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이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에서 개최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세 번째 조추첨 결과 앞선 두 번째 조 추첨에서 우리나라가 속한 E조에 들어왔던 아랍에미리트(UAE)가 C조로 이동했다. 한국은 첫 번째 조추첨 결과대로 바레인,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조별리그를 진행하게 됐다.
AFC가 또 한 번 조 추첨을 실시한 건 이라크가 갑작스럽게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라크축구협회는 최근 서아시아에서 열리는 16세 이하 국제대회에 일부 선수의 나이를 속여 출전시키려다 적발돼 국제 망신을 당했다. 이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자 이라크는 아시안게임에도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이라크의 불참 결정으로 나머지 나라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라크가 속한 C조에 중국, 동티모르, 시리아 등 세 팀만 남게 되면서 중국이 두 경기만 치르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5팀이 경쟁하는 우리나라가 네 경기를 치르고 16강에 오르는 것과 비교하면 불공평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AFC는 2차 조추첨 대상국인 UAE와 팔레스타인 중 한 팀을 골라 C조로 보내는 3차 조추첨을 진행했고, 그 결과 E조에 속한 UAE가 C조로 이동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우리 대표팀의 경기 일정도 재조정됐다. 한국은 당초 12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조별리그에서 UAE가 빠짐에 따라 바레인과의 1차전 일정이 15일로 늦춰졌다. 17일에 말레이시아전을 치르고 20일에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한다.
일정 조정과 함께 뒤늦게 합류할 유럽파 공격수들이 시차와 팀 전술에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축구대표팀 유럽파 3인방 중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가장 빠른 6일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황희찬(10일)과 손흥민(13일)이 뒤를 잇는다. 당초 첫 경기에 뛸 수 있는 유럽파 공격수는 이승우 뿐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황희찬도 첫 경기까지 5일의 시간을 벌게 된 만큼, 선발 출전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