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KT는 공격력 저하가 우려된다.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한신(일본 리그)로 이적 공백 탓이다. 47홈런, 135타점이 사라졌다. 그래서 로하스의 자리에 들어온 알몬테의 기량이 시즌 농사를 좌우할 변수로 여겨진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있고, 일본 무대에서도 3시즌 동안 뛰며 아시아 야구도 겪은 선수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예단할 수 없다. 일단 좋은 기운을 풍기는 선수다. KT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먼저 입국한 그는 자가격리 기간을 보낸 뒤 6일 기장·현대차 볼파크에 입성했다. 새 동료들과 교감했고, 굳어진 몸을 풀었다. 이강철 감독은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느라 아직 뛰는 건 완벽하지 않지만 치는 건 좋은 것 같다. 유한준 등 베테랑들도 '스윙이 부드럽다'며 기대하더라. 전체적인 느낌이 좋은 선수다"고 반겼다.
알몬테는 지난 7일 저녁 KT팬과 만났다. 사전에 구단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질문을 받았고, 구단 채널을 통해 라이브 팬 미팅이 이뤄졌다. 알몬테는 이 자리에서 KT팬의 물음에 답하며 자신의 각오를 다졌다.
알몬테의 외모는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평가되는 에릭 테임즈(전 NC)를 연상시킨다. 트레이드 마크인 긴 수염 덕분이다. 알몬테도 "(테임즈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경기하는 모습을 봤었고 어떤 선수인지는 알고 있다"고 했다. 리그 MVP(2015년),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테임즈의 전력으로 인해 알몬테를 향한 기대감도 동반 상승한 상황.
이에 대해 알몬테는 "(KBO리그에서) 베스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에릭 테임즈나 멜 로하스 주니어처럼 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것보다 알몬테라는 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로하스, '닮은꼴' 테임즈와 비교가 되는 건 불가피한 일이지만,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KBO리그 팬들에게 인정받겠다는 의지다.
알몬테는 로하스와 인연이 있다. 이번 비활동 기간에도 함께 훈련했다. 알몬테는 "로하스가 한국 야구 특성이나 투수들에 대한 얘기들을 해줬다. 나도 경험을 통해 일본 투수가 어떻고, 리그가 어떤지 정보 교환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언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하려고 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새 동료들과 새 환경에서 야구를 한다. 알몬테도 기대감이 커졌다. 그는 "첫날부터 모든 선수가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하더라. 동료들이 배려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고참들이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인상 깊었다"고 했다.
함께 중심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강백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미 강백호의 타격 영상을 접했고, 타격 메커니즘에 흥미를 가졌다고. 알몬테는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보니 본인이 자연스럽게 갖고 있던 폼이더라"며 웃었다.
알몬테는 KT팬과 1시간 동안 교감했다. 불러주길 바라는 별명, 응원가, 등 번호 선택 이유 등 소소한 얘기도 나눴다. 알몬테는 "빨리 시즌이 시작돼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걸 기대하고 있다. 빨리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