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장르가 사랑받고 있는 극장가다. '김광석' 역시 그 신드롬을 잇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 김광석의 목소리를 추억하며 그의 노래 속에 담긴 자전적 인생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풀어 쓴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이상호 감독)'이 30일 공식 개봉했다.
'김광석'은 스크린 수 하나 하나가 아쉽고 고마운 상황. '김광석' 측에 따르면 개봉 당일 확정된 개봉관은 195개로 스크린 수는 300개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들은 지난 3일 '김광석' 언론배급 시사 이후 추가 내부 시사를 여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 결과 200개 관에 달하는 극장을 오픈, 다양성 영화로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대부분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두 개 가량의 스크린을 상영하고 있어 전체 스크린 수는 300개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주말에 접어들면서 4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석' 측은 "개봉 시점에 580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올해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다큐멘터리 흥행 기록을 세운 '노무현입니다'의 흥행 신화를 '김광석'이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극장가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깝게는 '공범자들(최승호 감독)'이 있다. 지난 17일 개봉한 '공범자들'은 평균 약 450개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누적관객수 16만 명을 돌파했다. MBC 총파업 등 언론개혁을 위한 방송가의 실질적인 움직임 역시 '공범자들'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관객들의 지지 아래 흥행 순항 중이다.
'김광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 개봉 전부터 예비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특히 전국 시사회를 통해 먼저 '김광석'을 관람한 관객들은 '김광석 타살의혹'에 대한 재조사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20년 간 김광석 타살의혹을 추적해 영화를 완성한 이상호 감독은 "김광석이 자살했다고 주장했던 부인 서해순 씨가 제시한 근거가 허위로 확인됐고, 영화를 통해 당시 서씨의 부적절한 처신들 마저 드러난 만큼 이제 고인과 팬들 앞에 그녀가 답해야 할 순서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감독의 집념은 끝내 '김광석'이라는 영화를 탄생케 했다. 이상호 감독은 '김광석'을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광석의 노래를 통해 위로 받았던 한 사람이자, 취재 기자로서 부채감을 갖고 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호 감독은 고 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을 영화에 담아내기 위해 작곡·작사가들을 만나 일일이 사용허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 결과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나의 노래' 등 그의 대표곡 6곡이 삽입될 수 있었다.
'김광석' 개봉에 힘입어 온라인(김광석.kr)에서는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김광석법' 입법청원 서명운동이 동시에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상호 감독은 "한해 평균 3만명에 달하는 변사자들이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죽음을 맞고 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공권력의 변사자 대응은 여전히 미비하다. 김광석을 포함해 명백한 의혹이 있는 변사사건들은 살인죄의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김광석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간곡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김광석의 음악을 좋아하고 단 한번이라도 그의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았던 분들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에 오셔서 그가 자신의 삶속에서 불렀던 노래들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1996년 1월 6일 밤 그날의 진실을 함께 목격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리고 '지금 김광석은 행복할까' 이번 영화를 통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다큐멘터리 장르들이 극장가에 연이어 포진되고 있는 가운데 '김광석'은 어떤 후폭풍을 불러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