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많은 인파가 안세영과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을 반겼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거듭 선전한 덕분에 높아진 관심이 귀국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안세영은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방수현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배드민턴계 레전드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7년 대표팀에 선발, '천재'라는 수식어를 얻은 재목이다. 꾸준히 성장한 그는 올해 초 열린 국제대회에서 열세를 보였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중국)를 상대로 연달아 설욕전을 펼쳤고, 124년 역사로 최고 권위를 지닌 전영오픈에서도 천위페이를 결승전에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귀국 인터뷰에서 "사실 부담이 컸다. 그래서 신체 훈련뿐 아니라 마인드컨트롤에 더 신경썼다. 피로가 쌓였지만, 꿈의 무대인 전영오픈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천위페이와의 승부에 대해서는 "패한 적이 많은 상대라 독한 자세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세영은 우승 뒤 마음껏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을 귀에 대는 제스추어로 관중 함성을 유도했고, 사방을 뛰어다니며 소리도 많이 질렀다. 이날 안세영의 목은 꽤 쉰 상태였다.
안세영은 "현장에서 응원을 많이 받으며 큰 힘을 얻었다. 내 세리머니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더 많은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안세영은 다시 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 등 큰 대회가 이어진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야마구치·천위페이 등 라이벌들이 출전하는 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면 '셔틀콕 여제'로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안세영도 "아시안게임은 꿈의 무대다. 더 간절하게 준비하고, 경기를 즐기는 선수가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금메달 획득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