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팀은 대부분 훌륭한 외국인 에이스를 앞세웠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해의 KIA(헥터 노에시 20승)와 2016년의 두산(더스틴 니퍼트 21승)이 그랬다. 여기에 또 다른 외국인 2선발까지 에이스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올해 역시 많은 새 외국인 투수들이 KBO 리그 무대를 밟는다. 지난해 뛴 외인 전원과 재계약한 팀은 우승팀 KIA뿐. 나머지 팀은 모두 한 명 이상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두산과 한화는 아예 외국인 타자까지 선수 셋을 모두 바꿨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기간 동안 이들에게 관심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올해는 시범경기 기간이 2주로 축소되면서 개막 전 경험을 쌓을 시간이 부족해 더 그렇다.
두산 세스 후랭코프는 그 누구보다 어깨가 무거운 선수다. 7년 에이스였던 더스틴 니퍼트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 KBO 리그를 경험한 동료 조쉬 린드블럼이 함께하긴 하지만, 후랭코프가 해내야 할 몫도 만만치 않다. 아직 미야자키 캠프에선 등판하지 않았다. 3월 1일에 나설 예정이다. 대신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한 차례 던졌다.
세미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호주 올스타팀을 상대로 1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등판하자마자 볼넷과 안타로 1·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곧 삼진 세 개를 잡아내며 몸을 풀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8km까지 나왔다.
6개 팀이 둥지를 튼 '오키나와 리그'에선 쇼케이스가 한창이다. 한화 제이슨 휠러는 지난 26일 주니치와 연습경기에서 선발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 삼성 팀 아델만도 같은 날 LG전에서 3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아델만도 145km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아델만과 호흡을 맞추게 될 리살베르토 보니아는 아직 실전 등판 기록이 없다. 지난 14일에야 계약을 완료해 출발이 늦었다. 28일 롯데전에서 첫 선을 보인다.
LG 타일러 윌슨은 27일 한화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난조를 겪었다. 2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로 공 45개를 던지면서 6피안타 1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 실책 두 개가 겹치면서 자책점은 2점으로 기록됐지만 아직은 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SK 앙헬 산체스는 같은 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동안 안타 두 개를 맞았지만 수비 도움으로 실점은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이닝에선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땅볼로 잡았다. 스피드건에는 최고 시속 154km까지 찍혔다.
미국에서만 캠프를 진행하는 NC는 '오키나와 리그'에 참전하지 않는다. 에릭 해커와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2013년 1군 진입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채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로건 베렛과 역대 최초 대만인 투수인 왕웨이중에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다. 둘은 지난 23일 애리조나 투산에서 넥센과 연습경기에 한 차례 나섰다. 베렛은 선발 투수로 나서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 왕웨이중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무난한 첫 인상을 남겼다.
롯데가 야심 차게 영입한 펠릭스 듀브론트는 곧 등판을 앞두고 있다. 26일 라이브피칭을 소화했고, 등판 계획을 짜고 있다. 롯데 역시 터줏대감과 같던 린드블럼을 두산으로 보냈다. 메이저리그 통산 31승 투수인 듀브론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