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의 1기 대표팀 명단은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로 고스란히 채워질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나흘 만에 명단을 꾸려야 하는 데다, 명단 발표 전 직접 관전하는 K리그 경기도 단 한 경기뿐이라 선수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신임 감독은 오는 13일 자신의 첫 한국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24일 콜롬비아전(울산)과 28일 우루과이전(서울)에 나설 대표팀이자, 클린스만호의 첫 출항을 장식할 명단이다. 취임 공식 기자회견 이후 불과 나흘 만에 공개될 첫 대표팀이기도 하다.
대표팀 명단 구성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을 직접 보는 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울산 현대전 단 한 경기다. 이 경기만으로 선수들을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이번 1기 명단에 클린스만 감독의 의견이 반영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클린스만 1기 명단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이 채울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도 새로운 선수 발탁 등 기존 대표팀 구성 변화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지난 월드컵 멤버로 1기 대표팀을 구성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8일 본지를 통해 “지난 카타르 월드컵 멤버로 이번 대표팀 명단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감독도 미국 현지에서 동의했다”며 “선수 파악이 현실적으로 안 되는 만큼 이번 평가전은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로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월드컵 명단과 비교해 변화가 이뤄질 부분은 부상 등을 이유로 소집이 어려운 선수들이 빠지는 정도다. 홍철(대구FC) 윤종규(김천 상무) 등 부상으로 아직 K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클린스만호 1기 승선이 불투명하다. 기존 선수들이 제외되는 과정에서 예비명단으로 월드컵에 동행했던 오현규(셀틱)가 대표팀 정식 일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관심이 쏠리는 ‘깜짝 발탁’도 이번 클린스만 1기 명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벤투 전 감독은 2018년 부임 후 처음 꾸린 대표팀 1기 명단에 황인범(올림피아코스·당시 아산무궁화) 김문환(전북 현대·당시 부산 아이파크)을 파격적으로 넣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2014년 부임 후 첫 대표팀 명단에 김승대(포항 스틸러스)를 깜짝 발탁했다.
특히 벤투 전 감독은 이번 클린스만 감독처럼 취임 기자회견 나흘 만에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는데도 황인범과 김문환을 깜짝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다만 기자회견이 열리기 사흘 전에 미리 입국해 K리그 현장을 둘러보면서 일찌감치 선수 파악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선임이 공식 발표된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 바로 전날인 8일 한국땅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