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태블릿 신제품이 성능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글로벌 성능 측정 사이트에서 퇴출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15일 모바일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는 트위터에 "'갤럭시탭S8'(이하 갤탭S8)이 앱을 사전에 구별해 성능 평가를 한다는 것을 포착해 안드로이드 벤치마크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갤탭S8이 성능을 측정할 때는 CPU(중앙처리장치) 클럭을 제한하지 않다가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가 가동하면서 클럭을 낮춘 것이다.
긱벤치는 제품 성능을 상황에 다르게 나타내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봤다. 2주 전에는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 목록에서 빠졌다.
해외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에 따르면 갤탭S8 일반·플러스 모델에서 단순 긱벤치를 돌렸을 때와 게임을 실행했을 때의 측정값이 다르게 나왔다.
그래픽 사양이 높은 게임 '원신'을 실행하자 싱글코어 성능은 18~24%, 멀티코어 성능은 6~11% 떨어졌다. 다행히 전작인 '갤럭시탭S7' 시리즈와 '갤럭시탭S5e'에서는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GOS가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발열이 생길 수 있는 작업에서는 게임 화질 등을 강제로 낮췄다.
하지만 비싼 값을 주고 산 플래그십 제품의 하드웨어를 십분 활용하지 못한다는 고객 불만이 잇따르자 선택권을 부여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긱벤치의 정책이 향후 바뀔 수도 있지만, 업데이트로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해당 제품들이 다시 목록에 오르지는 못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