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루지 국가대표 임남규(33·경기도청)가 불굴의 투혼을 보여주며 올림픽 레이스를 마쳤다.
임남규는 6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루지 싱글에서 1~3차 시기 합계 3분05초349를 기록하며 참가 선수 34명 가운데 33위에 올랐다. 상위 20명만 진출할 수 있는 4차 시기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이번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앞에서 2등이 아닌 뒤에서 2등이었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엔 충분했다. 지난 5일 임남규가 참가했던 남자 루지 싱글 1~2차 시기를 중계한 KBS2 TV의 시청률은 7.6%(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팬들의 관심은 그의 열정과 투지 때문이다. 33위였지만 임남규는 허투루 경기에 임하지 않았다. 1차 시기를 1분02초438로 마친 그는 2차 시기에서는 59초794로 기록을 크게 당겼다. 이어 6일 3차 시기에서는 개인 최고기록은 59초538까지 기록을 줄였다.
올림픽까지 가는 여정에서 보여준 투지는 더 대단했다. 임남규는 본래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순위는 30위. 하지만 대한루지경기연맹이 그를 설득했다. 그가 아니면 올림픽 출전권을 따올 선수가 없었다.
어렵게 출발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임남규는 지난해12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월드컵 6차 대회를 준비하다 크게 다쳤다. 왼쪽 정강이가 12㎝ 가량 찢어졌다. 정강이뼈가 보일 정도로 큰 상처였다. 현지에서 응급치료를 마치고 귀국했지만,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포인트가 더 필요했지만 부상 탓에 남은 월드컵 출전이 쉽지 않았다.
임남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7차 대회는 쉬었지만 사흘 만에 목발을 짚고 유럽으로 가 8차 대회에 참가했다. 붕대를 감고 썰매를 탔고, 그 결과 올림픽 출전권까지 손에 넣어 최선을 다하며 경기를 마쳤다. 올림픽 3차 시기로 긴 여정을 마무리한 그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 팔을 들고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