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롯데가 또 같이 이겼다. 한화는 다시 한 번 9위를 지켰고, 롯데는 이번에도 꼴찌를 탈출하지 못했다.
한화는 1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채드 벨의 6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후반기 처음이자 55일 만의 연승. 채드 벨은 지난 5월 5일 이후 14경기 만에 시즌 6번째 승리를 신고하면서 지독한 불운의 사슬과 개인 7연패를 마침내 끊었다.
하지만 한화가 최하위 추락 위기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은 아니다. 롯데도 대구 삼성전에서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의 이적 첫 승리와 함께 9-4 승전보를 전했다. 한화와 롯데는 또 다시 게임차 없이 승률만 다른 9위와 10위를 각각 유지했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이어져 온 구도다. 한화가 지고 롯데가 이기는 순간 순위가 뒤바뀌는 살얼음판 '탈꼴찌 전쟁'이 아슬아슬하게 계속됐다. 심지어 두 팀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놀랄 만큼 같은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후반기 첫 3연전에서는 두 팀 다 스윕패를 당했다. 한화는 대구에서 삼성에 세 경기를 모두 내줬고, 롯데는 부산에서 SK에 3경기를 모두 잡혔다. 두 팀의 순위도 요지부동. 9위와 10위의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이같은 '평행 이론'은 주중 3연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한화가 수원 KT전에서 패하자 롯데가 대구에서 다시 삼성에 졌다. 다음 날인 31일에는 마침내 롯데가 삼성을 8-4로 꺾고 후반기 첫 승리이자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 첫 승리를 올렸다. 하지만 한화도 KT를 5-2로 꺾으면서 8연패를 끊고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같은 날 승리와 패전을 반복하는 징크스가 끝나지 않았다.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인 1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로 3회까지 8점을 뽑아내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번에야 말로 최하위를 탈출할 기회로 보였다. 하지만 한화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5회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6회 3점을 뽑으면서 앞서기 시작한 뒤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후반기 들어 '운명 공동체'처럼 함께 움직이고 있는 한화와 롯데. 2일 하루 숨을 고른 뒤 3일부터 다시 숨막히는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