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막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맞아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거리 응원을 직접 개최하거나 지원하는 등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 "영동대로서 응원하세요"… 팬파크도 운영지난 13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활발하게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는 곳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자동차다.
서울 강남구청과 함께 오는 18일 열리는 스웨덴전을 시작으로 멕시코전(24일), 독일전(27일) 등 국가대표팀 경기 일정에 맞춰 영동대로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거리 응원전을 개최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영동대로 7차선 580m 구간에 주 무대를 포함해 총 3개의 대형 LED 전광판과 SM타운 외벽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광판을 설치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윤도현밴드
·마마무
·장미여관 등 인기 뮤지션들의 축하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또 현대차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영동대로 일대에 다양한 월드컵 콘텐트를 즐길 수 있는 '팬파크 빌리지'를 운영한다.
팬파크는 스포츠 경기장이 아닌 곳에 대형 스크린 등을 설치해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할 수 있도록 조성한 장소를 말한다.
현대차는 코엑스 동쪽 광장과 '코엑스 K팝 광장' 일대에 15∼28일 '팬파크 빌리지 웨스트'와 '팬파크 빌리지 이스트'를 각각 운영한다.
팬파크 빌리지 이스트에는 풋살장이 설치돼 '어린이 축구 교실'이 운영되고, 직장인들이 가볍게 풋살을 즐길 수도 있다.
다른 나라 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하는 '글로벌 응원전'도 마련된다.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참가 신청은 현대차 팬파크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이 소통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번 거리 응원전을 기획했다"며 "월드컵 열기를 통해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KT "18일 광화문으로 모여라"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월드컵 국가대표팀 후원사인 KT가 유일하게 응원단 출정식을 열고 이벤트에 나섰다.
KT는 월드컵 기간에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대한축구협회 및 '붉은악마'와 함께 거리 응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거리 응원은 한국의 예선전 경기가 열리는 18
·24
·27일에 열린다.
스웨덴전 때는 경기에 앞서 가수들의 사전 공연이 펼쳐진다.
월드컵 응원 앨범의 타이틀곡 '위, 더 레즈(We, The Reds
·우리는 하나)'를 부른 빅스의 레오와 구구단의 세정을 비롯해 트랜스픽션
·락킷걸 등이 무대를 선보인다.
24일 자정에 열리는 멕시코전은 광화문뿐 아니라 신촌 일대에서도 행사가 열린다. 신촌에서는 개그맨 박명수가 공연을 펼친다.
독일전 때도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서 거리 응원이 진행된다.
한국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KT 홍보 부스 체험 및 포토 행사도 즐길 수 있다. KT는 응원 티셔츠와 응원 도구(클래퍼)를 제공한다.
KT는 한국 경기가 열리는 날에 '특별 멤버십 서비스'도 선보인다. 18일 도미노피자 50% 할인 서비스(온라인 주문 이후 방문 포장
·5만 명 한정), 23일 BBQ 치킨 5000원 할인 서비스(온라인 주문, 5만명 한정)를 각각 진행한다.
반면 경쟁사들은 월드컵 마케팅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아직 계획된 이벤트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월드컵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팀이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떨어진 데다 공식 후원사 외 월드컵 단어 사용이 제한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