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명당(박희곤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박희곤 감독과 주연배우 조승우·지성·백윤식·김성균·유재명·이원근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기존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땅'을 소재로 익숙하면서도 흥미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박희곤 감독은 "풍수를 소재로 한 세 번째 작품이다. 특히 '관상'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호평 받았다"며 "다만 '관상'과 '궁합'이 정해진 운명에 따라야 하는 인물의 이야기였다면, '명당'은 땅을 선택 하느냐 안 하느냐, 그 땅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것에 대한 운명을 본인이 결정하는 이야기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조승우는 천재 지관 박재상, 지성은 몰락한 왕족 흥선으로 널뛰는 감정의 진폭을 선보였고, 백윤식은 세도가 김좌근, 김성균은 김좌근의 아들이자 야망가 김병기, 유재명은 타고난 장사꾼 구용식, 이원근은 권력을 빼앗긴 왕 헌종, 문채원은 기생 초선으로 맡은 바 최선을 다한 연기로 극을 완성시켰다.
조승우는 "작업하면서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찍었던 것이 화면에 잘 나온 것 같다"며 "무엇보다 옆에 계신 선배님들과 작업이 소중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고, 많은 감동을 받으면서 같이 연기했다.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어 "박재상은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어디에 써야 할 것인가. 결과적으로 전형적이긴 하지만 내가 가진 능력을 올바른 곳에 써야겠구나. 그런 것들을 가장 중요한 신념이라고 느끼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지성은 "난 영화를 보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누구보다 내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함께 한 선후배 배우들의 연기에 감동 받으면서 동시에 '난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명당'을 택한 이유도 공부하자는 측면이 강했다. 안 할 이유가 없었고 꼭 참여해서 나를 성장시키고 싶었다. 내 뜻과 걸맞는 상황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전반과 후반 달라진 감정을 표현하는데 외적인 모습까지 변화를 준 것이 맞다. 실제로 육체적·심적으로 스스로를 고생을 시키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추위, 액션 다 아니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나' 생각하는 것이었다"고 남다른 고민을 털어놨다.
'관상', '명당'에 모두 참여한 백윤식은 "'관상' 김종서, '명당' 김좌근 모두 역사적 사실이 있는 인물이다. 캐릭터는 다르지만 비슷한 분위기가 있어 처음에는 '참여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며 "감독과 동료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 내 나름대로 열심히 풀어봤다"고 말했다.
극중 코믹함과 가벼움을 바탕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 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유재명은 "용식이 생각하는 땅은 '어차피 한 줌 재로 돌아갈 것인데, 왜 그런 것에 연연하느냐. 살자. 지금 잘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냐'는 마음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유재명은 "돈을 모으고, 가족들과 조그마한 집을 마련해 사는 것. 어쩌면 서민들의 가장 절실한 마음을 바탕에 두고 표현하려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은 재미있게 표현 됐지만 용식의 신념도 하나의 방향성이라는 것을 중점으로 염두해 뒀다"고 덧붙였다.
유약한 왕 헌종을 연기한 이원근은 "일반적인 왕의 느낌이 아니라 유약하고, 분노해 있고, 슬픔이 있는 부분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왕을 탄생 시키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백윤식 선생님과 연기할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었다. 어떤 마성의 힘이 있는 것처럼 끌어 당기는 힘으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 해 호흡 맞췄다"고 회상했다.
올 추석시장은 어느 때보다 많은 작품들이 관객들을 찾을 예정. 19일 '명당'을 비롯해 '협상(이종석 감독), '안시성(김광식 감독)'이 동시 개봉한다. 지성은 "관객 입장에서는 행복하지만 '명당'에 출연한 배우로서는 몹시 불안하기도 하다. 우리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지만 다 같이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우리 영화의 강점은 내가 나오니까?"라고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조승우는 "'명당'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는 굳이 '명당'이라는 것을 빼고 봐도 이야기가 통하는 것 같다. 인간이 가지지 말아야 할 욕망들, 생각들, 거기에 대해 꼬집어 가는 영화라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돌아보게끔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