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4명의 선발 투수가 같은 날 마운드에 올랐다. 향후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류현진(26·LA 다저스)이 가장 부진했다. 중간고사를 망쳤다.
25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에선 올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4명의 선발 투수가 모두 등판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시간 차이는 있었지만 4명의 투수가 같은 날 마운드에 오른 건 개막 후 처음이었다. 타자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와 경합 중인 류현진·호세 페르난데스(21·마이애미)·셸비 밀러(23·세인트루이스)·훌리오 테헤란(22·애틀랜타)이 그 주인공. 하지만 류현진이 예상 밖의 부진을 보여 신인왕 레이스에서 많은 손해를 보게 됐다.
홈에서 열린 보스턴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4실점하며 시즌 5패(12승)째를 당했다. 어렵게 지켜온 2점대 평균자책점(2.95→3.08)도 무너졌다. 직전 경기(20일 마이애미전·7⅓이닝 6피안타 3실점)에서 개인 6연승 행진이 끊기더니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한때 8할을 기록했던 승률도 0.706까지 하락했다.
반면 류현진과의 지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페르난데스는 이번에도 호투,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나갔다. 콜로라도전에 등판한 페르난데스는 7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 허용한 채 볼넷 없이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시즌 10승(5패) 고지를 밟았고, 평균자책점도 2.30(종전 2.39)까지 낮추며,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1.72)와 맷 하비(뉴욕 메츠·2.27)에 이은 내셔널리그 3위를 유지했다. 최근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전승, 20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 내주는 짠물 피칭이다.
이날 맞대결을 펼친 밀러와 테헤란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밀러는 7이닝 3피안타(1홈런) 1실점하며 류현진과 동률인 시즌 12승(8패) 달성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도 2.90으로 페르난데스와 함께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6이닝 5피안타 4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된 테헤란은 홈런 2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최소 류현진보다는 나은 모습이었다. 시즌 성적은 10승7패 평균자책점 3.08이다.
한때 신인 중 시즌 최다승을 질주하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던 류현진의 '신인왕 강점'은 모두 사라졌다.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올라가 페르난데스와 밀러에 뒤쳐졌고, 가장 돋보였던 승리도 12승에서 제자리걸음하며 밀러에 동률을 허용했다. 어떤 지표에서도 압도해가지 못하면서 신인왕 경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