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사이드암 한현희는 4일 고척 SK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3-0으로 앞선 8회부터 배턴을 넘겼지만,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시즌 9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팀은 연장 12회 승리. 결과보다 '과정'을 볼 필요가 있다. 최근 2경기(KIA→롯데) 도합 12실점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난적' SK를 상대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예상을 깼다. 올 시즌 SK전에 2경기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8.18(11이닝 18피안타 10실점)로 고전했다. 피안타율이 무려 0.409,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2.00으로 최악에 가까웠다. 하지만 세 번째엔 달랐다.
상대 전적이 무색할 정도로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3회 2사 1,2루 위기를 극복하더니 4회와 5회에는 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승부처였던 6회도 막아냈다. 피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대타 최항을 유격수 플라이, 후속 이재원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3-0으로 앞선 7회도 등판해 2사 후 정진기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노수광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투구수 86개(스트라이크 59개). 올 시즌 경기당 평균 투구수(98.1구)를 고려하면 한 이닝 더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고 8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휴식을 줬다.
이날 한현희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8km까지 찍혔다. 1,2회에는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로 타자를 상대하다 3회부터 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이하 투심)을 섞어 혼란을 줬다. 7회에는 포크볼까지 던졌다. 직구(35개)와 슬라이더(37개)의 비중이 높았지만, 적재적소에 섞은 체인지업(7개) 포크볼(4개) 투심(3개)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스트라이크존을 예리하게 통과하는 컨트롤까지 수준급이었다. '홈런 타선' SK를 상대로 세 번째 맞대결에서 웃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한현희의 호투는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