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는 6월 넷째 주에 두 차례나 승리 투수가 됐다. '독수리 사냥꾼'답게 지난달 2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5피안타 1실점(0자책)으로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이어 26일 KT 위즈와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이겼다. 이민호는 주간 다승(2승) 평균자책점(0.82) 탈삼진(16개) 1위를 기록했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6월 넷째 주 MVP(최우수선수)로 이민호를 선정했다.
그는 5월 둘째 주(10일 한화전, 15일 KIA 타이거즈전)에도 한 주에 2승을 수확한 바 있다. 그는 "한 달에 2승 올리기도 쉽지 않은데 한 주에 2승을 추가하니 기분이 정말 좋다. 공격과 수비에서 형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지현 LG 감독은 개막 전부터 '토종 선발진' 구성을 고민했다. 우려한 대로였다. 3선발 임찬규가 부진에 빠졌다. 5선발 손주영은 세 차례 등판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 펀치는 강력했지만, 국내 선발진의 활약이 부족했다. 'LG가 우승에 도전하려면 국내 선발 투수를 보강해야 한다'는 말이 꾸준히 나돌았다. 트레이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민호가 그나마 버팀목이다. 올 시즌 14차례 선발 등판해 벌써 7승(4패)을 수확했다. 올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승(8승)을 올린 지난해 성적에 바짝 다가섰다.
그는 개막 후 3경기에서는 모두 4회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2군에 다녀오더니 확 달라졌다. 이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진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까지 성적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이민호는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너무 적다. 6회 2사 후 내려온 적도 많고…"라며 아쉬워했다.
올 시즌에 앞서 이민호는 '개인 첫 규정이닝 투구'를 목표로 세웠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프지 않으면 기록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6~7이닝을 꾸준히 책임지면 시즌 144이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민호는 지난달 기준으로 69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규정이닝에 조금 모자란 페이스다.
2020년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이민호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입단 첫해에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한 차례 선발 등판 후 2군에 내려가 열흘간 머무르다 1군 마운드에 다시 서는 패턴을 반복했다. 지난해에는 115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이민호는 "입단 첫해에는 구단으로부터 철저한 관리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완벽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하진 않았다. 2021년엔 주 2회 등판이 한 번뿐이었다"며 "올해는 2군에 다녀온 기간에도 계속 공을 던졌다.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도 퀄리티 스타트를 하면 위안이 된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는 것이 목표"라며 "한 번씩 7~8이닝씩을 던졌으면 좋겠다. 3점대 평균자책점도 목표로 하지만 (기록을) 너무 의식하면 오히려 안 좋을 것 같다. 부상 없이 규정이닝을 꼭 채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의 한 경기 최다 투구는 6이닝이었다. 이민호는 "팀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만큼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