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53) 베이스볼긱 위원은 이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정치적인 생물"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 정치적이라는 것이 진심이냐 아니냐, 가식이냐 위선이냐가 중요하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명쾌했다. 그의 해설처럼. '독설'을 반기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순철은 선수가 롱런하기 위해, '진심'으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베이스볼긱이 처음 그에게 주문했던 건 '실패에 대한 해석'. 하지만 늘 하던대로 그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때로는 야구가 아닌 주제로도 이순철은 '진심'을 전할 계획. 베이스볼긱은 일간스포츠가 만든 최초의 야구모바일 신문이다.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한은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말리는 사람 없었나.
"원래 나는 안 한다고 했다. 지난 여름에 이용철(KBS 해설위원)이 나를 찾아왔더라.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누가 회장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나 말고도 다른 후보들이 있었는데 적극적이지 않다고 하더라. 다들 언젠가는 현장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부담스럽겠지. 용철이가 나한테 위원회 취지를 설명하더라. 들어보니 당연히 일리가 있었지. 그래서 '그래? 그럼 안 되지' 했다. 그리고 시작된 거다."
-남들처럼 거절할 수 있었을텐데.
"그때 우리 애가(이성곤·두산) 대학교 4학년이었다. 내가 오기 전부터 은퇴선수 문제로는 일구회와 갈등을 겪었다. 내가 거기 끼어들면, 우리 애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나 때문에 자식이…. 그래도 난 한다고 했다. 왜? 후배들이 있고, 그 길이 맞으니까 가는거다. 일구회 산하 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은선협)의 윤동균 선배에게 '통합을 하고 선배가 회장을 맡아달라. 나는 회장을 할 나이가 아니다'고 말씀도 드렸다."
-혹시 연봉 받나.
"아니다. 달랑 판공비가 다인데. 돈 안 받는다. 나 때는 FA(프리에이전트) 제도가 없었다. 원로 선배들은 더 힘들었지. 그래서 후배들에게 나타나서 당당하게 밥 사고, 그러질 못하는 상황도 더러 있다. 어떻게든 다들 행복하기 위해서 나를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
-이순철은 '정치적이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야 상품가치가 있는 모양이지. 인간은 모두 정치적인 생물이다. 살아 숨쉬는. 정치적으로 살지 않는다면, 아무 말도 안하고 소통도 없이 혼자 살아야 하는거다. 일반 직장인들도 그렇게 산다. 하물며 가족끼리도 정치적으로 할 말과 못할 말을 구분하며 산다. 내가 표현하고 참고 견디고 다시 사는 상황, 그 모든 것이 다 정치인 거다. 중요한 건 그 정치적이라는 것이 진심이냐 아니냐, 가식이냐 위선이냐다."
-해설 내용도 '모두까기'로 비춰지기도 한다.
"나는 아들도 지적한다. 다른 선수들은 지적하고, 내 자식은 쑥스럽다고 함구하면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 사실 선수들에게 하는 지적은 오해를 참 많이 받는 부분이다. 물론 표현 과정 상의 문제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 진심은 이 친구가 이런 식으로 하면 선수로 롱런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적하는 거다. 내가 항상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기초와 기본기가 튼튼하면 운동을 오래한다'다. 그것만 갖추면 아무리 좋은 신인 선수들이 나와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10년 간 자리를 끌고 갈 수 있다. 내가 해설을 하면서 지적한다, 모두 깐다고 하는데 모두 프로선수로서 오래 갔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나를 모르는 사람은 비난한다. 하지만, 내 진심은 그게 아니다."
-해설가나 지도자로서 철학이 있는가.
"직업야구선수, 프로선수라면 눈속임하는 야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봤을 때는 보이는데, 일반인은 잘 모르는 '보이지 않는 에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 야구 수준을 미국, 일본을 '상'으로 할 때 '중' 정도로 본다. '중상'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플레이가 전문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일반인이 봤을 때 '저건 실책이야' 하는 수준은 이미 '하'인거다."
-야구로 화제를 돌려보자. KIA는 왜 그렇게 부상자가 많을까.
"글쎄. 현대 야구는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시즌 중에도 이어가야 하는데, 요즘 선수들은 잘 안하려고 한다. 우리 때는 모든 걸 러닝으로 커버했다. 지금 선수들은 러닝도 잘 안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잘 안한다." (계속...)
이순철의 속내, 더 깊은 내용. 프로야구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는 베이스볼긱 앱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