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32)이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으로 컴백한다. 동시에 박지성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친정팀 에인트호번에서 유니폼을 벗을지, 아니면 K리그행을 포함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설 지의 여부가 관건이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에서 28일(한국시간)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없다면 늦어도 30일까지는 계약서에 사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즌 동안 임대선수 신분으로 뛴 뒤 완전이적 여부를 재논의하는 조건이며, 연봉은 수당을 포함해 20억 원 정도다. 세금을 포함해 구단이 부담하는 액수는 35억 원 안팎이다.
박지성은 한 두 시즌 정도 더 뛴 후 은퇴한다는 기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떠나 퀸즈파크레인저스(이하 QPR)로 이적할 무렵 "2~3년 후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했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물론 가변적이다. 박지성 측 한 관계자는 "선수의 몸 상태에 따라 현역으로 뛰는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올 시즌을 마친 뒤 '현역 연장'을 결정할 경우 몸담을 수 있는 클럽은 세 팀 정도다.
가장 유력한 옵션은 에인트호번으로 정식 이적이다. 박지성은 내년 6월이면 QPR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이적료 없이 팀을 옮길 수 있는 만큼, 친정팀에서 마음 편히 리더 역할을 수행하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
K리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박지성과 에인트호번이 이적 협상을 진행하던 도중 국내 모 클럽이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영입전쟁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적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 구단이 연봉과 수당, 광고출연료 등을 합쳐 실수령액 기준 25억 원 가량의 연봉을 제의했다"면서 "이에 대해 박지성측은 '이미 갈 곳이 정해진 상태다. 하지만 6개월이나 1년 뒤에 다시 만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긍정적인 여운을 남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K리그 진출은 금전적 이득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에 기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는 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편 국내 모 구단과 더불어 박지성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북미프로축구리그(MLS) 강호 뉴욕 레드불스행도 기대할 만한 시나리오다. 박지성이 은퇴 후 지도자보다는 축구행정가로의 변신을 계획 중인 만큼 '프로스포츠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매력적인 은퇴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