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챔프전)을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주전 센터 진성태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꺼내 든 깜짝 카드가 통했다.
대한항공은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챔프전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19, 25-19)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을 동률(2승2패)로 만들었고, 5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게 됐다. 통합 우승 기회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우리카드는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주포 알렉스가 복통으로 인해 1세트 초반 이후 벤치로 물러났다. 그러나 반드시 상대 팀의 전력 공백 탓에 따낸 완승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삼각편대 요스바니·정지석·임동혁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며 원활한 공격을 보여줬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요스바니를 원래 라이트인 레프트로 돌리고 임동혁을 라이트로 넣었다.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 센터 진성태의 자리는 손현종이 메웠다. 손현종은 원래 레프트 자원이다.
임동혁은 '전' 외국인 선수 비에나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자리를 메우며 '주전급' 역량을 증명한 공격수다. 임동혁이 가세하며 삼각편대가 구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손현종의 센터 활용은 정규시즌에서도 자주 볼 수 없던 전술.
경기 뒤 산틸리 감독은 "이미 2주 전에 이러한 변화를 준비했다. 손현종은 블로킹과 서브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라고 했다. 이어 "나의 기용은 그 선수를 믿기 때문에 가능하다. 손현종의 센터 경험은 2주에 불과하지만, 임무를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임동혁에 대해서도 "재능이 있고, 강한 심장과 기를 가진 선수라고 자주 본인에게 얘기해준다"며 4차전 활약을 칭찬했다.
산틸리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전쟁에 나선 군인이 갈 길은 돌파뿐이다"라며 4차전 승리를 자신했다. 경기 뒤에는 "이제 리셋(원점)이 됐다는 게 중요하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데 잘 준비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