도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안 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김)태균이 형, (최)진행이, (이)여상이 등 선수들이 '편하게 해라. 군대 갔다오면 아파서 못 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냐'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면서 도와줬다."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때에 비해 몸 상태가 어떤가.

"복귀 첫 해이니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고 하는데 경기에 들어가면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몇 개를 칠 수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안 다치고 풀타임을 뛰면 예전처럼 칠 수 있을 것 같다."

-2군에 다녀온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별히 기술을 바꾼 것보다는 장종훈 코치님과 이정훈 2군 감독님이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다 가라'고 하셨다. 힐링이랄까. 마음 편하게 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

잠실=김효경·김주희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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