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첫 인사부터 강렬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첫 목표로 잡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최영일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 박경훈 전무이사,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등 임직원도 자리했다. 박 전무이사는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의 목에 머플러를 둘러줬고, 환영의 의미로 꽃다발도 건넸다.
이른 시간이지만, 수십 명의 팬이 클린스만 감독을 마중하기 위해 공항에 운집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독일 대표팀 유니폼, 액자 등을 준비한 팬들은 입국 게이트가 열리자 환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환대해 준 팬들에게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취재진 앞에 선 클린스만 감독은 “이른 시간부터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 자리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이 자리에서 계속해서 성공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축구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행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휘하에서 진일보했다. 벤투 전 감독은 패스 축구, 압박 플레이를 한국에 이식하며 체질을 개선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남기고 떠났다.
벤투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클린스만 감독은 세간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취재진과 첫 대면에서 목표를 묻는 말에, 당돌하게 ‘우승’을 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이긴 팀”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3년 5개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은 ‘클린스만호’가 치를 첫 메이저 대회다. 클린스만 감독이 1년여간 준비한 축구를 펼칠 장이며 가감 없이 평가받을 무대이기도 하다.
아시안컵 우승은 쉽지 않은 미션이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늘 아시안컵 앞에서 작아졌다. 홍콩에서 열린 제1회 1956 아시안컵을 제패한 한국은 직후 자국 대회에서도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1960년 이후 60년 넘게 트로피에 입을 맞추지 못했다. 그 사이 일본(우승 4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이상 3회)가 한국을 추월했다. 벤투 전 감독이 지휘한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카타르에 져 8강에서 탈락했다.
그런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충분히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차두리 코치와 함께 기술연구그룹(TSG)으로 일하면서 한국 대표팀의 모든 경기를 봤다. 한국은 최근 20년 사이 거스 히딩크, 울리 슈틸리케, 벤투 감독과 함께 상당히 좋은 팀이 됐다”고 호평했다.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은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9일 오후 2시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한다. 축구 철학, 대표팀 운영 계획 등을 상세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K리그1 3라운드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13일에는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우루과이)에 나설 태극 전사를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