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첫 32경기 승률은 0.281(9승 23패)이다. 승률이 3할 미만인 건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NC가 유일하다. 창단 첫 리그 최하위에 머문 2018년 첫 32경기 승률(0.460·13승 19패)보다 2할 가까이 낮다. 구단 안팎에서 "위기의 시즌"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NC의 부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선발 로테이션이 개막 한 달 만에 와해했다. 3선발 신민혁이 지난달 23일, 5선발 이재학은 지난 7일 성적 부진 탓에 2군으로 내려갔다. 4선발 송명기도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널을 뛴다. 불펜에서 활약하던 김시훈을 '임시 선발'로 기용해 급한 불을 껐지만, 김시훈이 빠지니 불펜의 무게감이 헐거워졌다.
불펜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41로 리그 꼴찌다. 올 시즌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돼 투수들의 지표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지난해 4.47이던 리그 불펜 평균자책점이 3.75까지 낮아졌는데 NC만 리그 분위기를 역행(4.52→5.41)하고 있다. 일찌감치 이동욱 감독의 불펜 구상도 틀어졌다. NC는 지난겨울 베테랑 불펜 임창민(현 두산 베어스)과 김진성(현 LG 트윈스), 박진우(은퇴) 등을 방출했다. 문경찬까지 손아섭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나 '새판짜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영입한 사이드암스로 심창민과 나성범의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왼손 계투 하준영이 극도로 부진, 필승조 운영이 쉽지 않다.
타선도 무기력하다. NC는 오프시즌 팀의 간판 나성범(현 KIA 타이거즈)이 팀을 떠났다. 공백을 채우기 위해 FA 시장에 올인, 외야수 박건우와 손아섭을 동반 영입했다. 박건우가 6년 최대 100억원, 손아섭은 4년 최대 64억원으로 두 선수에게만 최대 164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영입 효과가 미미하다. 주전 포수 양의지마저 코로나19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시즌 초반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의 파괴력도 기대 이하. 타율(0.248)과 장타율(0.419) 모두 기대를 밑돈다. 지난 8일 LG전에선 9회 말 LG 배터리가 2사 2, 3루 위기에서 양의지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마티니를 선택했다. 그만큼 상대하기 수월하다는 의미였고 결과도 1루 땅볼 아웃이었다.
NC는 지난 4일 선수단에 큰 변화가 생겼다. 방역 지침 위반 징계를 모두 소화한 2루수 박민우와 외야수 이명기·권희동이 1군 선수단에 복귀한 것이다. 이동욱 감독은 "타선의 짜임새가 생긴 건 사실"이라며 "(세 선수 모두) 어느 정도 확률이 있는 선수들이다. (경험이 풍부한 만큼)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고 안타를 못 치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배팅을 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NC는 세 선수가 복귀한 뒤 치른 5경기에서 전패했다. 오히려 지난 3일 한규식 수비코치와 용덕한 배터리코치가 술을 마시다가 주먹다짐을 벌여 경찰에 입건됐고 8일에는 권희동이 복귀 나흘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