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22)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3'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래퍼로서 큰 두각은 드러내지 못했지만 뭐라도 배워오자는 목표는 달성했다. "내가 어느 정도 실력인지 모른채 혼자 작업만 하다가 나간 프로그램이었다. 그동안엔 내가 좋아하는 bpm과 장르 안에서만 한정적으로 랩을 했는데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범위를 넓혔다. 부족함을 많이 느낀 동시에 누구 옆에서도 기죽지 않는 배짱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시가 지난 8월 들고온 앨범엔 랩은 없었다. 랩은 이제 하지 않기로 했느냐고 묻자 "원래 두개 다 하고 있었는데, 이번 '비야 와라'에서 보컬을 선택했다. 소녀같은 섬세한 감성이 노래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시는 다수의 커버곡을 내며 SNS에서 입소문을 이어왔다. 이하이 '한숨', 어반자카파 '널 사랑하지 않아', 블랙핑크 '휘파람' 등 다양한 노래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케이시는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랩과 보컬 둘다 놓치고 싶지 않다. 내 흐름에 맞춰 행복할 수 있는 작업들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언프3' 출연진과는 연락을 계속 하나. "단체방도 있고 그중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는 만난다. 주말엔 하주연 언니를 만났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그나마 방송하고서 좋은 언니들 생겨 좋다."
-시작은 아이돌이었다. "연습생 때 청주에서 회사까지 왕복 4~5시간을 오갔다. 연습하는 것도 힘들지만 장시간 차을 타고 이동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아이돌 연습생하면서 춤에 재능이 없구나를 깨달았다. 지기 싫어서 오기로 버텼다."
-'프로듀스 101' 제안도 받았다고. "회사 연습생 친구들과 함께 오디션을 보게 해주셨는데 나는 빠졌다. 못할 것 같았다. 아이돌이 싫어서 전 회사를 나온 건데, 여기 와서 다시 아이돌 서바이벌에 들어가자니 모순이었다.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아이돌로 인지도를 높인 후 본인의 색을 찾을 수도 있는데. "돈을 잘 벌고, 인지도가 생긴다고 해도 내 음악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제약도 많을 것 같고, 일단 내가 아이돌 끼가 없다. 낯도 가리고 소심하다."
-케이시와 김소연(본명)은 다른 사람인가. "김소연은 A형이고 소심한데, 일하는 케이시는 그러지 않다. 먼저 다가가려고 하고 어필하려고 노력한다. 케이시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뭔가 힘이 난다. 이름에서 받는 힘이 있다."
-공연가서 팬들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드나. "여자팬들은 나를 동네 꼬마처럼 대해준다. 좋은 말 하나 더 해주고, 뭐라도 더 챙겨준다. 앨범 피드백도 들려주고, 가까이서 소통하는 기분이다. 남자팬들은 여동생처럼 대하는 것 같다. 내가 여성스러운 외모지만 털털한 면이 있어서 편하게 다가오신다."
-팬들을 잘 기억하나보다. "나도 누군가의 팬이었으니까 가수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걸 안다. 가수가 손을 뻗으면 나를 향한다는 착각도 하고, 얼굴만 스쳐도 나를 봤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도 관객들을 기억하고 눈을 더 맞추려 한다. 일종의 매너라 생각한다."
-누구 팬이었나. "윤미래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정말 실력이 많이 늘었을 때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 늘 뒤에서 가이드를 하거나 코러스를 하거나 그랬는데 언젠가는 앞으로 나와보고 싶다."
-목표가 있다면. "한 번 반짝하는 건 정말 싫다. 빛이 오래 나고 싶다. 빛이 약하고 강한 건 내 능력에 달린 일이고, 언젠가 한 번쯤은 강한 빛을 낼 날도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