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이 데뷔 30여 년 만에 영화감독으로 새 도전에 나선다. 평소 본인이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책임감으로 '현장의 김 감독'으로 불렸던 김윤석은 공식적으로 메가폰을 잡고, 연출가로 '감독 김윤석'의 이름을 올린 첫 작품을 선보인다.
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최초 공개되는 김윤석 감독의 첫 영화는 바로 '미성년'이다.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염정아·김소진·김혜준·박세진 등 여배우들이 영화를 이끌었고, 김윤석 역시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아버지 역할을 맡아 출연까지 감행했다.
'미성년'의 시작은 다름 아닌 연극이었다. 김윤석은 "2014년 말 한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시연하는 작품을 봤다. 다섯 작품 정도의 옴니버스 공연이었고, 무대 세트도 없는 발표회 형식이었다. 그중 한 파트에서 '미성년'의 모티브를 얻어 연출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극배우로 첫발을 내딛었던 김윤석으로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과정이자 과거와 현재의 무대를 잇는 매개체로 제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였다.
앞서 감독 데뷔에 대해 "실감 나지 않는다"며 머쓱한 인사를 건넨 김윤석이지만 뭐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그의 성격대로 '미성년'도 결코 호락호락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미 시나리오 단계부터 신중에 신중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윤석의 감독 데뷔는 '김윤석이기에'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는 것도 사실. 누군가 새로운 도전을 감행할 때, 혹은 대박 성공 이후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을 때 믿음과 신뢰만큼 "얼마나 잘했나 보자"는 시선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김윤석이라고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았을 리 없다. 김윤석 스스로 어느 정도 만족감을 채웠다면 영화는 이미 절반의 성공이다.
실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미성년'에 대해 벌써부터 "잘 빠졌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스토리도 연출 방식도 첫 입봉작으로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김윤석의 시선으로 담아낸 여성 캐릭터들과 폭풍 같은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감독 김윤석 작품 속 배우 김윤석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증이 샘솟는다.
구혜선·박중훈·유지태·문소리·하정우 등 많은 배우들이 영화 연출에 도전했고, 작품성과 별개로 흥행에는 늘 아쉽게 실패했다. 때문에 상업영화로 첫발을 내딛게 된 김윤석은 '흥행'까지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4월 비수기 시즌 개봉에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지만, 좋은 작품은 시기가 언제든 통하기 마련이다. 배우들과 소통에 성공한 김윤석이 관객들과 소통에도 성공할 것이라는 응원의 목소리도 크다.
쏟아지는 관심은 인터뷰로도 이어질 전망. 최근 기자회견 못지않은 라운드 인터뷰가 업계 관행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사실이지만, 김윤석은 첫 타임에만 17개가 넘는 매체를 한꺼번에 만날 예정이다. '암수살인' 인터뷰 당시 '미성년'에 대한 질문에 미소로 일관했던 김윤석이 꽁꽁 숨겨 놨던 이야기들을 얼마나 털어놓을지 주목된다.
김윤석은 "좋은 배우들, 좋은 스탭들과 함께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가고, 이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게 형상화되거나 그들과 소통이 잘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될 때 오는 기쁨은 그 어느 것에도 비견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작품에 완벽하게 몰입해서 영화를 완성시켜 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진심을 전했다.
배려와 호흡, 묵직한 메시지의 삼박자가 '미성년'에 고스란히 담겨 있길, 또 김윤석이 감독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러 내길 모두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